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 뉴스

서울대뉴스

뉴스 /

서울대뉴스

서울대뉴스

외국어 연극제 A to Z

2015. 9. 2.

매년 늦여름이면 관악 캠퍼스에 축제가 펼쳐진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외국어 연극제’가 그 주인공. 연극제는 인문대학이 주관하고 어문계열 학과에서 준비해 공연한다. 밤하늘을 수놓는 대사와 빼어난 연기력은 이미 소문이 자자한데…. 배우 모집부터 무대에 올리기까지, 외국어 연극제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외국어 연극제 A to Z’를 준비했다.

A: adaptation(각색)

극작품의 경우 원전을 그대로 올리기도 하지만 대개 작품을 각색한다. 분량이 길 경우 적당히 줄이기도, 소설을 극형식으로 바꾸기도 한다. 올해 독어독문과에서 올리는 『변신』의 경우 유명한 카프카의 중편 소설 『변신』을 각색한 것이다.

B: beginner(초보자)

외국어 연극제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외국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올해 독어연극에 참여하는 이상원(물리·천문학부 14학번) 학생은 독일어를 배운 적 없는 초심자다. 그는 “작년에 독일어 연극을 보고 인상 깊었다.”며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 내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배역의 특징에 맞게 직접 분장한다.
배역의 특징에 맞게 직접 분장한다.

C: costume(분장)

외국어 연극제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독특한 무대 의상과 분장을 함께 살피는 것. 극에서 다루어지는 시대 배경에 맞는 의상을 따로 준비한다. 영문과 분장 스태프를 맡은 우승희(영어영문과 14학번) 학생은 “메이크업을 배우러 직접 학원도 다녔다.”며 “연출과 상의해서 분장 콘셉트를 잡는다.”고 설명했다.

D: direction(연출)

무대를 뒤에는 연극을 올리기까지 총괄하는 연출가들이 있다. 연출 역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발성부터 감정연기까지 세세하게 지도하게 된다. 보통 1년차에 배우로 참여하고 이듬해 연출로 데뷔하는 경우가 많단다. 연극 연출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데뷔무대다.

E: emotion(감정)

사소한 동작 하나부터 시선처리까지 연습 한다.
사소한 동작 하나부터 시선처리까지 연습 한다.

연극에 처음 참여하는 배우들에게 감정연기만큼 힘든 것도 없다. 화를 내는 것부터 필요하다면 눈물연기까지 해내야 한다. 연출은 배우가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명상부터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원칙이다.

F: foreign language(외국어)

관심 있는 외국어 실력을 올리고 싶다면 강추(강력 추천)한다. 원전 중심 대사를 외국어로 읽고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각 학과의 고학번들이 원전 읽기를 직접 가르치고 도와준다. 배역에 호흡하다 보면 어려운 외국어 발음이 어느새 입에 척척 붙는다.

G: gesture(몸짓)

배우들의 몸짓에도 주목하시라. 동작 하나 허투루 내보내는 법이 없다. 연기의 완성은 ‘디테일’에 있다고 말하는 그들. 얼굴 표정부터 시선처리까지 모두 땀 흘려 계획하고 연습하고 있다.

H: hardship(어려움)

어떤 어려움이 있나 물어봤다. 이윤재(지리교육 14학번) 학생은 “방학 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강행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식사시간이 늦어지는 것도 사소한 고충”이란다. 그러나 “함께해서 즐겁다.”고. 동고동락(同苦同樂)이란 이럴 때 쓰는 말 아닐까.

I: immersion(몰입)

몰입의 위대함은 연극제에서도 나타난다. 배역에 몰입할 때 최고의 연기가 나올 수 있다고 하나같이 말한다. 『변신』의 그레고르 역을 맡은 김동희(독어독문학과 15학번)학생은 “극의 내용이 다소 초현실적인 내용이지만 그중에도 사람들 내면에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를 중심으로 몰입하여 연기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우리 모두 변신한 그레고르 잠자가 되어보자.

J: join us(함께)

연극제는 대부분 학과 동아리 차원에서 모집하고 함께한다. 중어중문학과의 화양연화, 영어영문학과의 BDG(번데기), 불어불문학과의 떼아트르 빵따스띠크(Théâtre Fantastique), 노어노문학과의 에르떼수스가 대표적이다. 개성있는 이름은 각 학과의 모토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극작품을 통해 문학과 예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그들. 이제는 명실상부 전통있는 관악의 알짜 모임으로 자리한다.

K: Korean(한국어)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라. 국어국문학과 연극반이 매년 색다른 작품으로 한국 극작품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고전 문학 『옹고집전』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부터 이청준의 『벌레이야기』를 각색한 작품까지 끝없이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는 하반기에 만나볼 수 있다.

L: learn by heart(암기)

배우들이 하나같이 토로하는 어려움은 긴 외국어 대사를 암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대사뿐만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상대 배역의 대사까지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언제 어떤 대사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고. 극 전체를 씹어 먹는다고 표현하더라.

M: monologue(독백)

모놀로그 공연에 참여한 배우들
모놀로그 공연에 참여한 배우들

본 공연에 앞서 모놀로그 연극의 기회를 갖는다. 모놀로그 연극은 말 그대로 독백대사를 가지고 연기를 체험하는 것. 모놀로그 연극을 통해 배우들은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 성향 등을 탐색해 본 연극에 가장 알맞은 배역을 찾게 된다.

