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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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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기부 문화가 확산되면서 굴지의 기업가들이 수억, 수백억 원을 기부하는 모습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찮게 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소비를 하기도 바쁜 젊은이들이 남을 위해 선뜻 주머니를 여는 것은 기부가 많이 자연스러워 졌다는 외국에서도 그리 보기 쉬운 장면은 아닐 것이다. 기부는 최소한의 관심이라고 입을 모으는 젊은 기부자들의 기부 스토리와 철학을 들어봤다.

모교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이라는 그...
후배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내 꿈의 연결고리

학생 사진“동문으로서 제게 있어 기부란 ‘꿈과 호기심과 열정이 있는 후배들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제 자신이 대학 생활에서 간직했던 꿈을 상기시키는 연결고리’에요.” 오요한 동문은 졸업 후 정기적인 수입이 생기면서 수입에 대한 지출 계획을 세우며 기부를 포함시켰고 많은 에너지를 들이고 정을 쏟았던 대학에도 그 몫을 배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기부는 최소한의 관심이다.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월 자동 이체로 모교의 발전 기금이 인출될 때 마다 한 번씩 학교를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시간이나 정신적인 관심을 주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그 관심을 어떻게라도 이어가게 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 기부 중요성 인식필요
오요한 동문은 자연과학대학의 모 대학원 과정에 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부 시절 관심이 있었던 분야였고, 자체 세미나를 찾아가 한 학기 내내 열의를 보이며 공부를 했던 분야라 그러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기부 라이프에서는 작게라도 일단 기부를 시작해두면 점점 기부를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작지만 강한 마이크로 기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같이 큰 규모의 펀딩을 받는데 익숙한 기관에서도, 작은 규모의 혁신이나 큰 프로젝트의 세부 분야 등에서 마이크로 기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학문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자원 정보 공유가 다음 세대의 기부
머리속에 그려진 이상적인 기부 형태와 모습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상적인 기부 모습보다는 젊은 감각에 맞게 다음 세대의 기부에 대해 예상해 주었다. 소셜네트워크의 수혜를 받아 각자의 시간, 돈, 재능 등의 자원 정보가 공유되고, 기부를 필요로 하는 곳의 정보 역시 활발히 공유되는 사회적 중개소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도구가 실질적으로 사용되기까지 협업할 때의 기쁨과 비영리적인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언어에 대한 사랑으로 ‘서울대인’이 된 그녀...
기부란, 나눔보다는 관심

여학생 사진어린 시절 러시아권 지역에서 자란 윤홍선 씨.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어에만 관심이 있을 뿐, 러시아어를 포함한 다른 언어들에 대한 편견과 냉대가 느껴져서 놀랐다고 한다. “러시아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입장에서 특정언어만 잘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편협한 사고방식을 고쳐나가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느껴졌어요.” 러시아어를 꾸준히 공부해 나갈 나와 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대표적으로 이끄는 서울대부터 바꾸고 키워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것이 소액기부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했다.

서울대에서 주최한 학회 참석이 계기
윤홍선 씨는 러시아 지역에서 14살 때 돌아와 개인적으로 계속 러시아어를 공부해왔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각 대학 노어노문학과도 방문하고 러시아 관련 학회나 강연회도 꾸준히 참석하는 열정을 보였다. “어느 날, 서울대에서 주최하는 학회에 갔는데,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의 강의 등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미래, 러시아에 관한 한국의 관심과 인식이 깊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마음만이 아닌, 실천으로, 내 손으로라도 작게나마 힘을 실어 주고 싶었던 마음으로 기부를 생각하게 됐어요.”

작은 기부의 힘이 모아져 큰 힘 발휘
윤홍선 씨의 기부는 ‘나눔’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 기부란, 나눔보다는 관심이다. “기부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고 봐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편견을 바꾸는 출발로써 작은 기부의 힘이 모아져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소액 기부이지만 현재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이 현실적으로 미흡한 점을 감안해 특히, 러시아 지역의 많은 나라에서 온 다문화 가정이나 노동자들에게 소금처럼 쓰여지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생각해 보고, 그 분야가 열악하다면 내 손으로라도 조금씩 고쳐 가면서 살아간다면 괜찮은 세상이 될 것 같아요.” 어리지만 가슴 속에 들었던 막연한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 누구 보다 나눔의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