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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합시다

학부생 힘으로 만든 현장학습의 장

2009.11.24.

관악민국에서 벌어진 개헌 국회, 모의국회 사진

정치학과 모의국회가 11월 18일 열렸다. 현재 정치권의 큰 화두인 ‘개헌’을, 현실 풍자의 마당극 형식으로 풀어냈다. ‘관악민국’의 여당인 ‘두레미당’과 야당인 ‘다향만당’, 그리고 소수당인 ‘외롭당’이 등장한다.

1부에서는 각자의 이익과 논리에 따라 '개헌'을 다루는 모습, 서로 건설적인 비판보다는 ‘막말’을 해대며 마구잡이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2부에서는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한 여당에 의해 통과된 개헌안을 놓고 사회 각계각층의 토론이 이어졌다.

모의국회 사진부산자갈치시장 출신 3선의원 ‘하줌마’, 친미사대주의자 ‘유에스’, 외롭당 당수 ‘고독해’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호연에 힘입어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내용도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정치학과 전체투표로 주제를 정한 뒤 매주 2차례 이상 세미나를 하고, 국회의원, 교수 등 관련 전문가와 면담도 했다.

모의국회는 정치학과 2학년과 9월 개강 직후 선발된 사회과학계열 1학년이 주축이 된다. 무엇보다 ‘다 같이 만든다’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11월 공연을 위해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9월 이후에 전체투표를 해서 주제를 선택하고, 2학년 학생들이 준비팀이 되어 연기팀을 맡을 1학년 학생들을 선발한다.

모의국회는 참가자들에게 단순한 공연이 아닌 '정치학'을 배우는 학습의 장이다. 우재준(정치 08) 씨는 “민주주의가 합의의 정치라면, 40여 명이 하나의 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이미 작은 민주주의”라며 “선택한 주제를 놓고 세미나를 하고, 대본을 만들면서, 또 국회를 방문하고 관련 전문가를 만나는 과정에서 정치학도로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만만하지 않은 관악 유엔총회

다음날 열린 외교학과의 모의유엔도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모의유엔의 이번 주제는 ‘소형 무기 불법 거래의 통제’에 대한 유엔의 결의안 채택이다.

모의국회가 국회의 모습을 극화하는 데 신경을 썼다면, 모의유엔은 국가들간의 미묘한 이해관계에 따른 입장 차이와 태도 변화 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뒀다. 소형 무기 거래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나라, 이익을 얻고 있는 나라, 또 정부의 장악력에 따라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유엔’이라는 외교 무대에서 어떻게 의견을 관철시키느냐가 주된 관람 포인트였다.

모의국회 사진안건이 상정되고 총회를 통해 결의안이 채택되는 모든 과정은 실제 유엔에서 이뤄지고 있는 방식을 따랐다. 특히 각국의 기조연설 부분에서 참가국의 공식대표를 맡은 연기자들이 해당국가의 언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모의유엔 역시 2학년 준비팀과 1학년 연기팀으로 나뉘어 준비한다. 학술제 형식으로 진행하는 다른 학교의 모의유엔과는 달리, ‘학술+연극’의 형식을 취한다. 이런 독특한 형식을 취하는 이유는 유엔에서 다루는 국제적인 이슈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한편, 관객들에게도 학술적인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런 까닭에 내용을 만드는 준비팀만큼 연기를 하는 1학년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본 연습 과정에서 자연스러우면서 전달력 있는 발성과 표정 연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또 관객들에게 자신이 맡은 국가의 입장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캐릭터도 준비해야 한다. 거만하고 얄미운 ‘미국’, 징징거리는 ‘소말리아’, 우아하지만 약간 느끼한 ‘프랑스’ 등은 바로 이런 철저한 준비 끝에 나온 산물이었다.

2009. 11. 23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송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