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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강의 열전

2008.06.20.

이색 강의 열전

외계 문명과 지구와의 교신 방법이 정말 있을까? 교수님 앞에서 대놓고 동거를 논한다? 온 몸에 페인트 바르고 몸으로 그림을 그린다? 생뚱맞은 이런 상황이 실제 2008년 1학기 관악캠퍼스에서 벌어졌다면? 이색 강의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자.

물의 위기

물의 위기 일러스트제목만으로는 무슨 강의일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이 수업은 미래의 물 위기를 대비한 공학적인 방안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는 강의이다. 물 부족이라는 테마가 이색적이지 않다고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수업 중에 행하는 조별 과제를 한번 살펴보자.

이 수업의 주된 활동은 ‘빗물관리’이다. 빗물을 잘 활용할 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학기내내 선생님과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한다. 어던 조는 조상들이 어떤 식으로 빗물을 활용했는지 조사해서 발표하고, 어떤 조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모아서 활용할 수 있는 조형물을 창안하기 위해 밤을 샌다. 심지어 빗물로 머리감기를 실습하고 보고서를 제출했던 조도 있었다고 한다.

이수진(영어영문 03)양은 앞으로 다가올 물 부족에 대해 개인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특히 수업 증 도림천을 탐사하고 빗물수집시설을 견학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외계행성과 생명체

외계행성과 생명체수강신청을 위해 수강편람을 넘겨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한 번씩은 머무르는 바로 그 과목. 물리천문학과에 개설된 이 수업은 ‘행성계의 형성, 생명의 탄생 진화라는 우주적 과정을 통해 지구 문명의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회나 국가 수준이 아닌 지구문명의 미래를 예측한다니! 이보다 더 거대한 담론을 논하는 수업이 관악에 있을까?

외계 생명을 논한다고 해서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7개의 변수로 이루어진 ‘드레이크 공식’을 통해 외계생명이 존재할 수 밖에 없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하거나 지구보다 훨씬 앞선 고도의 과학기술 문명이 외계행성계에 존재할 수 있음을 논증하는 것 등이 수업의 목적이다.

뭐니 뭐니 해도 백미는 ‘외계 문명과 지구와의 교신 방법을 모색’ 하고 ‘외계 문명권의 지구 방문 가능성’을 논의하는데 있다. 드라마 X-File을 보면서 외계인의 존재에 확신을 가졌었다는 정윤규(경제 04)군은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 확신은 있었지만 전혀 근거를 가지지 못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이론적으로도 나의 확신이 좀 더 탄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이 수업이 이번 학기 자신의 열성강의리스트에 올라있다고 덧붙였다.

인간복제와 문학

인간복제와 문학이색적인 제목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 강의는 의외로 인문대 불어불문학과의 강의이다. 수업은 문학작품 속에 녹아있는 인간복제에 대한 고찰을 살피고 있다. 걸리버 여행기, 모래남자, 멋진 신세계, 프랑켄슈타인 등의 작품을 통해 복제된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는가, 복제된 인간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영혼개념과 도덕성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등을 논의한다. 황우석 사태 이후로 복제 문제에 대해 철학적인 고민을 가지게 되었다는 조균호(농경제 02)군은 인간복제의 인간학적 문제는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면서 다음 학기 인간복제와 문학 수업을 꼭 수강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청년기 생애설계 심리학 : 흔들리는 20대

청년기 생애설계 심리학:흔들리는 20대기초교육원에서 개설한 이 수업은 질풍노도(?)의 20대에게는 그야말로 한줄기 빛과 같은 수업이다. 대부분의 수업이 지식의 확장과 지성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이 수업은 한 학기를 통틀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에 목적을 둔다. 20대가 경험할 수 있는 관심, 고민거리 등을 심리학적으로 고찰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나가는 것이 주된 과정이다.

주테마는 무엇일까? ‘내가 보는 대로 세상이 존재하는가/나는 합리적인 사람인가/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남과 여/성행동과 동거/부모님과 나/사랑과 우정 그리고 이별’ 등 학생들이 공부 외적인 면에서 항상 고민하는 것들을 수업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이 수업을 수강했던 신동호(외교 00)군은 “내 고민을 교수님과 함께 해결하면서 학점도 따는 그야말로 일석이조 수업”이라며 본격적인 취업준비 전에 자신을 잘 돌아보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관악에 이보다 독특한 강의는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움직임 놀이와 상상력 표현

움직임 놀이와 상상력 표현강의 제목 같지 않은 이 수업은 정규 학기로는 처음으로 2008년 1학기에 개설된 학생 자율 세미나 수업들 중 하나로, 움직임ㆍ몸ㆍ놀이ㆍ상상력ㆍ표현ㆍ관계 등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몸과 나’, ‘몸과 너’, ‘몸과 공간’, ‘몸과 사물’, ‘몸과 언어’등 체험을 바탕으로 한 주제를 가지고 세미나 위주로 수업을 한다.

특히 ‘살아있는 캔버스’라는 테마의 수업에서는 온몸에 페인트를 칠하고 바닥에 펼친 캔버스 위에 자신의 몸으로 그림을 그리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정연(서어서문 05)양은 “수업 중 즐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수강생 모두가 온몸이 페인트 범벅인 채 중도 통로로 뛰어나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함께 하자고 했었다”면서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대학원생 도우미 김동훈(독어독문 02)씨는 수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다른 학생과 공유하기 위해 ‘공개 놀이’를 준비하고 있다. 6월초 교내의 열린 공간 어디선가 벌어질 이 공개 놀이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언제라도 목요일 6시에 체육관 현대무용실이나 www.club.cyworld.com/snu-sde을 방문하면 된다.

2008. 6. 20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이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