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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람들에게 2020년은: 교수 편

2020.12.31.

다사다난했던 2020년, 서울대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강의 전반이 사전 녹화 방식이나 zoom을 활용한 비대면 상황에서 진행되었고, 학교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가 온라인 환경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취소되었다. 교수들에게도 올해는 처음 겪어보는 일의 연속과도 같은 한해였을 것이다. 강의 운영과 학생 지도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연구나 학술 행사의 진행까지 곳곳에서 갑작스러운 변화에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여러 서울대 구성원들을 만나 2020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용성 교수(경제학부)를 만나 교수로서 보낸 한 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용성 교수(경제학부)
장용성 교수(경제학부)

장용성 교수는 경제학 중에서도 거시경제학을 전공했다. 거시경제학은 경제의 개별 부문인 가계, 기업, 정부 또는 특정 시장이 아니라 국민 경제 전체를 분석하는 학문으로, 경제성장, 불황, 금융위기, 실업 등이 주요 연구 과제이다. 장 교수는 그중에서도 이질적 경제주체로 이루어진 일반균형 모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거시경제학이 분석의 편의를 위해 동질적인 경제주체를 가정했다면 지난 30년간 생산성 또는 선호가 이질적인 경제주체로 이루어진 경제 모형 연구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졌다고 한다. 장 교수는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며 “수십만 명의 가계로 이뤄진 모형 균형의 계산과 정책 모의실험이 노트북에서도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활용도가 다양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라는 말도 덧붙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수업 전반이 비대면 운영 방식으로 이뤄진 데 대한 감회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장용성 교수는 늘 학생들의 눈빛과 반응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강의실 안팎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장 교수는 “학생들의 반응을 보며 수업의 난이도와 완급을 조절해야 하는데, 그렇게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 아쉬웠다”며 “나름 야심차게 준비한 농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보고 싶은데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만나볼 수가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온라인 진행 수업의 장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수업을 미리 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상의 효율은 좋아졌다는 생각도 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장용성 교수는 “온라인을 통해 강의가 진행되다 보니 그 접근성이 높아져, 유명학자의 강의나 세미나에 수요가 몰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학계에서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도 답했다. “동료들과 우리 모두 맨큐의 조교가 되는 것이 아닌지 묻기도 했다”는 농담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제자들과의 소통이나 학업 지도와 관련한 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장 교수는 “대학원 제자들과의 면담 자체는 용이해졌지만 소통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직접 칠판에 수식도 쓰고 그림도 그려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 좀 답답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맞은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물음을 던졌다. 장 교수는 “IT 강국인 우리에게 현재의 위기가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비대면 업무의 확대가 보다 효율적인 직장문화의 형성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에 대해서는 “양적 성장만이 아닌 질적 성장의 측면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질적 성장은 거창한 정책이 아닌 작은 문화를 바꿔가는 일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미국의 노동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바탕에는 우수한 인재가 연령과 근속 연수에 제한받지 않고 주요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문화가 있다”며 “개별 기업의 인사문제가 모이면 국가 생산성의 큰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한국에도 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연령이나 인맥,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중요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2020년을 지나온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장용성 교수는 “코로나19로 여러 학술 활동이 제한되고, 수영대회도 취소되어 아쉬운 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그동안의 연구를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에 덧붙여, “수영기록이 향상되기를 바란다”며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즐기지 못한 취미생활과 관련한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의 끝에서, 장 교수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만물박사보다는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의 땀과 노력이 남다른 전문가를 만들어 낸다는 점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학문의 전당으로서 대학의 본분을 지켜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말이었다.

서울대 학생기자
고예문(교육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