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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들에게 상상력의 날개를

2011.04.05.

35동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건물에 위치한 상상라운지 사진

공과대학 건물은 스산하다. 물리적으로 서울대의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인구도 가장 많은 학교내 ‘대도시’가 공대이지만, 그 도시에는 다운타운이 없다.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 새로운 소식을 듣고 볼거리가 넘쳐나는 그런 다운타운이 없는 대도시는 덩치만 큰 시골이지 않을까?

새로 확장한 공과대학과 구분해 ‘구 공대’라고 부르는 곳에 사람 냄새 나는 다운타운이 생겼다. 건설환경공학부가 사용하는 35동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상상 라운지’가 그 곳.

상상 라운지는 전형적인 공대 공간 - 사람 소리 대신 기계 소리만 들리는 복도에 각 방들에는 육중한 자물쇠와 알 수 없는 영어식 문패를 갖춘 쇠로 된 문이 있고, 문 세 개 중 하나에는 ‘위험’ 또는 ‘출입금지’라고 써 있는 곳 - 의 한쪽 끝에 톡 튀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알록 달록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 켠에서는 주위 아랑곳 않는 남학생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여러 명이 책상도 없이 소파에 둘러 앉아 하버드대학의 강의 녹화를 보고 있다. 간식을 먹는 커플도 있고, 혼자서 이어폰을 꽂은 채 잠든 것 같은 학생도 보인다.

35동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건물에 위치한 상상라운지 사진“학생들이 마음을 터놓고 만나서 문화를 즐기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만들었습니다. 교실 바깥에 만든 새로운 실험실입니다.”
공과대학 35동 건물 리모델링 시에 상상라운지를 처음 기획했던 서일원 교수 (건설환경공학부)는 상상라운지가 상상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상라운지’를 만든 상상력은 단순히 휴식 공간을 위한 구상은 아니다. 학부 교수들이 모여 차세대 공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공학 교육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한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껏 서울대 공학도들에게 수학이나 물리 같은 hard skill 위주의 교육만 강조한 나머지 학생들이 ‘감성·창의력·상상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데 대다수의 교수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들은 교실 안에서, 또 교실 밖에서 공학도들의 soft skill을 키울 계획을 세웠다.

교실 안에서는 ‘창의력’, ‘리더십’을 주제로 하는 소프트 코스인 ‘창의공학설계’ ‘건설공학리더십’ 등의 교과목을 신설해 새로운 교육을 설계했다.

교실 바깥에서는 문화 공간을 만들어 자유로운 놀이 속에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문제의식은 공유했지만 제한된 공간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런 ‘비공학적인’ 공간을 만드는 결정에 모두가 동의하기까지 크고 작은 진통을 겪은 후에야 ‘상상 라운지’가 태어났다고 한다.

서일원 교수는 이제 상상 라운지가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며 학생들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2011. 4. 5
서울대학교 홍보팀 조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