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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人六色 우리 학과를 이야기 하다

2011.09.27.

각각 다른 과에 속해 있는 6명의 학생들을 교내 교수회관에서 만났다. 낮은 채도의 건물이 주는 고졸한 멋이 있었다. 교수회관 외벽 난간에는 꿩을 잡기 위해 파놓은 홈이 있다. 건축가의 운명을 헤아려 보았다. 짓고 싶은 건물과 지어야 하는 건물이 달랐을 수도 있다. 보이는 만큼을 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측정 불가능한 열정이나 꿈, 진정성 뿐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현명하게 살 수 있을까? 2011년 여름날 ‘6인6색’ 각 학과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류지은, 고순영, 송형석, 박상일, 원동근, 허기영

Q1 학과의 특수성- 내 학과의 특징과 장점은
● 대학원이 회사를 연상시키고, 대부분의 교수님이 회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적인 교육을 제공해주시며, HRD에 관련해서는 매우 인정받는 분들이십니다. 류지은(농업생명과학대학 산업인력개발학전공 10)
● 농경제사회학부의 큰 특징은 농생대에서 유일한 인문사회계열 학과라는 점입니다. 저희는 경제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을 하게 됩니다. 농경제사회학부는 기본적으로 경제학을 배우지만 사회대 경제학부와는 달리 농업이라는 특정 분야를 접목시킨 실천적 학문을 배운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순영(농업생명과학대학 농경제사회학부 07)
● 과 인원이 많지 않은 편이라 동기, 선후배 관계가 매우 끈끈한 편이고 행사나 모임도 굉장히 많습니다. 3년째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과 이야기들도 듣고 보고 했지만 저희과 처럼 사람들이 긴밀하게 지내고 모임이 많은 과는 못 본 것 같아요.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직한 선배들도 종종 과 모임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송형석(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동물생명공학부 동물생명공학전공 09)
● 영어교육과는 남학생의 비율이 30% 정도입니다. 여학생의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 평소에 맛집 찾아가기, 카페 가서 담소 나누기 같은 소소한 활동들이 많은 듯 하네요. 미국, 터키 등 세계 각국의 외국 학생들도 많습니다. 교수님들의 1/3 정도가 미국, 영국 출신의 외국인 교수님들로 회화, 작문 등의 전공 수업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또 교환학생 등 국제교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 다른 과에 비해 외국에 나가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원동근(사범대학 영어교육과 10)
● 공대 하면 전형적인 남초 단과대로 잘 알려져 있죠. 저희 과는 영어교육과와 정반대로, 여학우 비율에 비해 남학우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 저희 과가 공대 내에서는 ‘마초적인’ 성격이 제일 약한 것 같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술도 많이 마시지 않는 편이고, 공대 하면 생각나는 예전의 거친 이미지와는 좀 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박상일(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09)
● 의학과는 의예과와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일단 의학과의 학습 부담은 널리 알려진 대로 상당한 수준이며, 많은 분량의 내용들을 짧은 시간 내에 학습(주로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치열한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서 의예과 학생들에게는 의학과(본과) 1학년은 ‘공포의 존재’이기도 합니다. 허기영(자연과학대학 의예과 10)

