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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서울대

내가 몰랐던 학교생활

2011.09.27.

1. 경력개발센터 프로젝트멘토링
2. 성희롱성폭력상담소 액션스쿨
3. 우수학생 장려 프로그램
4. 식품영양학과 판코

새내기 시절을 벗어나고, 어느 정도 노하우도 생겼다. 학교에 있는 식당의 주요 메뉴와 가격과 맛은 꿰고 있지만 각양각색의 건물 안에서 무슨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모른다면? 이 기사를 주목하길 바란다. 이 기사는 교내 곳곳에서 은밀하게 혹은 떳떳하게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 학기가 육신의 배만 불린 한 학기였다면 여름방학 때 와신상담하여 가을에는 살아가는 참 기쁨을 느껴보자.



경력개발센터
제15기 프로젝트멘토링

CDC 제5기 프로젝트멘토링. 총 8주간 25명의 학생들
<CDC 제5기 프로젝트멘토링. 총 8주간 25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는 3월 10일부터 5월 12일까지 25명의 학생들과 총 8주간 제15기 프로젝트 멘토링을 진행하였다. 그 중 김정빈 학생(영어교육 06)은 CDC프로젝트 멘토링에서 인사채용/HR팀에 소속되어 5명의 팀원과 함께 삼성물산의 김종욱 멘토(지리교육 96)와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김종욱 멘토는 중간발표를 위해 멘티들을 직접 만나 신입사원의 어려움 3가지(바라는 일과 하는 일 사이의 괴리,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 술 스트레스)와 이쁨 받는 후배가 되는 법 등에 대해 알려주었다. 김종욱 멘토는 본인이 가고 싶은 업종과 그 분야의 Leading Company를 알아보고, 해당 기업에 대한 2,3년치 보도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채용시장의 동향을 분석할 것을 조언했다. 프로젝트 멘토링의 최종 결과물은 중간발표를 거쳐 기말 프로젝트 발표의 형태로 나타났다. 기말 프로젝트를 정보의 간명한 전달로 진행한 조도 있었고 직접 멘토와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발표한 경우도 있었다. 멘토링에 참여한 학생들에겐 그야말로 꽉 찬 학기였던 셈이다. 큐레이터 조인 ‘박물관이 살아있조’는 ‘한국 근대 여성의 복식 변화’를 주제로 멘토와 함께 <모던-껄, 치마저고리를 벗어던지다>라는 표제로 직접 박물관 전시를 기획했다. 본교생, 견학하러 온 초등-고등학생, 관악구 주민이 예상관객이었으며 접근성이 높은 서울대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됐다. 성우가 참여한 5분~10분 분량의 시청각자료를 통해 시대상을 설명하고 복식 변화의 이유도 함께 제시했다. 스포츠마케팅 조는 <통합 마케팅을 통한 SK KNIGHTS의 팬 확보>를 주제로 멘토링을 진행했다. 이들은 SWOT을 통해 SK나이츠의 현황을 분석하고 SK SPORTS단의 통합 마케팅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성희롱성폭력상담소
액션스쿨시즌 5
자기방어훈련.

관악사 탁구장(920동 후생동 2층), 2011년 5월 24일부터 6월 9일까지 매주 화, 목 오후 8시 이곳에서는 서울대학교 성희롱성폭력상담소와 관악사가 공동 주최한 <액션스쿨 시즌 5 자기방어훈련>이 이뤄졌다. 상담소의 안내에 따르면 자기방어훈련은 ‘어떤 종류의 외부자극을 나-여성에 대한 공격, 싸움으로 규정하고 그에 맞서 반격할 수 있는 권리와 가능성을 마음으로부터 고양하고, 실제적인 몸의 반격능력(언어적-비언어적)을 함양하는 훈련’이다. 1회 2시간, 2주 5회에 걸친 단기 집중프로그램으로, 기획 취지상 여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었다. 엇! 어잇! 기합소리가 우렁차 학생들이 탁구장 유리문 밖을 서성이며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빼꼼히 들여다보고 가기도 했다.

성희롱성폭력 상담소가 기획한 ‘액션스쿨’. 송선영 사범의 지도 아래 구슬땀을 흘리는 여학생들
<성희롱성폭력 상담소가 기획한 ‘액션스쿨’. 송선영 사범의 지도 아래 구슬땀을 흘리는 여학생들>

