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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WCU, 진정한 학제간 연구

2009.11.26.

WCU 교수들이 모여 토론하는 사진

서울대는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World Class University)’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해외 석학을 유치했고(59명), 7개의 신규 학과를 개설해 2학기째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신생학문인 뇌과학 분야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구하는 교수 12명이 모여 새로운 융합학문을 시도하고 있는 뇌인지과학과를 찾았다.

뇌인지과학과는 소속 교수들이 돌아가며 강의하고 토론하는 WCU 강연시리즈를 매주 열고 있다. 외국인 초빙교수들도 본국과 서울대를 오가는 일정 속에서 빠짐없이 강연에 참석한다. 강연이 끝날 때마다 교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이런 주제로 협동해서 연구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건넨다. 이런 제안은 곧바로 토론으로 이어지고, 실질적인 가능성을 탐색한 뒤 프로젝트로 계획된다. 때론 아이디어만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학문간 융합을 지향하는 공동연구에 귀한 영감이 된다.

그레이엄 콜린그리지 교수의 강의 사진뇌과학 분야의 선구자이자 영국 왕립학회 회원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브리스톨 대학의 그레이엄 콜린그리지 교수는 동료인 이인아 교수의 쥐를 이용한 공간인지능력 실험에 대한 강의를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 ‘과학은 국경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어요. MIT 등에서도 학제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서울대의 WCU는 진정한 다학제간 협력이 가능한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뇌인지과학과 교수들 모두 인간 뇌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같은 목적의 연구로 명성을 얻었지만, 뇌를 해부하는 의학적 접근에서부터 인지능력에 대한 심리학적 실험기법까지 연구방식은 서로 다르다. “연구에 매진하다 보면 전문적이 될수록 자기 것에 함몰되기 쉬워요. 같은 섬을 찾아가고 있는데 다른 배에서 알아낸 정보는 들여다볼 생각도 안 하고 내 길만 가는 거죠.” 이인아 교수는 융합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뇌인지과학과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지하층 연구실을 자청했다. 한 층에 한 팀이 모여 일할 수 있는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만큼 해외 학자들의 참여 열기가 대단하다. 내년 2학기부터 참여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랜돌프 블레이크 교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해” 미국에서 잠시 방문해 미래의 동료들과 제자들을 만났다. 학생들도 사이언스지와 네이처지에만 2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해 신경과학 교과서를 다시 쓰게 한 전설의 교수를 금방 알아보았다.

콜린그리지 교수는 세계 석학들이 자발적으로 서울대를 찾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서울대에서 한 학기 동안 많은 걸 가르치려고 애썼지만, 나도 얻은 것이 많습니다.” 그는 낮에는 서울대에서 일하고, 밤이면 온라인 메신저로 브리스톨대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편집장으로 있는 학술지 논문도 검수하는 이중삼중 생활을 하고 있다. 11월에는 한 주 동안 런던, 파리, 서울을 이틀 단위로 오가며 미팅에 참석해야 했다. 유럽의 동료들을 만날 때면 서울대에서 벌어지는 전례 없는 공동연구에 대해 들려준다고 한다. 이인아 교수 역시 서울대의 WCU는 돈을 주고 해외 석학을 모셔오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말한다. “서울대는 연구 하고 싶은 사람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만들고 있어요.”

2009. 11. 26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