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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 아는 친구 서울대 미술관 도슨트

2011.09.27.

‘문화 자원 봉사 수행, 다양한 능력 가진 우수한 인재 선발 후 교육’

도슨트 유경옥 씨, 미술치료사가 본업인 해설자원봉사자이다
도슨트 유경옥 씨, 미술치료사가 본업인 해설자원봉사자이다

서울대 미술관의 큰 자랑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열린 ‘근대 일본이 본 서양’전에 도슨트(해설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유경옥 씨는 도슨트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감정과 상상력을 강조했다. 도슨트는 미술관 관람객들과 가장 가까이 있으며, 또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우수한 도슨트는 서울대 미술관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현직 미술치료사인 유경옥 씨는 IT기업 임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리움 미술관 등 여러 곳에서 도슨트로 활동해왔다. 역시 ‘근대 일본이 본 서양’ 전에 참여한 김대현 씨는 서울대 법학부 07학번으로, 사법시험에 합격 후 연수원 입소를 앞두고 의미 있는 봉사 활동을 찾다가 서울대 미술관 도슨트에 지원하였다. 서울대 경제학부 07학번 오현정 씨는 졸업 전에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미술과 관련된 활동을 해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았다고 한다.

서울대미술관 ‘근대 일본이 본 서양전’
서울대미술관 ‘근대 일본이 본 서양전’

전시별로 선발, 교육
국내에서도 여러 미술관에서 도슨트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서울대학교미술관처럼 이 제도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서울대학교미술관은 학생, 일반인 등의 지원을 받아 매 전시 별로 도슨트를 선발하며, 선발된 자원봉사자는 미술관 건축 교육, 리허설 등 소정의 교육을 거친 뒤에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지원자 중에 서울대 학생이 많다 보니 선발된 도슨트 중에도 학생이 많긴 하지만, 유경옥 씨처럼 다양한 경력을 가진 도슨트도 적지 않다. 도슨트들은 그들의 다양한 경험과 배경이 전시 해설에도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한다. 도슨트는 단순히 전시에 관한 지식을 외워서 전달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전시를 해석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미술관의 이번 전시(‘근대 일본이 본 서양’전)에서는 그런 점이 더 두드러진다. 일본이 네덜란드 등 외국 미술을 받아들여서 발전시키고, 또 서양미술에 영향을 준 과정을 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다양한 맥락에서 해석하고 접근할 수 있다. 도슨트 오현경 씨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시대와의 연관성을 인지해야 한다. 그림이 변하는 과정을 추적해 나가는 전시”라고 말한다. 그래서 미술 전공자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전공자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이 관람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을 잘 아는 ‘친구’
도슨트가 강사는 아니다. 물론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도 하지만 미술관에서 직접 만나본 도슨트는 오히려 ‘그림 좀 잘 아는 친구’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경옥 씨가 나가사키의 풍경화를 소개하자 한 관람객이 대뜸 “나가사키 가 보셨어요?”라고 묻는다. 그러면 도슨트는 “아니요 아직 가보진 못했는데요, 과거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 그림에서도 보시면……”이라면서 설명을 이어간다. 미술관 건축 등 갖가지 문제에 관해 쏟아지는 질문에 관해 때로는 설명하고 때로는 그냥 함께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사실 이는 도슨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관람객들에게 바라는 점 하나만 이야기해달라는 부탁에 도슨트들은 입을 모아 “그냥 편하게 즐겨달라”라고 말한다. 정답을 찾고, 그림을 공부하고자 하는 관객이 너무 많은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미술관에는 그런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찾아와서 쉬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오현경 씨는 그렇게 찾아올 때 도슨트도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관람객의 기쁨에 나도 모를 뿌듯함 관람객의 기쁨에 나도 모를 뿌듯함
사실 미술관 도슨트는 자원봉사자이지만 활동 중에는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이, 혹은 관악산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른 지역 주민들이, 뜻밖의 기쁨을 얻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봉사활동다운 뿌듯한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잠깐의 뿌듯함을 위해 도슨트들은 힘든 과정을 이겨낸다. 단순히 설명자료를 외워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도슨트들은 더 많이 준비하게 된다. 또한 매주 8시간씩 시간을 나누고, 매 정시마다 30~40분씩 설명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오현정 도슨트는 “한 번에 30~40분씩 설명하고, 돌아다니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도슨트의 설명이 작품의 인상을 결정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하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