5월 24일(화)은 첫 시간 다들 쑥스러워하면서도 몸을 쭉쭉 펴고 늘이며 자신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내 몸의 급소알기>가 이 시간의 주제였다.
“그쪽에서 잡아끌면 끌려가는 듯 하면서 상대의 빈틈을 노려야 해요. 힐은 무기가 됩니다. 급소알기 시간에 배웠죠. 사람의 급소는 어디다? 얼굴에서는 인중, 하악골, 목에서는 쇄골 사이, 몸통에서는 명치와 갈비뼈 아래, 서혜부, 낭심, 무릎 밖 패인 부분, 정강이, 발등...”
5월 26일(목)은 <내 몸을 무기화 하기>, 5 월 31일(화)은 <공격과 방어 기술>을 배웠다. 상대방과 떨어져 있는 거리, 공략해야 하는 부위에 따라 내가 써야 하는 내 몸의 무기 부위가 달라진다. 미트를 들고 파트너와 함께 땀흘리면서 공격과 방어기술을 익혔다.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번씩 상상해 보고 대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6월 7일(화)은 복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송선영 사범은 직접 미트를 들고 일렬로 늘어서 있는 학생들의 덜 여문 주먹을 상대했다. 한명 한명의 움직임을 명민하게 주시하고, 교정과 칭찬을 번갈아하며 지도했다. 자기 차례가 오자 용맹한 기세로 미트를 쳤지만 빗나가서 쑥스러워하는 학생도 있었다. 단순히 호신술의 규격화된 움직임을 외우는 시간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자극을 받지 않기 위한 방어를 체화시키는 시간이었다.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몸에 자세와 힘의 작용을 각인시켰다.
6월 9일(목)은 2주에 걸쳐 배웠던 기술들을 총 정리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송판격파였다. 한 장부터 네 장까지 주먹, 손날 혹은 무릎과 발을 사용해 송판을 격파했다. 처음에 주저하던 학생들도 송선영 사범의 격려에 힘입어 야무진 기합과 함께 송판을 내리쳤다. 격파 후 다들 단정하게 쪼개진 송판 조각을 들고 본인의 힘을 실감하는 저마다의 표정을 지었다. 송선영 사범은 이 날 “첫날 훈련하며 본인 몸이 너무 뻣뻣하고 약하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하던 학생이, 당장 댄스학원이라도 등록해서 몸의 확장을 계획하는 모습을 보니 비록 적은 인원이였지만 신체단련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 같아 기쁘고 좋다”고 밝혔다.
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만족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위로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파트너와 땀 흘리고, 서로 부둥켜 안고, 발차기를 하는 등 ‘친밀한 육탄전’을 벌였지만 서로 어떤 과거를 갖고 있는지 모르고, 어떤 미래를 맞을지 모른다. 저녁 먹고 허공에 내지르던 그 기합만큼의 강단은 위급한 순간에 분명히 그녀들을 지켜줄 것이다. 물론 ‘애초부터 방어를 할 필요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좀 더 크다.



우수학생 장려 프로그램

경영대 로비에 걸려있는 Dean's list 명단
<경영대 로비에 걸려있는 Dean's list 명단>

책상과 친한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줄 세우는 일에 익숙하다. 학력 편차가 존재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우수 학생들이 다른 대학 또는 외국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있다. 공대의 STEM과 경영대의 Dean’s List가 그것이다.
STEM이란 서울대학교 최초의 Honor Society로서 3, 4학년에 재학 중인 공과대학 학생 중, 각 학부/과에서 1~3명씩 선발된 학생들로 이루어진 단체이다. STEM의 자격조건으로는 우수한 학업 성적(누적평점 3.7이상이거나 석차 10%이내)과 우수한 외국어 실력, 다양한 봉사활동, 국제활동의 경력 등이 있다. 2010년 7월 14일에 1기 16명을 선발하여 창단하였으며, 올해 3월 2기 24명을 선발하였다. STEM은 졸업과 함께 수료를 하게 되며, 평생 멤버십으로 수료 후에도 함께 활동을 한다.
스템의 활동은 전방위적이다. 학생자율세미나 교과목 개설, 세미나 개최(매월)등의 학술활동과 Dean’s Leadership Program같은 리더십 활동, 일본 ‘마쓰시타 정경숙’, 네덜란드 ‘Delft 공대 학생회 Oras’ 만남같은 국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스템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봉사활동이다. 스템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비전 멘토링, 교총 ‘미래학교’ 프로젝트, ‘나는 발명가다’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와 단체에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스템의 회장인 정상재(건설환경공학부, 4학년)씨는 STEM의 가장 큰 특수성이 “회원 모두 학업에 충실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과의 교류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매사에 적극적인 자세로 활동에 임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스템은 정책과제 위원회에서 6개월 이상을 숙고하여 만들어진 집단인만큼 프로그램의 운영 노하우가 탄탄하다. 매 기수마다 활동보고서가 발간된다. 여기에는 각종 프로그램의 진행내역이 빼곡히 적혀 있다. 지원 과정에서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봉사의 마음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탈락을 하게 된다. 스템의 한 여성멤버인 김진솔(에너지자원공학과 3학년, 스템 2기 총무부)씨는 “뛰어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까 생각들이 다양하고 신선해요. 남의 생각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는 것들이 좋아요”라며 스템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표명했다.
경영대학도 우수학생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Dean’s List(학장의 리스트)가 그것이다. 경영대학은 당해 학기 학기 평량평균 4.0이상 (4.3 만점), 경영대학 전공개설 과목 4과목 이상 수강, 경영대학 수강 과목에 대해서는 최초 수강한 학생을 Dean’s List 로 선정한다. 선정된 학생은 경영대학 학장이 발행하는 인증서를 수여받게 되며, 한학기 동안 1층 로비에 이름이 게시 된다. 또한 경영대학장단과 함께 식사를 하며, 학교생활의 고민거리와 학교에 대해 바라는 점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Dean’s List 일원인 김정현(경영학과 08)씨는 “공식적으로 우수학생으로 표창을 받으면, 일단 자신감이 생기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의욕이 생겨서 다음학기도 최선을 다하게 되는 선순환 효과가 있어요. 학업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도움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더 긴장해서 열심히 하게 돼요. 책임감이 생기니까 조모임이나 동아리에서도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게 되고, 핵심적인 역할이나 리딩롤을 맡게 되더라구요”라고 밝혔다.
‘수석首席’의 ‘수’는 ‘머리 수’ 자를 쓴다. 교내 우수학생장려 프로그램은 리더로서의 자의식보단 책임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데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STEM과 Dean’s List가 선례가 되어 교내의 학생장려프로그램이 충실히 늘어나길 기대한다.


