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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확신으로 걷는 첫 걸음

2011.12.29.

서울대 최초 여성 ROTC
최주연.. 독어교육 10

서울대 최초 여성 ROTC 최주연ROTC에 지원 동기가 궁금합니다. 단순히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서'는 아닐 것 같은데요.
‘제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서’ 지원한 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그저 ‘단순한’ 지원동기는 아닙니다. ‘제 자신을 위해서’라는 말이 제게는 지금까지의 삶, 삶의 목표, 각오 등 제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1년을 보내면서 항상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을 했습니다. ROTC를 통해서 군이나 사회 어느 곳에서나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교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던 외교나 안보 분야와도 관련이 되기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성도 받기 힘들다는 체력검정 전 분야 1등급 이신데요. 가장 힘들었던 종목은 무엇입니까?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오던 게 아니라서 세 종목 모두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앉아서 숨쉬고 텔레비전 보고 과자먹고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오래달리기 이 세 가지 중에서도 특히 팔굽혀펴기가 힘들었습니다. 처음에 한 개도 제대로 못했어요. 팔이 부르르 떨리고 몸이 폭삭 무너지는 등 너무 형편없었는데 한번 열심히 해보자 하는 마음에 한 달을 공들였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제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 같고 후회가 남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팔굽혀펴기를 연습하다가 지쳐서 그 모습 그대로 잠이 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군사훈련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서 4년 동안에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이러한 점이 학창시절에 누릴 수 있는 자유나 낭만을 어느 정도는 저해할 것 같은데요.
저는 매사에 양면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매 순간 선택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 누릴 수 있는 게 있고 동시에 할 수 없는 것, 하기 힘든 것 등이 어느 정도 정해지잖아요. 물론 후보생으로의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일반적인 대학생활과는 조금 다르고 오히려 그보다 좀 더 힘들겠지만, ROTC 생활을 감수하면서도 제가 얻어갈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통제하고 절제하는, 일종의 성찰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그것도 굉장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최초 여성 ROTC로서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처음에는 하나의 가능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히려 체력검정, 면접 준비를 하면서 군 자체에 대한 호기심, ROTC에 대한 진지한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8월말 최종 합격하여 합격증을 받았지만 아직은 첫 훈련도 겪어보지 않아서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제가 겪을 일들이 기대되고 설렙니다. 이 경험이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서울대사람들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