Q2 졸업 후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가
● 수업 내용이 학과 관련 산업 분야의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편입니다. 졸업 후에 소위 ‘IT 분야’를 비롯해 관련 분야에 취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우들은 전공 공부에 매진하는 것 같습니다. 공대니까 프로젝트가 많은 편이나 사실 학교 공부 제대로 하는 게 힘들기도 하구요. 우리 학교 특성상 대학원 진학 비율이 높다 보니, 이를 준비하는 학우들도 많습니다. 박상일
● 콕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인문사회계열 학과이다 보니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매우 다양합니다. 전공을 살려서 농촌경제연구원이라든지 카길이나 신젠타 등 국내외 농업 관련기업으로 취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각자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특히 인턴 등을 통한 스펙쌓기) 취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순영
● 저희도 기본적으로 전공공부에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사람이 많아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전공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취직을 위해 어학공부나 인턴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최근엔 의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좀 있어요. 송형석
● 음, 저희 의예과, 의학과의 경우는 동아리 활동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연건사회과학학회 움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동아리에서는 주로 공부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서 세미나를 열고, 강연회에 참가하고, 함께 책들을 읽어 보는 스터디 그룹과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의대생 신문’이라는 곳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전국에 있는 의과대학의 학생들에게 의대 내외 소식을 취재하여 기사로 쓰고 있기도 합니다. 허기영
● 저희 과는 공모전이나 외국어 공부에 힘쓰는 학생들이 많아요. 전공 공부에 많이 노력합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과 취업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교직이수를 통해 2급 교사 자격증을 획득해 농업고등학교 교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류지은
● 영어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TEPS, TOEFL 같은 영어 관련 시험준비가 대표적입니다. 제2외국어 관련 어학능력시험(ZD, HSK) 등을 공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제교류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교환학생, 해외연수를 많이 가는 분위기 입니다. 4학년이 되면 교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임용고시 준비를 위해 그룹스터디 등을 하게 됩니다. 대학원에 진학해 학계로 진출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높은 편입니다.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기업으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상경계열 전공(경영, 경제)을 복수전공 하거나, 관련 동아리 등에서 활동하기도 합니다. 원동근

Q3 자, 당신은 모교의 고3 교실에 ‘선배님’으로 초빙되었습니다. ‘우리 학과는 이래서 좋다’에 관해 PR해 주세요.
● 우리 과는 실용적인 학문을 배운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특히 학과 내에 농업기업들과 연계해서 실제로 현장에 실습을 나가볼 수 있는 수업들도 많이 있고, 현장에서 교수님과의 다양한 수단을 통한 소통(?)도 꽤 잦은 편이라 학과 생활에 자주 참여하면 매 학기가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찰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년에 여러분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고순영
● 여러분이 배우고 있는 영어교과서의 상당수가 영어교육과 교수님과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선배들의 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평소에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다면, 앞으로의 한국 영어교육에 무엇인가를 하고 싶으시다면 서울대 영어교육과에 오시는 것을 권합니다. 원동근
● 우리 학과는 일단 재밌습니다. 심리학, 교육학, 경영학, 경제학, 문화인류학, 사회학 등을 근간으로 하는 학문으로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구요. 사람에 대해, 특히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해 주로 다루기 때문에 힘들면서도 재밌습니다. 그리고 기업 취업도 수월한 편입니다. ‘인재’를 키우는 전문가가 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류지은
● 의예과는 학점의 압박에서 매우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이상적인(ideal)’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지옥과도 같은 입시를 막 끝내고 청춘의 꽃을 피울 수 있는 20, 21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의예과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의학과에 진학해서는 나날이 치열함의 연속이지만요. 허기영
● 컴퓨터라는 것은 그 정의 자체로 범용적인 기능을 지닌 도구이기 때문에, 산업이든 학문이든 응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학부 과정은 아직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공부를 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저희 과에 오시면 더 멀리 보고, 다음에 내딛을 걸음을 준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박상일
● 앞으로 미래는 생명공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전망 있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전공입니다. 화학, 생물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거에요. 또 대학에 다니면서 끈끈하고 즐거운 과 생활도 할 수 있고 학창시절에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송형석

교수회관 옆에 위치한 솔밭식당 소나무 그늘이 진해졌다. 이 기사에는 포착된 정적인의 인물 사진이 같이 실린다. 몇 년 뒤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꺼내봤을 때 역설적이게도 역동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사는 일이, 한결같이 촘촘할 수 없다. 절망이 지나간 뒤엔 느슨함도 지나간다.


류지은, 고순영, 원동근, 송형석, 박상일, 허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