식품영양학과
학내 카페 ‘판코’
판코, 학생들이 운영하는 학내 카페

언어교육원 1층에 있는 커피전문점 카페 판코는 생활대 식품영양학과가 운영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판코(Fanco)란 이름은 영어 ‘Food And Nutrition Coffee’의 머리글자를 따온 말로 ‘식품영양학과가 만드는 커피’라는 의미다. 2004년 식품영양학과 윤지현 교수가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생협과 협력해 처음 만들었다. 판코의 구성원 모두는 본교생이다. 행사기획에서부터, 신메뉴 개발과 매장관리, 아르바이트 채용까지 모두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학생들이 운영하는 카페 ‘판코’
<학생들이 운영하는 카페 ‘판코’. 언어교육원에 위치, 판코 직원들은 프렌즈라 불린다>

판코의 직원들은 프렌즈라고 불린다. 학생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물론, 직원들 사이의 유대감, 친밀도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호칭이 관계의 성격을 정의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판코는 성의 있는 언어체계를 갖추고 그 체계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지도록 실행한다. 판코는 언어체계 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에 대해서도 혁신적이다. 판코는 프렌즈들이 학생인 점을 감안하여 강의 등 학교 생활과 판코를 병행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근무 시간표를 작성한다. 1회 출근 시 2-3시간만 근무하는 프렌즈들도 많은데, 이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근무 스케줄이다. 많은 학생들이 카페, 패밀리 레스토랑 등 외식업계에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보고 싶어한다. 주당 최소 근무시간, 1회 출근 시 최소 근무 시간 요건을 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판코에서는 그런 부담을 덜어 학생들이 학기 중에도 무리 없이 해보고 싶던 카페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프렌즈 시급은 4,500원에서 시작한다. 누적 근무시간이 100시간 이상이 되었을 때 익월부터 5,000원으로 시급이 인상된다. 프렌즈 사이에선 5,000원 시급 프렌즈를 ‘고임금프렌즈’라고 부른다. 과외에 비해 턱없이 낮은 페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프렌즈의 경쟁률은 엄청나다. 이번 여름방학에 판코와 함께할 27기 신입프렌즈 5명은 약 7:1 의 무시무시한 경쟁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복합문화공간 판코
판코는 카페 판코인 동시에 갤러리 판코이다. 판코에서는 1년에 4차례 새로운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인다. 차기 갤러리 준비 기간을 제외한 시기에는 늘 판코에서 미술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지난 5월 말까지 진행된 ‘유기체의 리듬(Rhythm of organisms)’전은 본교 미대 대학원 재학 중인 박신영 작가의 첫 전시였다. 이처럼 갤러리판코는 학생들에게 전시감상의 기회 뿐 아니라 전시 참여의 기회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4월 14일 목요일에는 솔로학생들을 초대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좋은 사람과 함께 봄날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만들었다. 블랙데이에 개최되는 ‘판코팅’이 그것이다. 판코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없이 소중히 여기는 판코에서 야심차게 기획하는 행사이다. 기획팀은 2~3주에 걸쳐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다과, 진행 대본을 준비하는 등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올해는 세 커플이 탄생하는 뿌듯함을 맛보았다. 또한, 판코는 커피 전문가를 초빙하여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에 1~2차례 커피 강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커피의 품종부터 가정에서 간단한 도구로 커피 맛있게 먹는 법까지 다양한 내용을 배우고, 원하는 사람은 직접 커피를 제조해보게 된다.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면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자리이다.
판코는 상업공간이 아니라 사람 간의 정이 소통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학생이 운영의 주체이기 때문에 사용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고민한다. 훨씬 사용자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교내에 하나 둘씩 늘어나는 외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사이에서 판코가 빛나는 이유이다. 이번 방학, 언어교육원에서 주최하는 외국어 강좌를 수강하면서 판코에서 좋은 여름날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