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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했던 공사장에 예술이 피다

2021.09.28

지난달 31일(화)부터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 잔디광장 공사 가림막에서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바로 학생처가 주관한 잔디광장 아트월(Art Wall) 전시로, 지난 6월 학생들에게 공모해 최종 당선된 작품들이 전시된 것. 삭막했던 공사장이 멋진 예술의 공간으로 탈바꿈된 이번 전시는 잔디광장 가림막이 철거되는 내년 봄까지 유지된다.



대상 수상작 ‘SNU+’(공과대학 풍산 학생 作)
대상 수상작 ‘SNU+’(공과대학 풍산 학생 作)


서로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는 학교와 교정

지난 4월 첫 삽을 뜬 잔디광장 공사는 2022년 10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8m 높이의 가림막이 공사 기간 중 보행자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해 답답한 느낌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학교는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를 통해 가림막을 야외 전시장으로 꾸몄다.

많은 작품들이 서울대학교를 주제로 했지만 작가에 따라 작품세계는 천차만별이다. 미술전공을 하지 않은 공대나 인문대 등 비전공자의 작품도 많아 각자의 전공에 따라 다른 인상을 발견하는 것도 관람의 또 다른 재미다. 일례로 대상작 ‘SNU+’는 공대 풍산(건축학과·석사과정) 학생의 작품으로 우주비행사들이 무중력 공간에서 학교 정문을 넘나드는 모습을 통해 여러 전문 분야가 경계를 지우며 협력하는 지식공동체의 모습을 담았다.



장려상 수상작 ‘playing field’(미술대학 박유현 학생 作)
장려상 수상작 ‘playing field’(미술대학 박유현 학생 作)

미대 박유현(서양화과·17) 학생의 ‘playing field’는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운동장의 모습들을 모아 무심코 지나치던 학교의 풍경으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아트월 사업을 담당해 온 학생지원과 전성규 주무관은 “미술대학 학생들의 작품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번 기획을 통해 다양한 단과대학 학생의 예술작품들을 접했다. 선입견을 깨는 훌륭한 작품들에 매료되었다”고 전했다.



다양한 관심사가 모여드는 소통의 공간이 되다.


장려상 수상작 ‘활자와 활자 사이’(인문대학 김성민 학생 作)
장려상 수상작 ‘활자와 활자 사이’(인문대학 김성민 학생 作)



그밖에 학생 개인의 관심사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도 많다. 거대한 책들에 파묻혀 독서 삼매경인 이를 담은 김성민 학생(인문계열·21)의 ‘활자와 활자 사이’에서는 책을 향한 작가의 애정이 드러난다. 그는 “활자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넘는 인간과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처럼 책과 활자로 가득한 유토피아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작품을 설명했다.



우수상 수상작 ‘a piece of cake’’(미술대학 최예원 학생 作)
우수상 수상작 ‘a piece of cake’’(미술대학 최예원 학생 作)


코로나와 바쁜 삶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작품도 있다. 최예원(동양화과·20) 학생의 ‘A piece of cake’는 부드러운 먹과 녹빛 한지가 조화를 이루는 케이크 형상을 통해, 긴 팬데믹으로 무기력함을 느끼는 이들을 한 조각의 디저트 같은 편안함의 세계로 초대한다. ‘코로나 학번’인 그에게 잔디광장은 입학 직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가했던 새내기OT가 있었던 공간이기에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소중한 공간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어 기뻤고 새로운 잔디광장에서도 좋은 추억을 쌓아갈 것이 기대된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다녕(항공우주공학·21) 학생의 ‘서울대 속으로’는 서울대 정장을 본뜬 크고 작은 기호들을 곳곳에 배치해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의 매력으로 감상자를 사로잡는다. 아트월을 눈여겨보던 조창현(국사학과·18) 학생은 “공사장 근처를 지날 때마다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예쁜 그림들을 볼 수 있어 ‘힐링’이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장려상 수상작 ‘서울대 속으로’’(공과대학 박다녕 학생 作)
장려상 수상작 ‘서울대 속으로’’(공과대학 박다녕 학생 作)


무색의 공사장을 다채롭게 꾸민 행정관 옆 잔디광장 아트월은 중앙도서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학우들의 개성 넘치는 생각과 예술 감각이 스민 작품들을 감상해 보면 공부하다 잠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이 한층 풍요로워질지도 모른다.

서울대 학생기자
이채연(국어국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