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학업을 마무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학생들은 좋은 직장에 가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극심한 취업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는 학생들의 고민을 살피며 여러 가지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면접전략 특강’은 학생들이 기업의 실제 채용 과정을 이해하고, 각 면접 단계에서 어떻게 대비하는지 구체적으로 배우는 기회가 된다. 5월, 총 3차에 걸쳐 진행된 특강은 직무역량면접, PT(프레젠테이션) 면접, 임원(인성) 면접을 고루 다뤘다. LS전선 성장문화팀 윤세현 팀장이 강의를 맡았으며, 152-1동 강의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은 간절한 열정으로 특강에 임했다.
경력개발센터 ‘면접전략특강’ 포스터
프레젠테이션 면접, 기업이 원하는 모습은
5월 12일(월), PT 면접 특강이 시작됐다. 윤세현 팀장은 “지원 과정 전반에 걸쳐 기업에서 어떤 사람을 선발하는지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가려는 회사 또는 부서의 사업이 무엇인지, 어떤 인재가 요구되는지 깊이 있게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B2C* 사업에서는 창의적인 제품 브랜딩이 필요하다면 B2B** 사업에서는 기업 간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두 영역에 적합한 구성원의 역량과 자질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입사원 채용 공고는 “해당 직무 역량을 잘 갖추고 있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지만, 신입 지원자들은 경험에 한계가 있으므로 공통 역량과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선호한다”라고 강조했다. 공통 역량이란 기업에서 원하는 직무 인재상, 즉 회사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의 특성들을 의미한다. 윤 팀장은 학생들에게 평소 뉴스를 꾸준히 확인하면서 관심 있는 기업과 산업의 맥락을 이해하고, 기회가 있다면 현직자 인터뷰를 통해 지원하는 곳에 적합한 방향성을 찾아가길 권했다.
PT 면접 전략 특강 현장
‘PT 면접’이라고 불리는 발표 면접 중 ‘시뮬레이션 면접’은 실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주고 이를 분석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 형태를 띤다. 지원자가 논리적인 순서와 구조에 맞게 사고하고 말할 수 있는지, 현상을 잘게 쪼개서 앞뒤 관계나 해결 가능한 영역에 올바르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번 특강에서는 실습 예제를 직접 풀어볼 기회가 있었다. 준비 시간 30분 동안 학생들은 실무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윤 팀장은 “전달력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라며 “방대하게 주어진 자료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정보인지 판단하고, 실행해야 하는 일들을 우선순위로 정리해내는 순발력과 통찰력이 요구된다”라고 마무리했다.
연건캠퍼스에서 찾아왔다는 권지연 학생(간호학과·22)은 “학과 과정에서는 간호사로 커리어를 준비하는데, 병원이 아닌 일반 기업에 지원한다면 요구되는 역량이 다를 것으로 생각해서 특강에 참석했다”라며 “어떤 방향으로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취업준비생에게 필요한 준비와 자세
이번 학기 ‘면접전략 특강’ 시리즈에서는 최근 채용 트렌드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경기 침체, 정치적 불안, 기업에서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높아지는 상황 등이 맞물려 전반적인 채용이 줄어든 가운데, 윤세현 팀장은 “수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인턴이나 프로젝트, 자격증 공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역량을 꾸준히 쌓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직무 역량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질문이 많아졌으며 꼬리 질문으로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협업 역량 등이 평가된다는 점도 소개했다.
임원(인성) 면접은 답변의 ‘how(어떻게)’보다도 ‘why(왜)’라는 본질적 측면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과 함께 “지난 경험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전달하라”라는 팁을 얻을 수 있었다. 윤 팀장은 후보자의 면접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며 학생들에게 자신감 있으면서도 진실한 모습을 보이라고 당부했다.
취업 노하우를 전하는 윤 강사(좌), 질의응답 시간(우)
경력개발센터에 따르면, 실질적인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취업 특강은 매 학기 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박 연구원(경력개발센터)은 “대기업에 취직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서 이를 위주로 설계된 특강이지만, 어떤 기업에 지원하든 비슷한 과정을 따르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면접은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라며 “스터디그룹을 꾸려 서로 지원자와 면접관이 되어보고, 여러 상황에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하라”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취업을 막막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채용설명회나 기업 탐방과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들에 주목하라”라고 권했다. 대학으로 찾아오는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재학생들에게 관심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원자가 기업을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기업마다 성격이 다르므로 채용박람회가 있을 때 인사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파악해보면 좋다”라고 말했다.
과거의 경력개발센터 취업캠프(좌), 채용박람회 현장(우) *경력개발센터 제공
경력개발센터에서는 이틀간 입사 전형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취업캠프’를 비롯해 분야·직무별 멘토링과 워크숍, 모의채용 등 실용적인 프로그램이 자주 열린다. 학부생은 교과목 형태로 제공되는 ‘직업세계의 이해와 진로설계’, ‘글로벌 인턴십’에 주목해봐도 좋다. 경력개발센터 홈페이지(career.snu.ac.kr)와 공지 이메일을 참고한다면 기업과의 첫 만남을 보다 수월하고 즐거운 도전으로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B2C: Business to Customer의 약어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식품, 패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해당한다.**B2B: Business to Business의 약어로, 기업과 기업 간 거래를 의미한다. 산업재의 제조, 유통부터 IT 서비스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단
최하영 기자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