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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도서관의 재발견

2011.12.27.

도서관

Episode 1 도서관의 추억
전기공학부 졸업생 이자람 씨는 시험공부를 위해 열람실을 이용해 본 것 외에 서울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본 적이 없다. 그러나 키우던 애완견이 시름시름 아픈 후로 온 가족의 시름이 깊어가자 애완동물의 치료에 관한 책을 수의학도서관에서 빌리면서 도서관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주말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을 위해 농학도서관에서 농업관련 서적을 빌리고, 일본 어학연수를 떠나려는 여동생을 위해 일본연구 자료가 많은 국제학도서관에서 열람하기도 하는 등 도서관과의 추억을 쌓아나갔다. 이씨는 이렇게 고마운 도서관에 대해 궁금하여 서울대 도서관의 구성에 대해 찾아본다.

Episode 2 도서관의 구성
도서관의 장서 구성의 경우, 기부를 통해 대부분이 이루어졌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1990년대에 250억 원의 기금을 서울대에 지원하였는데, 서울대는 이 기금의 이자 333억 원으로 지금까지 단행본 11만4000여권, 4만7811종의 잡지 등을 구입하였다. 학부생의 경우 연 20만원, 석사과정은 연 40만원, 박사과정은 연 60만원, 교수는 연 120만원의 한도에서 희망도서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기부의 힘이 크다고 할 수 있을 터였다. 사회과학도서관의 경우, 이인표 에스콰이어 前명예회장의 기금 출연으로 설립되어 정식명칭은 이인표 사회과학정보센터이다. 또한 경영학도서관은 단암 이필석 선생의 기금으로 설립된 단암경영도서관이다. 법학도서관의 정식명칭은 故국산 김택수 동문(법대 제6회)의 기부로 이루어진 국산법학도서관인데, 서암 윤세영 동문(법대 제15회)의 후원으로 지어진 서암법학관과 연결되어 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을 갖춘 도서관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1974년 개관 이래 360만 장서와 1만여 종의 학술지, 3만 3천여종의 전자저널, 8만 8천여점의 비도서자료를 소장하여 연구와 학습 활동에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장서의 규모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수준이다. 중앙도서관은 7개 분관과 75개 자료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7개 분관은 사회과학도서관, 경영도서관, 국제학도서관, 농학도서관, 법학도서관, 의학도서관, 치의학도서관이다.

수의대 도서관의 전문서적들(왼쪽), 법대 도서관 전경(오른쪽)

Episode 3 도서관의 이용
이씨는 졸업 후에도 서울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연회비를 내면 도서대출, 국내 원문복사 서비스, e-book, Database 및 e-journal 이용, 열람실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회사에서는 관련 분야의 외국 논문과 국내 논문을 찾아보아야 하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이러한 자료검색 서비스는 무척 탁월하였다. 또한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음으로써 감성의 토양을 다지고 지식을 키워가고자 하는 이씨에게 서울대 도서관의 다양한 장서구비는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통근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지 않고 책을 읽음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느낌은 참 근사하다. 이처럼 회사생활로 지쳐가고 있던 이자람 씨에게 서울대 도서관은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로 다가가게 된다. 이씨는 도서관의 구성에 자신이 기여할 부분이 없는지 찾아본다.

Episode 4 도서관의 기증문화
서울대 도서관은 기부금 외에도 개인 및 교내·외 기관으로부터 자료기증을 받고 있는데, 학문의 이해를 돕는 자료는 기증이 가능하고 이용률이 높은 도서는 특히 환영받는다. 이자람 씨는 즉시 자료기증서를 작성하고 마이클 J.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기부하기로 하고 중앙도서관 수서정리과(02-880-8075) 기증/교환계로 택배로 보낸다. 찾아보니 기증자료 중 등록 책 수가 1,000책 이상이신 분들은 “사이버 개인문고”가 설치되어 있고, 1,000책 미만이어도 100책 이상이신 분들은 “기증자 라이브러리”가 설치되어 그 안에는 예멘대통령을 필두로 벌써 수많은 분들이 계셨다. 한 해 10권씩 십 년이면 100권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이씨는 기증할 나머지 9권을 책을 골랐고, 서울대 중앙도서관을 직접 방문하기로 한다.

중앙도서관 북까페(왼쪽), 전자신문 터치스크린(오른쪽)

Episode 5 도서관의 투어
도서관 이용의 경우, 중앙도서관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공휴일을 제외하고 개관하고 있다. 자료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학내 구성원이어야 하지만, 도서관 출입과 자료열람 자체는 신분증만 있어도 가능하다. 도서관 4층에 위치한 출입게이트를 지나면 정면에 북카페가 마련되어 있는데, 교수 저술도서 기증을 통한 전시용 도서와 ‘씨네21’과 같은 주간지, 고우영의 ‘삼국지’, 허영만의 ‘식객’ 등 만화로 구성된 책꽂이가 군데군데 비치되어 있어 의자에 앉아 열람 가능하고 한쪽으로는 일간지를 검색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전자신문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씨는 주간지와 신문검색을 하다가 5층에 올라가 본격적으로 도서관 투어를 하기로 한다. 5자료실에는 노트북으로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과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를 열람하시던 할아버님들이 경건한 모습이시다. 족보에서 나의 뿌리를 찾아보고는 4자료실로 넘어가 건강이 염려되는 부모님을 위해 건강관련 서적과 곧 떠나는 제주도 여행을 위해 올레길 안내책자를 빌린다.

카페에서 도서관 사진을 정리하며 이씨는 나들이에 도서관투어가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으나 이 정도면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다. 이자람 씨는 친구들에게 스토리가 있는 서울대 도서관 투어를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도 보고 버들골, 공대폭포 등 학교를 돌며 학창시절의 추억도 떠올리는 것은 삶의 작은 행복이 될 터이다.

서울대사람들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