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뉴스

뉴스

즐거운 서울대

라디오 피디,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다재다능 팔방 재능꾼 이재익PD (SBS 라디오)

2011.09.27.

이재익PD

라디오 청취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두시 탈출 컬투쇼>를 맡고 있는 이재익 선배(영어영문 94)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인기 있는 라디오 PD일 뿐만 아니라 97년 등단하여 최근 출판한 소설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을 포함해 여러 권의 소설을 낸 소설가이기도 하고, <질주>, <목포는 항구다> 등의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남들은 하나만 잘하기에도 힘든 요즘, 다양한 영역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배를 만나러 목동에 위치한 SBS 방송국을 찾았다.

‘끝까지 가는 근성’ 가진 서울대인
“서울대라는 긍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신 이재익 선배는 서울대에 긍지를 가지라는 말로 운을 뗐다. 사회에서 서울대 출신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의 자신감이 후배들에게 없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도 덧붙였다. “끝까지 가는 사람”과 “거의 끝까지 가는 사람”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하고, 사회에서는 서울대를 나온 사람의 “끝까지 간 근성”을 인정해 준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경영, 경제학과와 같은 현실과 직접 관계가 있는 과에 학생들이 몰리고,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하는 학생들은 갈수록 적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는 이러한 소위 ‘인문학의 위기’가 오히려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믿었다.
“다들 쫓아가는 세속이라는 가치 외의 것을 공부한다는 것이 그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을 보는 시선에는 낭만이라는 정서가 깃들여지죠.”

스펙 쌓기에서 자유로와져야!
대학생이 되면 자유롭게 놀 수 있다는 것은 옛말이다. ‘취업 준비생’이라고 불리는 3, 4학년은 물론 갓 입학한 신입생까지 영어 점수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방학이 되면 인턴을 하기에 바쁘다. 그는 이런 ‘스펙 쌓기’가 매우 과열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최근 통계청에서 나온 연감 자료를 인용하며 ‘한창 조기 유학 열풍이 일었던 2000년대 초반에 유학을 나갔던 세대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취업을 하고 있는데, 그네들이 조기 유학을 갔던 것이 취직 후에 실적 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에서 일할 때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스펙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은 하되 너무 스펙 쌓기에 매몰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선배는 미신처럼 번져있는 스펙이 아닌,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재익PD

선택과 포기의 필요성 인식
잘나가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메인 PD에게 소설을 쓰고 시나리오도 집필할 여유가 있을까? 그는 ‘시간은 내기 마련이’라는 주의였다. 무엇보다 선택과 포기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30대 남자들이 시간을 쏟는 골프와 주식 같은 취미를 그는 전혀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골프채를 잡아본 적도, 단 1주의 주식도 사본 적 없다는 선배는 대학시절에도 이런 선택과 포기는 똑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한창 붐이던 PC방 스타크레프트 게임에 빠져 있을때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고 한다. 대학시절에 연애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게임도 하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모두 다 잘하면 좋겠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을 잘하기란 불가능하다. 대학생활에서 여러 요소들의 균형을 맞추며,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자신에게 유익한 것에 시간을 더 쏟는 것이 이것저것 대충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선배는 자신과 같은 방송국 PD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사실 뽑는 인원이 워낙 적어 지원하는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당시의 운이 좌우하는 측면도 없잖아 많다면서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결코 좌절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소설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자신이 닮고 싶은 작가의 작품을 필사해볼 것을 권유했다. 선배 자신도 대학 시절 약 6편 가량의 작품을 통째로 필사해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미친척하고 한 권을 필사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작가적인 역량이 크게 향상 된다’고 귀뜸했다.

흘러가는 대로, 조급해 하지 말 것!
진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많은 후배들에게는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재익 선배도 졸업하자 마자 PD로 활동한 것이 아니었다. 광고 회사에 다니기도 했고, 자영업을 고려하기도 했다. “지금 저의 행보는 정해 놓은 진로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나쁘지는 않죠?”라며 만족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도서관을 가까이 할 것을 ‘강력 추천’했다. 서울대 도서관만큼 좋은 도서관이 없고, 졸업해서 다시 도서관 가기는 힘드니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는 것이었다. 작가로서의 욕심이 가장 크다는 선배는 한국의 스티븐 킹, 히가시노 게이고라 불리는 다작 작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말에 개봉하는 이민정 주연의 <원더풀 라이프>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이재익 선배. 앞으로도 선배의 이름이 여기저기서 들릴 것 같다.

송주연_영어영문학과 10학번 | 신진수_영어영문학과 06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