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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당신의 수학 실력은?

2010.12.23.

수학자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셈을 잘하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셈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ㅋㅋ 필자도 중고등학교 다닐 때 적성 검사를 하면, 셈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학과 관련된 직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결과가 항상 나오곤 하였다. 적성 검사 문제를 만드는 사람들이 지겨운 셈이나 하는 것을 수학이라 생각하였던 것 같다. 정상적인 중학교 과정을 마친 사람들이 스스로 수학 실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문제를 마련하였다. 보기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르는 문제들인데 아무렇게나 답을 고른다면 중급 실력으로 평가될 확률이 62%를 넘는다. 풀이를 위하여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다는 제약만 있다.

1. 자연수는 약수가 자신뿐인 '단위수’(즉, 1), 약수가 자신과 1뿐인 ‘소수’, 그리고 더 작은 약수들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합성수’로 나눈다. 소수는 모든 합성수를 구성하는‘원자’들이다. 소수를 이해하는 것은 고상하고 순수한 이론(또는 단순한 정신적 유희)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암호, 전자 상거래나 이메일 등의 보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 질문은‘소수는 얼마나 많은가?’ 이다.
①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소수가 무한히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② 신문에‘가장 큰 소수 발견’이라는 기사가 나온 것을 본적이 있으므로 소수의 개수는 유한하다.
③ 신문에 가장 큰 소수 발견이라는 기사가 자주 나오는 것으로 보아 소수는 계속 발견되고 있고, 따라서 아직도 학자 들은 소수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고 있다.

2. 부력이나 지렛대 원리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는 무게 중심을 설명하면서 적분론을 발견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야구 방망이를 가는 끈으로 묶어 지면에 수평이 되게 든다고 하자. 이때 끈이 닿은 부분을 따라 방망이를 두 조각으로 자른 다고 하자. 한 조각은 손잡이 쪽이고, 나머지 조각은 공을 때리는 굵은 쪽이다. 어느 쪽이 무거울까?
① 손잡이 쪽
② 공을 때리는 쪽
③ 똑 같다.

3. 우리는 허공에 떠 있는 지구, 즉‘흙으로 된 공’에 붙어 살고 있다. 편의상 이 공을 완전한 구형이라고 가정하자. 다음 은 유명한 문제이다. 어떤 포수가 자기 집에서 남쪽으로 100 km 가고, 다시 동쪽으로 100 km 간 다음, 북쪽으로 100km 갔더니 자기 집에 되돌아 왔다고 하자. 이때 집 앞에서 곰 한 마리를 발견하였는데, 이 곰의 색깔은 무엇일까? 이 문제는 포수의 집이 바로 북극이라는 것을 이해한 다음, 북극곰은 흰색이라고 답하는 것이 보통이다. 자, 질문은 지구 상에 북극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남쪽, 동쪽, 북쪽으로 차례로 100km 씩 갈 때, 처음 위치로 되돌아 올 수 있는 점이 있을까? 여기에서 남북방향은 경선을 따르는 방향을 뜻하고, 동서 방향은 위선을 따르는 방향을 뜻한다.
① 북극점 이외에는 없다.
② 북극점 외에 한 점이 더 있다.
③ 북극점 외에도 무수히 많다.

4. 아들과 딸이 반반씩 태어나는 이상적인 사회를 생각한다. 갑 돌이와 갑순이가 처음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모두 세 명의 자식이 있고, 아들과 딸을 다 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갑돌이의 첫째 아이는 아들인지 딸인지 모르지만, 갑순이의 첫 째 아이는 딸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하자. 이때, 갑돌이의 막내 아이가 딸일 확률과 갑순이의 막내 아이가 딸일 확률은 어느 쪽이 클까?
① 갑돌이 쪽이 더 크다.
② 갑순이 쪽이 더 크다.
③ 둘 다 마찬가지이다.

