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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세상을 비추는 거울, 일상 – 서울대 미술관 〈小小하지 않은 日常〉 展

2022.11.14.

서울대학교 미술관(관장 심상용)이 10월 21일(금)부터 11월 27일(일)까지 프랑수아즈 독끼에르 교수와 함께 5명의 한국 작가와 7명의 프랑스 작가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2022 한불교류전 〈小小하지 않은 日常〉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개최되는 국제교류전으로 한국과 프랑스의 작가들이 함께 ‘일상’을 이야기하는 교류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 회화, 조각 등 15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전시실 1-4, 코어 라운지를 비롯한 서울대학교 미술관 전관에서 진행된다. 전시와 함께 아티스트 토크, 특별강연, 큐레이터와의 전시 관람 등 여러 가지 연계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프랑스의 미술 경향과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小小하지 않은 日常〉 포스터와 서울대학교 미술관
〈小小하지 않은 日常〉 포스터와 서울대학교 미술관

일상을 통해서 나와 세상을 돌아보다

〈小小하지 않은 日常〉 전시는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 속에 놓여있는 우리의 일상과 내면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직접적으로 현실의 문제를 그리기보다는 일상에 초점을 둔 작품들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을 표현해냈다. 심상용 서울대학교 미술관 관장은 “일상은 필연성의 공장”이고, “<小小하지 않은 日常>전에서 일상은 확신의 공간이 아니라 그것을 흔드는 공간이다”이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미술관으로 들어가 나선형의 계단을 올라가면 임춘희의 “멍든 마음”과 “고백(계수나무)”으로 전시가 시작된다. 두 작품에서 임춘희는 세심한 붓터치로 자연을 걸어가는 모습을 몽환적으로 담아내면서 우리가 평상시에 바라보지 못했던 주변을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노순천의 “사유상”은 철을 구부려서 가벼운 드로잉의 형태를 묘사하였다. 선으로만 묘사되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얼굴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전시 한편에는 다양한 새들이 뛰어노는 수잔 허스키의 “생명을 심는 새들”이 있다. 한 땀씩 자수를 놓아 만들어낸 이 작품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태피스트리*로, 일상에서 우리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주변의 작은 생물들을 담아냈다. 롭 마일즈는 “Primrose Cottage”에서 캔버스에 파스텔 색조로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을 그려냈다. 작품은 일상의 공간을 다양하게 분해하고 재구성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고민해볼 수 있게 한다. 강석제 학생(정치외교학부·19)은 “처음에는 작품들의 의미가 선뜻 다가오지 않았는데 전시가 끝나갈 때쯤 나와 내가 있는 현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小小하지 않은 日常〉 전시회 내부 전경과 임춘희의 “멍든 마음”과 “고백(계수나무)”
〈小小하지 않은 日常〉 전시회 내부 전경과 임춘희의 “멍든 마음”과 “고백(계수나무)”

프랑수아즈 독끼에르 교수 “예술은 시대의 거울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10월 21일(금)에는 공동 기획자 프랑수아즈 독끼에르 교수의 특별강연 〈프랑스 동시대 미술 경향과 신진 작가들〉이 진행됐다. 독끼에르 교수는 프랑스의 미술 평론가이자 큐레이터로 파리 제1대학교에서 부교수를 역임했다. 강연에서 그녀는 프랑스 동시대 미술계의 전반적 경향을 소개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회화 전공자일지라도 조각, 태피스트리,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경향이 비앙카 봉디(Bianca Bondi)나 위고 까프롱(Hugo Capron) 등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또, 기후 위기, 젠더 문제, 성 정체성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작품들이 어느 때보다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 “예술은 시대의 거울(l’art, c’est le miroir d’époque)”임을 재확인시킨다.

특별강연과 함께 10월 22일(토)에는 독끼에르 교수와 참여 작가 롭 마일즈, 엘리스 고티에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통역과 함께 진행됐고, 10월 26일(수)에는 서울대 미술관 조나현 학예연구사가 진행하는 큐레이터와의 전시 관람이 진행됐다.

서울대 미술관은 코로나19 이후에도 7월에는 〈연속과 분절: 정탁영과 동시대 한국화 채집하기〉 전시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갤러리에서 10월 31일(월)부터 내년 2월 25일(토)까지 회화 작가 임현경, 윤희관의 〈소중히, 가까이〉 展을 개최하니, 깊어가는 가을을 소중한 문화적 경험을 쌓는 기회로 만들어도 좋겠다.

*태피스트리: 다채로운 선염색사로 그림을 짜넣은, 미술적 가치가 높은 직물

서울대 학생기자
최낙원(정치외교학부)
paradis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