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단순화와 누액 방지를 동시에 구현한 다층 신축성 회로 제작 기술
[연구필요성]
신축성 전자소자의 발전에 따라, 웨어러블 기기, 바이오메디컬 인터페이스, 스마트 의류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유연하고 안정적인 회로 기판(stretchable printed circuit board, S-PCB)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액체금속 입자(Liquid Metal Particles, LMPs)는 금속 수준의 높은 전도성과 뛰어난 신축성을 동시에 제공하여 유망한 회로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LMP 기반 회로는 표면 산화막으로 인해 입자를 소결(sintering)하는 활성화 (activation) 공정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누액(leakage) 위험과 기계적 불안정성이 발생한다. 또한 절연을 위한 추가적인 포장(encapsulation)과 다층 회로 구현을 위한 수직 전기 연결(VIA) 공정이 복잡해, 대면적 인쇄나 실제 의류·바이오 인터페이스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LMP의 전도성과 유연성은 유지하면서도 산화 억제, 누액 방지, 공정 단순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회로 제작 기술이 요구된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연구팀은 리간드가 결합된 액체금속 입자(Ligand-bound Liquid Metal Particles, LB-LMPs)를 활용해, 인쇄 단 한 번으로 회로 형성과 절연 포장을 동시에 구현하는 자가포장 신축성 회로 기술을 개발하였다. 고온 소니케이션을 통해 생성된 리간드가 입자 표면에 결합하면서 산화막 생성을 억제하고, 용매 증발 과정에서 입자 간 자가 소결이 일어나 전도 경로가 형성된다. 이때 액체금속은 하부로 가라앉고 고분자는 상부에 형성되면서 자동으로 절연 포장이 완료되는 수직 상분리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별도의 소결이나 캡슐화 공정 없이도 고전도성(8.7×10⁶ S/m 이상), 누액 방지, 장기 안정성(60일 이상)이라는 핵심 조건을 모두 달성하였다.
더불어, 인쇄된 절연층에 선택적으로 전도성 물질을 적용함으로써 다층 회로 구성과 수직 전기 연결(VIA) 형성도 가능해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4층 회로와 26개 칩, 24개 VIA로 구성된 신축성 회로 기판 (stretchable printed circuit board, S-PCB)을 제작하였다. 본 기술은 스마트 의류에 탑재되어 심전도(ECG) 및 근전도(EMG) 신호 측정에 활용되었고, 신경 자극용 바이오메디키ᅟᅥᆯ 임플란트로도 적용되어 마우스의 좌골신경자극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단일 공정 기반의 이 기술은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재활 모니터링, 신경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신뢰성 회로 구현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문]
서울대학교 첨단융합학부 박성준 교수(의과대학 겸무) 및 화학부 강지형 교수 연구팀 서현엽 박사과정, 이건희 박사(현 부산대 교수))은 인쇄 공정 중 도전성 형성과 절연 포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신축성 회로 기술을 개발하였다. 본 기술은 리간드가 결합된 액체금속 입자(Ligand-bound Liquid Metal Particles, LB-LMPs)를 기반으로 하며, 별도의 활성화나 캡슐화 과정 없이 안정적인 신축성 전도체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회로 공정 대비 공정 간소화와 기능성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고온 조건에서 NMP(N-Methyl-2-pyrrolidone) 용매에 초음파(sonication)를 가해 분자의 ring-opening 반응을 유도하고, 생성된 아민계 리간드가 액체금속 입자 표면에 결합되도록 하였다. 이 리간드는 입자의 산화막 생성을 억제하고 분산 안정성을 높이며, 인쇄 후 용매가 증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탈착되어 입자 간 자가 소결(in situ sintering)을 유도한다. 이와 동시에 입자들은 하부로 가라앉고 고분자는 상부에 형성되어, 별도의 공정 없이도 전도층과 절연 포장층이 동시에 구현되는 수직 상분리 구조가 완성된다.
이러한 구조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선택적 도전층 형성 기술도 구현하였다. LB-LMPs/고분자 복합체 위에 은 플레이크(Ag flakes) 기반의 고밀도 잉크를 도포하면, 상부 절연층을 뚫고 하부 전도층과 연결되는 수직 전기 통로가 형성된다. 이 방식은 원하는 영역에만 전기적 연결을 제공하며, 그 외 부분은 절연 상태를 유지해 회로 간 단락을 방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층 회로와 수직 전기 연결(VIA) 구조가 간단하게 구현되었으며, 회로 내 구성 요소와의 정밀한 전기 연결도 가능해졌다. 실제로 연구팀은 온도 센서 및 심박 측정(PPG) 기능이 통합된 다층 구조의 신축성 회로를 제작하고, 피부 부착 상태에서도 정확한 생체 신호 측정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연구팀은 PEDOT:PSS와 LB-LMPs를 조합한 전극(PLE)을 제작해 웨어러블 및 바이오메디컬 인터페이스로도 확장하였다. 해당 전극은 신축성과 생체적합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실제 의류에 통합하여 근전도(EMG) 및 심전도(ECG) 측정을 수행한 결과, 일상적인 움직임에서도 안정적인 신호 수집이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나아가, 이 전극을 이용해 생쥐의 좌골신경을 자극하는 실험도 수행되었으며, 60 mV의 낮은 전압에서도 다리 움직임을 유도하는 등 신경 자극용 임플란트 전극으로서의 가능성도 확인되었다.
박성준 교수는 “이번 기술은 신축성 회로에서 반복되는 복잡한 공정을 줄이고, 구조적 안정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라며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스마트 의류, 신경자극기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으며 (논문명 : Self-packaged stretchable printed circuits with ligand-bound liquid metal particles in elastomer),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
Self-packaged stretchable printed circuits with ligand-bound liquid metal particles in elastomer
Hyeonyeob Seo, Gun-Hee Lee, Jiwoo Park, Dong-Yeong Kim, Yeonzu Son, Semin Kim, Kum Seok Nam, Congqi Yang, Joonhee Won, Jae-Young Bae, Hyunjun Kim, Seung-Kyun Kang, Steve Park, Jiheong Kang, and Seongjun Park
(Nature Communications, 16, 4944 (2025),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0118-4)
리간드 결합 액체금속 입자를 이용해 인쇄 중 자가 소결과 절연 포장이 동시에 일어나는 신축성 회로 형성 기술을 개발함. 고온 소니케이션을 통해 용매(NMP)의 ring-opening 반응을 유도하고, 생성된 아민계 리간드가 액체금속 입자 표면에 결합하여 산화를 억제함. 이후 인쇄 및 용매 증발 과정에서 리간드가 탈착되며 입자 간 자가 소결이 일어나고, 입자는 하부로 침강하고 고분자는 상부에 잔류하여 전도성 영역과 절연 포장층이 수직으로 분리된 구조가 형성됨. 이 구조는 누액 없이 안정적인 전도성과 우수한 기계적 유연성을 동시에 제공하며, 선택적 도전층 형성을 통해 다층 회로 및 수직 전기 연결(VIA) 구현도 가능함. 본 기술은 웨어러블 전자 시스템, 재활 모니터링, 신경 자극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함.
[그림설명]
그림. 리간드가 결합된 액체금속 입자(LB-LMPs)의 개념도 및 이를 활용한 신축성 인쇄 회로 응용 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