5. 이 문제는 서양에서 최초의 학자로 불리는 탈레스가 발견한 것 에서 가져 온 문제이다. 탈레스는 이솝의 이야기에 나오는 소금 싣고 가다 물에 빠진 당나귀의 주인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 스는 이등변 삼각형은 이등각 삼각형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정리는 당나귀 정리라고도 부르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탈레스의 당나귀가 된다. 삼각형의 성질을 이해하면 산에 오르지 않고도 산의 높이를 알 수 있고, 달에 가지 않고도 달까지 거리를 알 수 있다. 삼각형에는 세 각이 있는데, 이 중 가장 큰 각의 크기가 직각보다 작은가, 같은가, 또는 큰가에 따라 예각 삼각형, 직각삼각형, 둔각 삼각형으로 구분한다. 자, 원 위에 세 점을 찍고, 이들을 연결하여 삼각형을 만들었다고 하자. [여기에서 원이란 그 내부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그 주변을 뜻한다.] 이때 한 변이 원의 지름일 때, 이 삼각형은?
① 항상 예각 삼각형이다.
② 항상 직각 삼각형이다.
③ 항상 둔각 삼각형이다.

6. 누구나 부모가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리고 부모 각각도 부모가 있으므로, 개인의 조부모는 모두 네 명이다. 또 조부모 각각도 부모가 있으므로 증조부모의 수는 모두 여덟 명이다. 이와 같이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하급수적으로 조상이 늘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세대의 차이를 넉넉히 잡아 30년이라 하면, 1200년 전의 조상은 40세대 차이가 난다. 따라서 1200년 전 조상의 수는 2를 마흔 번 거듭제곱한 수이므 로 1조명이 넘는다. 이는 현재 지구 전체 인구인 60 억 명보다 훨씬 많다.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결론은?
① 과거의 조상들은 지구에 살고 있지 않았고 외계에서 왔다.
②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③ 실제적으로는 과거에 인구가 많지 않았다는 증거가 많으므 로 모계 쪽 조상과 부계 쪽 조상이 같은 사람인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심지의 남의 조상과 나의 조상이 대부분 같다.

7.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 학파는 우주의 조화를 강조하였고, 이러한 조화를 자연수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자연수 의 비로 나타나지 않는 무리수들의 존재 때문에 큰 골치를 앓 았다. 그들은 자와 컴퍼스로 작도 할 수 있는 수들을 다루었고, 데카르트 이후로는 다항식의 근으로서 수를 이해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오늘날은‘계산가능한 수’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 게 대접받고 있다. 어떤 수가 계산 가능하다는 것은 아무리 작 은 오차 범위를 요구하더라도, 유한 시간 안에 요구한 오차 범 위 이내로 정확하게 그 값을 십진법으로 표현하여 컴퓨터와 연 결된 프린터에 출력할 수를 말한다. 질문은 원주율, 즉 원의 둘 레와 지름의 비인 ‘파이’는 계산 가능 할까?
① 셈법(calculus)을 뜻하는 미분법·적분법이 크게 발전하면 서 파이는 당당히 계산 가능한 수가 되었다.
② 물론 안 된다. 계산 안 되는 수로 가장 유명한 수가 파이이다.
③ 원주율이 계산 가능한지 아닌지는 현재로는 알지 못하고, 백만불 현상금이 붙어 있다. 이 문제를 마흔 살 이전에 풀면 아르키메데스 얼굴이 새겨진 필즈 메달을 탈 수 있다.

8. 직사각형의 종이에 대각선을 긋고 서로 마주보는 변을 붙여 원 기둥을 만들면 처음 대각선은 원기둥면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① 평면과 원기둥이 교차하여 만드는 곡선, 즉, 타원의 일부이 다.
② 이것은 와인 따개나 나선 계단에서 볼 수 있는 곡선의 일부 이다.
③ 원의 일부이다.

9.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복사용지는 A4인데, 이 용지 두 개를 긴 변끼리 붙이면 A3 용지가 된다. A3 용지와 A4 용지는 서로 닮 은꼴이다. A4 용지와 B4 용지의 넓이의 비는 태극기의 가로와 세로의 비인 2:3 이고, 바이올린에서 인접한 두 현의 진동수의 비와 같다. 질문은 A4 용지의 대각선과 A3 용지의 세로(즉, 긴 변)의 길이를 비교하면?
① A4 용지의 대각선이 더 길다.
② A3 용지의 세로가 더 길다.
③ 둘 다 같다.

일곱 문제 이상 맞히면 상당한 실력이고, 세 문제 이상 맞히고 세 문제 이상 틀리면 중급 실력이다. 두 문제 이하로 맞히면 탈레스의 당나귀에 대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