N: numbers(숫자들)

몇 가지 관련 수치들을 모아봤다. 4(평균적으로 연극을 올리는 횟수), 7(연극제 참여 학과 수), 19(올해로 19회째를 맞았다.) 약 250명(배우 연출 등 연극제 참여인원), 약 3000명(총 관람객 추산 수)

O: origin(기원)

오래전부터 학과마다 개별적으로 외국어 연극을 공연해 오긴 했지만 ‘연극제’의 이름으로 함께 올리게 된 건 97년도가 처음이다. 1997년도 제 1회 외국어 연극제를 시작으로 첫 해에는 영어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 불어불문학과, 독어독문학과 총 네 학과가 연극을 올렸다. 노어노문학과, 서어서문학과가 다음 해부터 참여하게 되었고 올해 아시아언어문명학부가 합류했다.

P: props(소품)

98년도 노어노문학과 에르떼수스는 <어둠의 힘>톨스토이 作으로 작품에 처음 참여했다.
98년도 노어노문학과 에르떼수스는
<어둠의 힘>톨스토이 作으로 작품에 처음 참여했다.

소품은 주로 자급자족 한다.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구입하지만 한정된 예산 때문에 그 역시 한계가 있다고. 간단한 소도구부터 필요하다면 무거운 침대까지 옮겨온다. 없다면 재료를 가지고 직접 만들기도 한다니 만능이다.

Q: quotation(인용)

연극에 참여하고 나면 일종의 암호가 생긴단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도 종종 외웠던 대사를 ‘인용’하며 대화하기 때문이다. “연극 대사를 통해 대화하는 그 맛”은 연극에 참여한 사람들끼리만 느낄 수 있는 희열이라고.

R: recent(최신)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 처럼 잘 알려진 정통 극은 물론 따끈따끈한 최신 극을 올리기도 한다. 2013년도에 영문과에서 올린 『아메리칸 환갑』은 2008년에 초연되었다. 연도별로 사정에 맞게 무대에 올릴 작품을 선택한다.

S: subtitles(자막)

의상부터 무대 배경까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다.
의상부터 무대 배경까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다.

외국어를 못 알아들을까 걱정한다면 기우일터. 연극제에는 친절한 자막팀이 있다. 손수 극의 대사를 번역하고 배우들의 호흡에 맞추어 무대에 띄운다. 숨은 실력자들의 순발력을 느껴보자.

T: theater(극장)

공연장이 있는 문화관, 두레문예관, 학생회관 라운지 무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특별히 풍산마당으로 재탄생한 (구)노천강당에서도 기념 공연이 열린다. 영문과에서 번외로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을 준비했다고 하니 셰익스피어 극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U: unison(조화)

이번 연극제에 참여한 강현구(경제학부 15학번) 학생은 “연습할수록 배역간의 호흡의 중요성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각자의 역할을 넘어 주고받는 대사와 눈빛의 조화를 느끼는 것이 극을 제대로 감상하는 태도라고 강조한다.

V: vocalization(발성)

외연제는 별도의 스크린을 이용해 자막을 제공한다.
외연제는 별도의 스크린을 이용해 자막을 제공한다.

배우들이 연극 시작부터 끝까지 연습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정확한 ‘발성’이다. 어렵게 외운 대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연극이 끝나고 나면 복식호흡 고수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W: worthwhile(보람있는)

방학을 누구보다 보람 있게 보내고 싶다면 외국어 연극제에 참여하자. 김다빈(인문계1, 15학번) 학생은 “내게 연극은 새로운 도전”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매우 즐겁고 보람찼다.”고 말한다. 참여하는 모두 상상하는 그 이상을 얻게 될 것이다.

X: xenophilia(외국문화를 향한 애정)

중어중문학과 외국어 연극반 화양연화
중어중문학과 외국어 연극반 화양연화

연극제야 말로 외국 문화를 자연스레 익히고 알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극 속에는 각국의 정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극을 기획 할 때도 각국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을 선정한다고. 그 매력을 하나씩 비교하며 살필 수 있다.

Y: yell(함성)

연극의 완성은 청중의 몫이다. 격려의 박수와 환호 소리야말로 극작품의 피날레다.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고 작품 속 의미를 온전히 나눌 때 우리는 ‘인생’이라는 모두의 극에 몰입할 수 있다. 연극제에 걸맞게 ‘브라보(Bravo)!’ ‘비토르(vítor)!’ 같은 각 국의 환호사를 준비해보자.

Z: zest(열정)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극제를 가장 잘 집약하는 단어는 ‘열정’이 아닐까. 필자가 만난 배우, 연출, 스태프 누구라 할 것 없이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에게 작품과 외국어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졌다. 새삼스레 이것이 휘트먼이 말한 “강렬한 연극”(powerful play)의 힘이 아닌가 싶다.

15년도 불문과 연극 포스터
15년도 불문과 연극 포스터
15년도 독문과 연극 포스터
15년도 독문과 연극 포스터
15년도 영문과 연극 포스터
15년도 영문과 연극 포스터

*2015년도 외국어 연극제 일정표

2015년도 외국어 연극제 일정표
학과(부) 작품명(작가) 공연장소 공연날짜
불어불문학과 자크와 그의 주인(쿤데라) 학생회관 라운지 9월 1일~2일
독어독문학과 변신(카프카) 학생회관 라운지 9월 3일~4일
중어중문학과 허삼관 매혈기(위화) 학생회관 라운지 9월 9일~10일
서어서문학과 바다에서의 일곱 절규(알레한드로 카소나) 학생회관 라운지 9월 14일~15일
노어노문학과 새벽하늘의 별들(알렉산드르 갈린) 두레문예관 공연장 9월 14일~15일
영어영문학과 한여름 밤의 꿈(셰익스피어) 두레문예관 공연장
(번외: 풍산마당)
9월 17일~18일
(9월 2일)

홍보팀 학생기자
방준휘(전기·정보공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