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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0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 수상자 인터뷰 - 양태진 교수(농림생물자원학과)

2021.03.18

서울대학교는 매해 창의적이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통해 탁월한 연구실적을 낸 교수 10명을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의 수상자 중 한 명인 농림생물자원학과 양태진 교수는 약용식물과 유전체학 분야에서 210편의 관련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세계 최초로 인삼 유전체를 해독하고 유전체 육종 및 산업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서울대학교 영문 학생기자단은 양태진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상 수상 소감과 연구업적 및 연구에 대한 그의 남다른 열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2020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을 수상한 양태진 교수(농림생물자원학과)
2020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을 수상한 양태진 교수(농림생물자원학과)

2020년도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 연구부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너무 기쁩니다. 서울대학교 학술연구상은 교수로서 가장 명예로운 상이라고 생각하기에 영광스럽습니다. 모든 연구 내용은 저희 연구실에서 현재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20여 명 석박사 학위 과정 학생들 및 이미 졸업한 36명의 석사 및 박사 학위 학생들의 노력과 결실에 의해 이루어진 성과이기에 모든 영광과 기쁨을 이분들과 같이 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수님의 연구 분야인 약용식물과 유전체학에 대하여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농업을 전공하는 교수입니다. 그중에서도 약이 되거나 특별한 기능을 가진 식물을 발굴하고 기능을 찾고 더 우수한 생산성을 갖도록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약용식물은 아직 그 가치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식물도 있고 인삼처럼 이미 많이 알려진 식물도 있지만, 기반 연구가 거의 부재한 상태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다양한 약용식물 자원을 전국의 산야에서 수집하고 그중 우수한 종자를 발굴하고 또한 이들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여 더 우수한 종자를 만드는 연구와 접목하고 있습니다. 유전체 정보는 모든 생명체의 근본 정보이고 모든 생명체 다양성의 근원입니다.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하면 각 식물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전체를 이해하게 되고 각각의 약용식물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신기능 유전자도 발굴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500종 정도의 식물 유전체가 완전 해독되어 있습니다.

많은 약용식물들 중에서 특별히 인삼 유전체 해독을 연구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2006년에 교수로 임용되고 약용식물을 연구하는 미션을 가지고 있었으나, 인삼 연구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하였습니다. 당시 인삼이 워낙 연구가 까다로운 식물이기에 선뜻 연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중국 과학자가 인삼 유전체 해독 연구는 중국에서 해주겠다고 하며 저는 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그 정보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오히려 저의 오기를 발동하였고 이를 통해 어려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기술로는 인삼과 같이 유전체가 크고 복잡한 식물은 유전체 해독이 불가능한 시도였기에 겪을 수 있는 모든 시행착오를 다 경험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충고를 했던 중국 그룹은 인삼 유전체 해독을 포기하고 저희가 제대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고려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자긍심과 사명감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려운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준 대학원생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삼 유전체를 해독하는 연구 과정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삼 연구를 처음 시작한 2008년 정도에는 인삼에 대한 유전체 기본 정보와 연구가 거의 없는 상태였고, 시도하는 연구마다 새로운 난관에 봉착하였습니다. 인삼은 벼에 비해 10배 이상 천천히 자라고 유전체 크기도 10배 이상 커서 유전체를 해독하는 모든 과정이 난관이었습니다, 이런 난관을 넘으며 하나하나 이룬 성과들을 바탕으로 세계에서도 독보적으로 가장 많은 40편 이상의 인삼 유전체 관련 논문을 완성하였고 인삼의 진화에 대한 히스토리를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인삼의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교수님의 연구 결과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삼의 사촌 식물들이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1800미터 고산지대에 분포하고 있지만 멸종해 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추운 겨울을 날 수 없고 또 더운 날씨도 견디지 못하여 열대지역의 서늘한 고산지대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인삼은 이런 식물 2개 종이 자연 교잡하여 이질사배체가 되는 현상을 겪으며 태동하게 되었고, 이런 인삼의 기원지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일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4배체가 되면서 월동 능력을 가지게 되고 보다 더 다양한 생존능력과 기능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도 우리 인삼과 비슷한 종이 있는데, 이것도 우리 인삼에서 기원한 것이므로 고려인삼의 기원지로서의 한반도 중요성 등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약용식물 바코딩 기술 확립 등 실용화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실용화되었거나, 실용화 단계에 이른 기술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약용식물은 그 자체로도 다른 일반 작물에 비해 비싸지만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완성되면 그 가치는 몇 만 배 이상 증가합니다. 이런 과정에 원래의 식물을 사용하지 않고 가격이 저렴한 가짜를 사용하거나 유사한 종을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식물을 이용하는 그린바이오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식물바코딩 기술’을 활용하여 많은 한약재들과 유사한 모양을 가진 식물들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삼, 방풍, 백수오 등의 식물 자원에 대한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여 기술이전을 하였고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유전자 검사법을 고안하는 획기적인 유전체 분석기술을 개발하여 500종 이상의 식물에 대한 바코딩 연구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연구로 바쁘신 중에도 한국육종학회 회장과 신설 농림생물자원학부장 및 BK21사업단장을 맡고 계시는데요. 연구자로서의 경험이 이러한 단체를 이끌어 가시는데 영향을 미친 점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연구와 학술 활동 그리고 후학을 양성하는 일 모두 중요한 일이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일들이므로 바쁘지만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주어진 현안 업무 때문에 이른 새벽에 논문을 쓰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약용식물 및 유전체학 분야의 발전 방향과 가능성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그린바이오산업은 향후 가장 주목받을 영역이며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료가 되는 약용식물들에 대한 기반 농업 및 생명공학 연구는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최고의 그린바이오제품은 좋은 원료로부터 출발하고 이것은 우수 종자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고 이를 위한 농-식-약 융합 연구를 견인하고 또 유전체연구를 통한 첨단 우수 종자연구개발에 있어 세계 최고의 연구 성과를 내고 또 산업화 성과와 연결되는 실용적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기민서(자유전공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