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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65년 만에 옷을 갈아 입다

2012.02.28.

(왼쪽)새로운 서울대 학사 학위복, (오른쪽)2012학년도 전기 졸업식에서 새 학위복을 착용한 학생들

2월 24일 2012학년도 전기 졸업식에서 서울대의 새 학위복이 처음 선보였다. 1947년 1회 졸업식 때 도입된 검정색 미국식 학위복은 65년 만에 사라진다.

서울대학교의 새로운 학위복은 우리 전통 선비 의상 디자인을 빌려왔다. 파란색 계통의 서울대 고유색을 사용했으며 가슴에 상징 마크를 새겨 정체성을 부각시켰다. 또 심의와 학창의, 앵삼 등 조선시대 선비가 입던 복식을 본떠 앞면과 소매에 검은색 띠와 흰 선을 배치하는 등 한국 전통의상의 특징을 과감히 살렸다. 한편 학위복으로서의 국제적 보편성도 갖추기 위해 미국 컬럼비아대, 스탠퍼드대 등 고유 학위복을 가진 외국 대학의 사례도 참고했다.

서울대의 기존 학위복은 여유있는 H 실루엣으로 좌우대칭 여밈, V-네크라인, 퍼프 소매, 완전분리형 후드였다. 색은 가운이 검정색), 후드는 청색, 전공색, 검정색으로 구분됐다. 재질은 가운의 경우 모직과 벨벳, 후드는 모직겉감, 공단안감, 벨벳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1908년 세브란스 의학교의 제 1회 졸업식에서 착용하기 시작한 미국식 학위예복의 형태로 서울대학교를 상징하는 UI가 드러나지 않는다.

새 학위복 디자인을 담당한 한국 전통 의상 연구의 권위자인 김민자 교수(의류학과)는 “새 학위복은 서울대의 정체성과 선비 정신, 글로벌 감각을 나타내는 데 초점을 뒀다"며 ”조선시대 '심의(深衣)'에서 보여지는 우주의 원리, 즉 하늘과 땅을 선의 절개선에 응용을 해봤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면에 두른 검은 선은 옛 선비들이 추구했던 윤리적인 삶의 가치를 나타내고, 뒤쪽의 트임을 깊게해 우리 전통의 열린 미를 추구했다“고 덧붙였다. 학사모의 색 역시 학위복에 맞게 변화를 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 법인화로 서울대가 새 출발을 하는 만큼 학위복도 정체성을 반영해 새롭게 바꾸자는 논의에서 비롯되었다. 다른 대학들 역시 학위복 변화를 통해 새 출발의 계기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숙명여대는 지난 2005년부터 우리 전통미를 살린 새로운 학위복을 사용하고 있다. 또 목 부분은 조선시대 학자들이 입었던 옷을 응용해 브이자 형태를 채택했고, 학사모도 기존의 사각형에서 육각모로 바뀌었다. 중앙대 역시 국악대학 졸업생들은 조선시대 학자들이 입었던 '학창의'를 재현한 학위복을 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