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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얼마나 '재미' 있는지 보여주지 - 류종목 교수

2010.11.01.

2010 교육상 수상 기념 인터뷰 중어중문학과 류종목 교수, 문학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내가 보여주지

“요즘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입시 준비만 하기 때문에, 대학에서 전문지식만 가르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중국 고전을 너무 ‘재미있게’ 가르쳐 교육상 수상자로 추천받은 류종목 교수는 철저하게 학생 중심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그는 강의에서"체계성 · 효율성 · 정확성"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류 교수가 가르치는 중국 고전은 알려진 한자조차 다른 뜻과 소리로 읽어야 하는 까다로운 작품들이지만, 그는 멋들어진 해설만 늘어 놓는 식의 강의는 거부한다. 류 교수는 학생들이 평소에 잘 알고 있는 한자어 지식을 이용하여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문장 구조를 풀고 또 풀어서 이해 시킨다. 천 년 전의 중국시를 받아 들고 ‘이게 뭐지?’ 하던 순간, 설명을 듣고 나면 '아!'하고 저절로 깨달음의 감탄사를 날리게 되는 것이 그의 수업이다.

그래서 최근에 집필한 책도 <논어의 문법적 이해>라는 책이다. 논어의 ‘철학적 이해’도 아니고 ‘역사적 이해’도 아닌, 해석하면서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 것이다. 논어를 나름대로 해설한 책은 많지만, 스스로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해석법을 자세히 알려준 책은 여태껏 없었다. '체계적인 강의'를 추구해 온 그만의 교육법이 만들어 낸 생산물인 것이다.

류 교수의 강의가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시청각 자료를 충분히 사용해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감각 기관을 활용하면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작품에 나오는 조수초목을 보면서 시를 읽으면 감각 자극 덕분에 시에 더 집중이 된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이런 교육학적 기반을 가지고 시청각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고 활용한다. 그는 수업에 쓸 자료들을 수시로 수집해 둔다. 길을 걸으면서도 “아, 저 꽃은 도연명의 시에 나오는 그 시어를 설명할 때 보여주면 되겠구나” 해서 얼른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두는 식이다. 늘 강의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모은 자료가 만 오천 점이 넘는다. 수업 때 마다 그 자료들을 골라서 새로운 파일을 구성한다.

류종목 교수의 마지막 강의 철학은 '정확성'이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내용을 가르치면 평생 동안 잘못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깨끗한 백지에 글씨를 쓰듯이” 바른 것만 신중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이다. 이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정확히 확인하느라 강의 준비 시간은 더욱 길어지지만 류 교수가 원칙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학생과 스승의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류교수는 전통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결국 스승을 닮아가더라는 것이 류 교수의 경험이다. 실제로 그의 제자들은"교수님이 매주 한 차례 대학원생들과 하는 세미나를 12년 반 동안 거르지 않으시는 것을 생각하면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시대에도"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스승"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 교수이다.

2010. 11. 1
서울대학교 홍보팀 조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