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뉴스

뉴스

용기 있는 1%만의 경험, 교환학생

2008.05.06.

용기 있는 1%만의 경험, 교환학생 마이너리티 리포트

지난 2월 1일, 대외협력본부 홈페이지에는 2008학년도 교환학생 추가 선발 공고가 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포함, 57명을 더 뽑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확정된 150여명을 포함하면 200여명의 학생들이 올해 가을부터 세계 곳곳의 학교에서 1년 동안 공부하게 된 것이다. 별도의 학비 부담 없이 학업을 지속하면서 외국어 연수와 해외 체류 경험까지 쌓을 수 있는 교환학생! 재학생 2만 명 가운데 1%에 불과한 그들은 대체 누구이며, 어떻게 그 행운을 잡았을까?

스피드가 기술
교환학생은 마음만 갖고는 갈 수 없다. 남들보다 빨리 결심하고, 부지런히 준비해야 한다. 교환학생을 다녀오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2학년 2학기-3학년 1학기이다. 외국 학교의 대부분이 가을학기라서 이때 아니면 3학년 2학기-4학년 1학기인데, 남학생들은 군대가, 여학생들은 진로 및 취업이 부담스러워진다.

문제는 2학년 2학기에 나가기 위해서는 1학년 2학기에 교환학생 선발에 지원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1학년부터 이런 정보를 알고 그 필요성을 공감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2005년 2학기부터 1년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 있었던 사회대 C군은 선배들이 ‘남자는 교환학생을 2학년 때 아니면 사실상 가기 힘들다’고 이야기를 해서 1학년 여름방학부터 토플 시험을 치는 등 준비를 했는데, 당시 동기들은 그러한 자신을 유별나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로 매년 파견되는 교환학생의 80%가 학부 3학년 이상이거나 대학원생들이다. 교환학생 제도에 관심이 있다면 전년 여름방학부터 필요한 외국어 시험 점수를 챙기고, 가고 싶은 학교를 선택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인 학교 선택
최근에는 영어권 학교가 많이 늘어났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어권, 특히 미국이나 캐나다 대학은 경쟁이 매우 치열해서 평점 3.8은 되어야 가능하다는 소문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학점이 이보다 낮다고 해서 무조건 포기할 이유는 없다. 미국 워싱턴대학(시애틀 소재)을 2006년 가을부터 1년간 다녀온 인문대 L양은 “학교별 교환 인원이 뒤늦게 확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낮은 학점으로 영어권의 명문대를 지원한 학생들이 무혈입성할 가능성도 높다고 털어놓았다. 즉 교환학생 인원의 확정이 지원기간 마감 이후에 이루어지기도 하므로 인기 있는 지역은 오히려 미달되어 추가 선발을 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굳이 영어권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비영어권 학교라도 교환학생 대상 프로그램만은 영어로 진행하기도 하고, 영미 문화권에는 졸업 이후에도 한번쯤 체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로 삼는 게 좋다는 것이다. 2004년 가을부터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에서 수학했던 사회대 K양은 북유럽에 거주해 볼 기회는 없을 것 같아서 스웨덴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전에 호주에서 하계계절수업을 듣기도 했던 그녀는 “확실히 북유럽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었다”면서, 다만 오후 3-4시면 해가 지고, 그나마 일년의 절반은 비 또는 안개 때문에 해를 전혀 볼 수 없으므로 우울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학교를 정할 때에는 비단 언어 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만족할 수 있다.

이수 학점은 최소한으로
교환학생 제도가 정착되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현지 학교에서 이수한 학점은 절반도 인정받기가 어려웠다. 서울대와 해당 학교의 평가 방식 및 학사관리 규정의 차이도 컸고, 사례도 많지 않아서 당사자와 담당 교직원 사이에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인문대 조교 P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싸게 외국 가서 공부하다가 왔으면 1년 더 다녀라’는 말까지 들었다”면서 요새는 확립된 매뉴얼을 따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절수업으로 만회하더라도 이수 학점에 욕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어렵게 나간 기회인데 공부도 좋지만,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늘리는 게 더 큰 소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 칭화대에서 2006년 1년간 수학한 공대의 K군도 “수업도 좋았지만, 현지 학생들과 다양한 맛집을 찾아다녔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학점을 딸 목적이라면 굳이 낯선 이국까지 갈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절대적으로는 물론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에도 서울대의 교환학생 기회는 아직 부족하다. 우리들이 가고 싶은 학교에서 서울대에 오려는 학생수만큼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은 선발 인원보다 더욱 부족한 것은 학생들의 용기라고 교환학생 경험자들은 입을 모은다. 마음은 있는데 1-2년 망설이다가 보니까, 군대도 가고 취직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포기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졸업을 미룰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대학 생활을 조금만 쪼개서 도전한다면, 누구나 ‘용감한 1%’가 될 수 있다.

2008. 5. 6
서울대학교 홍보부
에디터 김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