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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말하는 과학은

2010.06.29.

내게 과학은 무엇이다!


과학은 어떤 분야 건 새로움의 호기심을 발견하면 절대 헤어날 수 없는 마력에 빠질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과학자들에게 있어 과학은 동경의 대상이자 동시에 현실이다.


나노융합학과 석사과정 유덕재 학생 사진내게 과학은 (공공재) 이다!

유덕재_융합과학기술대학원 나노융합학과 석사과정

과학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킨다. 과학의 발달은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고 이것은 다시 인간의 삶을 변화 시켜왔다. 과학의 시작은 인간의 시작과 그 궤를 같이한다. 생각과 언어 그리고 자신의 삶을 개량하려는 의지가 바로 과학의 시작이다. 석기라는 도구를 가지기 시작한 인간은 농업을 통하여 정착을 하였다. 이 시대에는 농업이 바로 과학이었고 농산물이 과학의 산물이었다. 증기 기관의 발명으로 일어난 18세기의 산업혁명은 농경사회를 산업시대로 바꾸어 놓았다. 산업시대의 도래와 함께 제품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의 개발과 운송수단의 발전은 과학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되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 후 20세기에 나타난 컴퓨터의 발명과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지난 10~20여 년 동안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과학기술이 어디까지 발전을 할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짐작할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올린 이 인류의 지적 성과물인 과학은 바로 사회의 공공재이다. 국민이 낸 세금을 국가에서 과학에 투자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과학은 단순한 경제력의 향상 혹은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인간의 삶의 질의 향상 그것이 바로 과학의 의미이자 과학이 나아갈 방향이다.


약학대학 약학과 오우택 교수 사진내게 과학은 (호흡) 이다!

오우택 교수_약학대학 약학과

내게 과학은 '호흡'이다. 나로부터 과학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내가 과학을 떠나 살았던 시절은 군대생활과 신혼여행 뿐이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을까? 어릴 적부터 유난히 과학과 공작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초등학교 들어갈 부렵엔 집에 있는 시계를 분해하여 정교한 톱니바퀴의 구조와 움직임의 원리에 한껏 매료되었고 중학교 시절엔 각종 라디오와 대용량 오디오앰프를 만드는데 심퓌하기도 했었다. 당시 오디오앰프는 진공관을 사용하였는데 700V나 되는 고전압에 수없이 감전되면서도 하나씩 조립되어가는 것이 어찌 그리 즐거웠던지. 자연히 이과를 택하였고 과학자가 된다는 것 이외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물론 당시 이과 과목 중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생물학이었는데 지금 생물학 관련 교수가 되어있다니. 이 점은 참 아이러니하다. 어느 분야를 하던 과학은 공통점이 있다. 과학에 매료된 가장 큰 이유는 항상 새로운 의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어떤 현상에 대한 원인이나 작용기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항상 존재한다. 과학은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이렇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이끌리다 보니 그곳에 심취하였고 그 바람에 나의 청춘은 다 가버렸다. 그리고 난 그렇게 과학과 함께 사라진 나의 청춘이 찬란하고 행복하다.


의대 의학과 석박통합과정 이승복 학생 사진내게 과학은 (친구) 이다!

이승복_의대 의학과 석박통합과정

본과 4학년 여름, 나는 선택 실습의 일환으로 미국 미시간 의대의 피부과에서 한 달여간 임상 실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건데 과연 그러한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임상의 길을 미루고 이렇게 의과학 대학원을 선택할 수 있었을지 확신은 없다. 나는 임상을 싫어하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오히려 상당히 좋아하는 편에 속했다. 특히 환자를 보는 것이 좋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런 내가 어째서 여기에 와 있는가,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가 묻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항상 같다. 그냥 과학을, 연구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내게는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던 용기가 있었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나는 의사라는 길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느 일반적인 임상의의 모습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니까, 또한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모험을 하고 때론 좌절하는 종류의 삶을 선호하는 사람이니까, 이런 나에게 있어 '연구' 또는 '과학'이라는 테마는 꽤나 어울리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과학'이란 단어는 어렸을 때부터 나아게 있어 일정의 동경에 가까운 두 글자였다. 그러한 막연한 동경이 지금까지의 수많은 갈림길에서 현재의 나로 이끌어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연구하는 의사', 이것이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이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일 것이고 앞으로 거쳐야 할 과정도 말 그대로 산더미겠지만 이 길이야말로 나에게는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주저함 없이, 그저 한없이 부족한 나를 조금씩 채워나갈 뿐이다.


자연대 화학부 구자영 학생 사진내게 과학은 (호기심) 이다!

구자영_자연대 화학부 4학년

재작년 생화학 수업에서 "이 책에는 이 부분이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책의 개정판이 나오면 또 새로운 내용을 보여줄 것이며, 이제 여러분들이 그 페이지를 열어나갈 차례입니다"라고 하시던 교수님의 말씀에 아직도 가슴이 뭉클하다. 현재의 우리들에게 '과학'은 삶이며 현실이다. 과학은 계속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에 대해 더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 우주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명체는 어떻게 이토록 신비한지 등.
나의 과학은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 방과 후까지 남아 납땜을 해보기도 했고 갈릴레이의 눈에는 어떤 우주의 모습이 보였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과학이 오늘날에 어떤 의미인지를 따지기 이전에, 포르른 나뭇잎과 흐르는 강물, 밤길 거리를 비추는 오묘한 달빛에 대한 근원적인 인간의 욕망인 호기심이 지금의 과학을 만들었고 과학 그 자체이다. 점차 과학은 우리 생명체의 신비와 가치화할 수 없던 존엄성에도 옳고 그름을 물어오겠지만, 우리는 더더욱 궁금하기에 진리를 향해 달려가는 과학이 발걸음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과학이 보여줄 비전에 대해서는 논의할 가치조차 없을 것이며, 내가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다. 화학을 도구로 더 자세히 밝혀져 나갈 생명체의 지도 부분을 그려나가는 중심에 내가 있다는 사실에 두근거리고, 자꾸만 자꾸만 더 궁금하다.

<서울대 사람들> 22호 (2010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