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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도 테크닉 시대 ‘강의 컨설팅 받으세요’

2010.12.24.

교수학습개발센터 민혜리, 양호환 교수

끊임없는 학문 연구의 발전과 함께 교습법도 진화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학습센터(CTL)가 지난 2001년부터 진행해 온 ‘강의컨설팅’을 받고 있는 교수가 늘고 있는 것. 2006년 1학기부터 정년임용 신청자가 의무적으로 컨설팅을 받도록 한 공과대학을 필두로 2006년에는 55명, 2007년에는 58명, 2008년에는 78명, 2009년에는 92명으로 신청자가 증가했다.

이 프로그램이 처음 도입된 2001년 당시에는 자신의 강의를 공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신청자가 대여섯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교수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CI 논문 게재, 교수 임용 질적평가 도입 등 연구 능력에 관한 공적 관리를 중시하는 현 대학계의 분위기 속에서 ‘강의컨설팅’을 통해 교육 및 교습법에 대한 영역을 중시하기 시작한 서울대의 이러한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의컨설팅의 가장 큰 목표는 수업의 질적 개선과 교수의 자기성찰이다. 교수학습센터 민혜리 연구교수는 “자신의 수업방식을 자기 눈으로 직접 관찰하고 전문가 및 학생의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수업방식에 대한 점검 및 학생들과의 더 높은 상호작용 창출을 위한 좋은 기회”라며 강의컨설팅의 취지를 설명했다.

강의컨설팅은 일반적으로 ‘강의 촬영 - 수강생 설문조사 - 분석 - 자기평가 및 전문가 상담’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일단 교수 자신의 강의를 볼 기회가 평소에는 전무하다는 점에서, 녹화를 통해 자기를 관찰 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가장 큰 장점이다. 2010년 2학기 ‘역사교육론’ 수업을 강의한 양호환 교수(역사교육과)는 “평소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분, 초 단위로 분석을 하니 자기가 몰랐으면 하는 부분도 많이 발견돼서 놀라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민혜리 교수는 양호환 교수와의 상담에서 학생들과의 상호작용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민 교수가 “양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신 후 충분한 시간을 주기 보다는 자문자답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조언하자 양 교수는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려는 시도가 오히려 점점 제 위주로 흘러간 것 같다”며 “좀 더 구체적인 질문과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면으로 자신의 모습을 처음 볼 때는 아주 괴로웠지만, 한번 겪고 나니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강의를 고치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는 양호환 교수. 양 교수는 “또 다시 본래의 강의 습관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지속적인 컨설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남 교수(수학과)는 2010년 1학기에 ‘선형대수학’ 강의를 처음으로 영어로 진행했다. 권교수는 처음 접하는 영어 강의이기에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강의 전달을 위해 강의컨설팅을 받았다고 한다. “영어 강의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데 더욱 부담감을 많이 갖습니다. 영어로 말해야 하기 때문이죠. 학생들의 강의 참여를 이루기 위한 좋은 방법들을 강의컨설팅을 통해 찾게 되었습니다.”

권 교수는 컨설팅 후 학생들에게 이전 시간에 들은 강의를 요약해서 발표하는 과제를 내주었다. 비록 2~3분 정도의 짧은 영어 요약이었지만, 학생들의 긴장감을 풀고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권 교수는 “훌륭한 연구 업적과 수업내용을 가진 교수일지라도 전달이나 소통에 부족함이 있다면 강의를 통해 감동을 주기 힘들다”며 “연구와 강의를 조금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여 강의컨설팅을 지속적으로 받는다면 더욱 훌륭한 교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리 교수는 “존댓말을 사용해 강의하는 것을 중시하는 한 교수님은 강의 녹화를 통해 자신이 사실 반 정도 밖에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는 놀라기도 하셨다”고 재밌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민 교수는 앞으로도 교수들이 교육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강의컨설팅은 물론 교수들 사이에서 유기적인 교습법 교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서울대 홍보팀
2010.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