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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싶은 수업, 학생 스스로 기획한다 – 학생이 바라는 교양 교과목 공모전

2021.12.03.

지식 접근성이 강해지는 정보화 사회를 맞아 대학의 패러다임 변화에서도 정보수용자의 능동적 태도가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와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기초교육원이 실시하는 ‘학생이 바라는 교양교과목(이하 학생 교양)’ 공모전도 그 일환이다.

기초교육원은 서울대학교 기초교양교육을 전담하는 기구로 지난 2002년 설립되어 기초교양교과 편성과 운영을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생 교양 공모전은 작년을 시작으로, 올해 2회째를 맞이했다.

2022학년도 신설 예정인 ‘학생제안강좌’
2022학년도 신설 예정인 ‘학생제안강좌’

아이디어에서 현실로

학생 교양 공모전은 학생들이 배우기를 희망하는 강좌의 개요, 개발 필요성, 내용 등을 담은 제안서를 직접 작성하여 공모하게 되어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주제는 교내 전임교원들의 참여를 통해 실제 교양교과목으로 개발된다.

실제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시행된 제1회 학생 교양 공모전에서 수상한 ‘웃음의 사회적 이해’와 ‘퀴어문학의 이해’ 등의 과목들은 현재 선택교양인 〈창의와 융합〉 영역에 ‘학생제안강좌’로 2022학년도 1학기 신설 예정이다. 수업은 학생들의 제안을 최대한 반영하여 기존 교과목에서 다루지 않았던 주제를 다양한 학술적 접근과 사례 분석 등을 통해 탐색할 예정이다. 이에 수강생들은 세계의 여러 상황에 대한 비판적 안목과 실천 능력을 함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례로 대상을 수상한 ‘웃음의 사회적 이해’ 수업은 우리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웃음이라는 정서에 담긴 여러 원칙들을 탐구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문화적 시공간에 따라 웃음의 유형이 다른 까닭을 분석하여 비교문학적인 접근을 시도해볼 예정이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퀴어문학의 이해’ 수업에서는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 나온 각국의 세계 퀴어문학 작품을 따라 읽으며 성소수자 재현의 역사와 동시대적 이슈를 짚고 이를 비평하기 위한 퀴어 이론을 다룰 예정이다.

제2회 ‘학생이 바라는 교양 교과목’ 공모전 포스터
제2회 ‘학생이 바라는 교양 교과목’ 공모전 포스터

새로운 관점의 수업

올해 8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서 총 11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대상은 ‘비정상성의 이해’라는 교과목을 제안한 문희준(자유전공학부·20) 학생에게 돌아갔다. 문희준 학생은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 동물권 등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차별 이슈들을 보며 단순히 수적 다수와 소수의 개념으로 정상과 비정상성이 규정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껴왔다.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에 대해 자세한 논의 없이 소수자의 권리문제를 다루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여긴 문희준 학생은 학생들 간의 토론과 개별적 사례 조사를 진행하는 교과목을 제안했다. 문희준 학생은 “사회의 여러 갈등은 대부분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에서 온다고 생각한다”며, 나를 포함한 학교 구성원들이 이 수업을 통해 분리가 아닌 관용의 태도를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상작 외에도 수상작은 ‘전염병으로 본 세계’와 같이 코로나19 사태 같은 인류에게 큰 영향을 준 사건을 다루는 수업부터, ‘웹툰의 이해’나 ‘만화의 이해와 감상’과 같이 대학생들의 문화적 관심을 반영한 수업까지 다양하게 선정되었다.

프로그램을 운영한 김은영 주무관(기초교육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예상보다 많은 인원들이 공모전에 참여해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심사를 3차까지 진행할 정도로 심사위원들께서 고심했다. 간발의 차로 선정되지 않은 응모작들도 모두 흥미로운 주제였다”라고 말했다.

학생 교양 공모전 입상작은 내년 2월부터 4월까지 ‘학생제안강좌’와 ‘융합주제강좌’ 교과목으로 개발될 예정이며 12월 24일(금)까지 학생 제안서를 토대로 강좌를 신설할 교내 전임교원을 모집하고 있다. 강사가 확정되면 2022년 1월에 선정된 교과목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에 배울 수 없었던 과목을 직접 기획하고 실제로 들을 수 있는 학생 교양 공모전은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가 중요해진 대학의 패러다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서울대 학생기자
이석주(재료공학부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