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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기부

2008.05.09.

서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기부

1987년 시작한 기부가 어느새 200억원, ‘老기부왕’의 아름다운 유산,
.....정석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 (1952년 화학공학 졸)

정석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암으로 위를 잃고, 목소리도 잃고 외동딸도 잃었다. 장남도 난치병을 앓고 있다. 하지만 그는 사회에 아낌없는 사랑을 쏟고 있다.

정 이사장은 1999년 하버드대학에 갔던 당시 하버드대학의 기부금이 28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서울대는 그 100분의 1도 안 됩니다. 교육은 돈이 있어야 가능한데 말입니다. 돈이란 건 인분과 같습니다. 한 곳에다 모아두면 악취가 납니다. 하지만 밭에다 고루고루 뿌려주면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은 어렵습니다. 돈을 쓰는 것은 몇 배나 더 어렵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베푸는 마음'이 널리 퍼져 있지 않아 아쉽다는 그. 그는 무익하게 소멸되는 재산의 상속에 비한다면 기부는 후세에 영원히 남을 수 있는 투자이며 아름다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의 생활도 참으로 검소하다. 정 이사장은 매일같이 서울대 공대신양학술정보관 4층에 위치한 사무실에 출근한다. 그리고 그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라고 부르는, 학생식당의 2500원짜리 밥을 먹는다. 외부 인사와 만나도 메뉴는 주로 칼국수다. 그러면서 가끔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찾아 빵과 음료수를 돌리는 것이 그의 낙이다. 정 이사장은 앞으로 더 유익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람있는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한다.

단과대학을 넘어 ‘서울대’라는 연대의식이 중요, ..... 윤순녕 간호대학장 (1973년 간호학 졸)
윤순녕 간호대학장1985년 간호대 동문들이 적금을 시작했다. 88년 만기가 된 적금을 기부했고 그게 간호대 발전기금의 효시였다. 윤순녕 교수는 지난해 간호교육 100주년을 기념하여 6월부터 12월까지 모금을 해 8억을 모으면서 동문의 힘을 절감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동문의 1/3 이상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뿌듯했다. 그는 이런 동문의 힘을 학부 3-4학년을 함춘사에서 같이 생활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힘들 때 바로 옆에서 의지하고 격려를 주고받았던 선후배들이기에 그 결속이 남다르다고 생각해요. 그 덕분에 모교 사랑도 커지는 것 같아요”

윤 교수는 부산에 있는 고신대학에 적은 금액을 기부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고신대학이 기부금의 쓰임에 대한 안내를 비롯해 행사 때마다 초대장을 보내주며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에 느낀 점이 많았다. “서울대도 기부하신 분들에 대해 더욱 예우를 갖추어야 해요. 기부자의 소중한 마음에 힘입어 서울대가 발전에 힘쓰고 있고 실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드려야 해요.”

간호대가 연건캠퍼스에 있어 관악에 대한 관심이 적다면서 간호대 동문들이 관악캠퍼스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단과대학별로 이루어지는 행사만이 아니라 학교 전체 차원에서 동문들이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을 부탁했다. “학교로부터 초대장을 받고 행사장에 와서 작은 기념품을 받고. 이런 세심한 정성과 관심이 동문들의 모교 사랑을 굳건히 해줍니다. 학교의 동문에 대한 관심이 동문들의 관심을 학교로 돌릴 수 있어요.”

학교 발전 위해 동문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
.....양 웅 NAMOO LAW & CONSULTING 변호사 (1985년 외교학 졸)

양 웅 NAMOO LAW & CONSULTING 변호사“동문들 모두 모교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모교를 위한 기여는 부족한 것 같아요. 그 일환으로 기부는 최소한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액수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아요. 보다 많은 동문이 참여하는 것이 진정 의미 있는 것이죠.”

지난해 외교학과 50주년을 맞아 기금 마련을 위해 학번별 혹은 직군별로 동문들과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 그 사이 동문들과의 결속도 단단해졌고 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동문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과 지속적인 만남이 동문의식을 키워주고, 그 결속력이 학교 사랑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차원에서 동문 그리고 선후배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준다면 동문들의 기여도도 높아질 것이다.양 동문은 모교 사랑의 마음도 중요하지만, 참된 모교 사랑이라면 실행이 더 중요하다며 동문들도 학교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 정복희, 응용생물화학부 김지헌 학생 어머니
정복희, 응용생물화학부 김지헌 학생 어머니“2006년 딸아이 입학식을 다녀온 뒤 계속 망설였어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기부금을 내고 싶은데 적은 액수다 보니 많이 망설여지더군요. 그렇게 고민만 하던 새, 아이가 3학년이 되었죠.”

정복희씨는 기부를 결심할 때까지 딸에게는 아무 얘기 하지 않았다. 결심이 선 후 딸이 원하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상의를 하고 ‘도서관 첨단화’ 기금으로 기부했다. “막상 하고 나니 작은 돈이라도 지속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부모님이 저와 비슷할 것 같아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 더 많은 부모님이 참여하실 거예요”

정 씨는 작은 돈이지만 마음과 마음이 보태져 학교 발전을 이루어낸다고 말한다. “딸아이에게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모으라고 했어요. 그리고 장학금을 받으면 일부를 다시 기부하라고 했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서울대가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요.”

서울대를 위해 내 작은 힘을 더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김순희 할머니
김순희 할머니김순희 할머니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다. 서울대 기부도 ‘나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망설이다가 다른 사립대에 먼저 기부를 시작했다.

“몇 번 하고 나니 자신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2003년 7월 처음으로 서울대에 기부를 했어요. 내가 힘겹게 번 돈이 서울대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겨졌어요. (웃음)”

이렇게 시작한 김 씨의 서울대 기부는 벌써 6차례나 된다. 그런데도 김 씨는 인터뷰 약속을 하고 며칠 동안 끙끙 댔다고 한다. 스스로 자랑스러움에 취해 호기를 부린 건 아닌지 걱정되고, ‘내가 무슨 인터뷰’라는 열등감도 느꼈다. 하지만 평생 한 번도 못 가본 서울대, 기념으로 구경이라도 한 번 해보자고 큰맘을 먹었다.

지난해 김순희 할머니는 서울대가 세계 51위라는 기사를 보고 화가 났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고 대학이 얼른 세계 1등을 해야 한다는 조바심도 났다. “서울대가 맞춤 교육에 더 신경을 쓰면 학교도 나라도 금새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 똑똑한 아이들이지만 그 안에서 자기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으면 더욱 빨리 성장하고, 이렇게 키워진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제 역할을 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면 1등 학교가 되는 거죠.”

2008. 5. 9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