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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후배가 만들어 갈 서울대를 기대

2012.01.03.

정봉문 서울대 기획과장(영어교육과 91학번, 오른쪽), 최슬아(영어교육과 10학번)

“정답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불안의 연속이죠. 평생 동안 고민한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최근 다양한 걱정들에 답을 내리지 못하고 혼란을 겪고 있다는 후배의 고민에, 정봉문 서울대 기획과장(영어교육과 91)은 누구나 정돈되지 않은 인생을 사는 것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새내기 시절에 이미 진로를 설정하고, 3학년때 당시 최연소 행정고시 합격의 결실을 거두며 학부시절 누구보다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있기만 했을 것 같던 선배의 답변으로는 다소 의외의 것이었다.

법인 서울대의 비전을 보다
90년대 교육계의 변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적의식을 가진 후, 선배는 교직을 거치는 장학관으로의 길과 행정고시를 거치는 사무관으로서의 길 사이에서 선택의 갈등을 겪었다. 최근 공무원의 직위와 그간 쌓아온 기반을 포기하고 모교로 돌아오기까지 엄청난 고민이 따른 것은 물론이다. 그 때마다 선배는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가지고 따랐다. 이번에는 주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18년간 쌓아온 공직 기반과 직급의 영예를 포기하는 것이 무모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선배는 서울대학교에서 비전을 보았다. 공무원 조직에 묶여있던 서울대가 법인화를 통해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이고, 이 시기 모교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지금 선배는 본인의 비전에 확신이 있고 모교에서 일한다는 기쁨에 학교에 오는 매일매일이 행복하다고 한다.

일관된 방향과 목적의식이 중요
정봉문 서울대 기획과장(영어교육과 91학번)정봉문 선배는 요즘 후배들이 뚜렷한 목표도 없이 불나방처럼 달려가는 것 같다며 눈앞의 불안에 위축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보기를 권유했다. “아무런 주관 없이 남들을 따라 하는 건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면 한 가지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며, 선배는 고시를 일찍부터 준비한 만큼 자신은 학부생활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지만 그 희생은 밑거름이 되어 마침내 오늘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했다. 1 ,2학년 때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폭넓게 진로를 탐색하되, 나아갈 길을 찾았다면 더 이상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자신을 100% 투자하는 것. 방황하는 서울대의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라고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라
인생이 다 그러하듯, 대학생들은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학점, 연애, 인턴십, 고시...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고, 여기서 우리는 갈등을 겪는다. 선배는 그럴 때 답을 내려줄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자신밖에 없다고 했다. 생각 없이 ‘되겠거니’ 하는 태도는 백전백패의 요인이니 계속 생각하고 탐색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스로 문제를 직시하면서 자신에게 진솔하게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때 비로소 가장 좋은 해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
정봉문 서울대 기획과장(영어교육과 91학번, 오른쪽), 최슬아(영어교육과 10학번)정봉문 선배는 10년전 가르쳤던 제자들의 대다수가 현재 그 당시에는 없었던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Dartmouth대 총장의 연설을 인용하며 대학에서 가르쳐야 할 것은 세부적인 부분이 아닌 보다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기초’라고 역설했다. “아직은 국민들이 서울대학교를 도덕적으로 보는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서울대학교는 한국 최고의 대학이지만 사회적 책무성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도 많아 보인다. 선배는 대학의 역할은 지엽적인 것에서 벗어나 국가나 사회를 위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고, 나아가 국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학생들의 기본적인 자질은 충분하기 때문에, 앞으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5년, 세계 10위권 대학에 진입
선배가 생각하는 서울대학교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선배는 바라건대 서울대 학생들이 학점에 지나치게 연연해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리 학생들은 확실히 키우겠다. 대신 학점으로만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서울대가 우물 안 시각을 벗어나 자율성을 키우고 학생들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5년까지 세계 상위 10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지만, 순위권을 떠나 교수, 교직원, 학생 모두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학의 모습이 정봉문 선배가 이 곳 서울대에서 찾은 비전이다. 선배와 후배가 함께 만들어 나갈 서울대의 미래. 앞으로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최슬아_영어교육과 10학번

서울대사람들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