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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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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부 백명현 교수팀, 공기 중 CO₂만 골라서 포집 획기적 화합물 세계 첫 개발

2010. 11. 10.

화학부 백명현 교수팀, 공기 중 CO₂만 골라서 포집 획기적 화합물 세계 첫 개발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CO₂)만 잡아 모으는 고분자 화합물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서울대 화학과 백명현 교수의 연구 결과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열쇠가 완성된 것이다.

백 교수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만을 포집하는 다공성 배위고분자 화합물 ‘SNU-M10’과 ‘SNU-M11’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 포집 물질은 질소, 메탄, 물 등 다른 분자까지 흡착하는 데 반해 백 교수팀이 개발한 물질은 오직 이산화탄소만 포집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SNU-M10과 SNU-M11은 공기 중에 놔두기만 해도 저절로 이산화탄소를 흡착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은 곳에서는 가둬둔 이산화탄소를 뱉어내는 성질을 갖고 있다. 니켈착화합물과 유기분자를 유연성 있는 기둥들로 연결시켜 3차원 네트워크 다공성 구조로 만든 것이 비결이다.

백 교수는 3차원 구조 속에 형성된 가는 구멍(세공)들이 구멍으로 들어오는 분자들에 맞춰 스스로 크기를 변화하도록 설계했다. SNU-M10과 SNU-M11에 있는 세공은 질소, 수소, 메탄가스 등 다른 기체에는 닫혀 있고 이산화탄소에만 열리게 된다. 백 교수는 “쉽게 말해 이산화탄소를 알아보고 이산화탄소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스마트(smart)한 물질을 개발했다”고 표현했다. 백 교수는 “현재 가루 형태의 소량 합성에 성공했다”며 “이를 대용량으로 키우는 것은 산업계와 함께 연구할 과제”라고 밝혔다.

백 교수의 연구로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응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CCS) 기술은 한층 발전하게 됐다. 지금까지 개발된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의 분리와 저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배기가스를 막에 통과시켜 이산화탄소를 분리시키는 과정, 흡수제에 저장한 이산화탄소를 빼내는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산화탄소 저감 및 처리기술 개발사업단이 건설한다는 플랜트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반면 백 교수가 개발한 물질의 경우 힘을 가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더라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며 이산화탄소를 다시 빼내기도 쉽다. 또 300도의 고온에서도 안정된 형태를 유지해 산업화에 용이하다. SNU-M10과 SNU-M11을 설명한 논문은 지난해 8월 화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응용화학)’에 실리고 ‘핫 페이퍼’로 선정됐다. 백 교수는 2008년 여성으로서는 처음 한국과학상을 받은 화학 분야의 권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