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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교육적 모험 - 오희숙 교수

2010.11.01.

2010 교육상 수사아 기념 인터뷰 작곡과 오희숙 교수, 그의 교육적 모험

200명 정원의 대형강의실에 학생들이 꽉 들어차 있고, 자리를 못 잡은 학생들이 간의의자를 동원해 앉아 있다. 스피커에서 현대음악이 울려 퍼지면, 학생들은 낯설고 난해한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작곡과 오희숙 교수가 제목부터 커리큘럼까지 직접 개발한 <음악속의 철학> 수업 풍경이다.

오희숙 교수는 '음악학'을 전공했다. 인문·사회·자연과학적 관점에서 음악을 연구하는 음악학은 서울대에서도 1981년에 생겼을 만큼 새로운 학문이다. 미술사와 비슷한 것 같지만 음악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접근 장벽이 더 높다고 한다.

오 교수는 이런 음악학을 비전공자들에게 강의해서 음악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새로운 수업을 창조해 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다. 부임 후 5년간 자신이 담당했던 모든 강의 교재를 직접 집필한 공력이 있는 오 교수는, 이번에도 강의 개설에 앞서 ‘음악 속의 철학’과 ‘철학 속의 음악’이라는 책 두 권을 먼저 써냈다. 그 후 배정받은 조교 2명과 날마다 ‘대책회의’를 열었다. 무슨 음악을 들려주고, 무슨 자료를 보여줄지, 회의는 끝이 없었다.

결과는 대 성공. <음악 속의 철학>은 처음 개설된 지난 학기에 강의평가에서 대형강의 중 최고점을 받았다. 허남진 기초교육원 원장(철학과 교수)은 이런 오 교수의 열정을 ‘교육적 모험정신’이라고 불렀다. “연구의 성실함도 귀감이 되지만, 교육의 성실함이 더 큰 귀감이 된다” 는 변도 덧붙였다.

오희숙 교수는"정작 놀라운 것은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은 서울대 학생들의 높은 이해 수준과 창의력”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입시 제도를 통해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 중에 음악 매니아가 정말 많다는 것에 한 번 놀랐고, 짧은 시간 배운 음악학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가득 찬 보고서를 써 내어서 감탄했다. 멍석을 깔아 주는 기분으로 학기말에‘열린 음악회’를 열었을 때 전공자 수준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과학도, 법학도들이 너무 많아서 또 한 번 놀랐다.

오희숙 교수는 힘들었던 교육적 모험을 통해 “서울대 학생들은 주제만 제대로 던져 주면 무한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아이들”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교육은 ‘소통’이라고 믿는 그녀의 강의를 통해서 앞으로도 많은 서울대 학생들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예정이다.

2010. 11. 1
서울대학교 홍보팀 조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