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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소설의 힘 - 〈파친코〉 이민진 작가와의 대화

2022.12.27.

11월 22일(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서울대학교 미술관 오디토리엄에서 소설 『파친코(Pachinko)』의 저자 이민진(MinJin Lee)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정치외교학부 SNU 10-10 사업단의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정치외교학부 송지우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1부에서는 정치외교학부 교수진들과 학생들이 사전 제출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한 대화가 진행됐고, 2부에서는 현장에 참여한 서울대학교 구성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정치, 역사, 사회학의 시각에서 읽어보는 〈파친코〉

이민진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로, 2017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에 오른 그의 장편소설 〈파친코〉는 올해 3월 OTT 서비스인 애플TV+에서 1,0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하여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화제가 됐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7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녀는 미국과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작품들을 펴냈다. 2007년 첫 번째 장편소설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지만 결국 한계에 직면하는 한국계 미국인의 삶을 다루었고, 2017년 출간한 두 번째 장편소설 〈파친코〉는 자이니치(재일동포)의 삶을 다루며 평단의 많은 호평을 받았다. 현재 그는 디아스포라 3부작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아메리카 학원〉을 집필중에 있다.

행사를 주관한 정치외교학부 10-10 이니셔티브 관계자는 “〈파친코〉는 문학작품이지만 정치나 역사, 사회학의 학문적 주제들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며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는 개개인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력이 그 시대와 현재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아는 데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행사는 민족성, 가족, 공동체, 국가와 같은 중요한 사회과학의 주제들에 대한 이민진 작가의 통찰을 엿보고자 기획됐다. 이번 행사는 영어로 진행됐으며, 자막과 질의응답을 위한 동시통역이 제공됐다. 사전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행사였던 만큼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서울대학교 구성원들을 위해 ‘SNU온에어’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소설 『파친코(Pachinko)』의 저자 이민진(Min Jin Lee) 작가와의 대화” 포스터와 대담 모습
“소설 『파친코(Pachinko)』의 저자 이민진(Min Jin Lee) 작가와의 대화” 포스터와 대담 모습

듣고, 쓰고, 변화를 이끌어내다

이날 행사에서 이민진 작가는 “우리가 배우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듣는 것”이라며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을 강조했다. 그녀는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민족과 문화에 대해 공부하면서 늘 인류학자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해왔다. 〈파친코〉를 쓰기 위해 다양한 이민자들을 만나면서도 그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판단 당한다고 생각할 때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소설가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서 실제로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을 바꿀 수 있다”며, 독자의 감정에 소설이 미치는 영향과 이를 통한 변화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조그만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이민진 작가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들도 아끼지 않았다. 30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파친코〉를 준비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그녀는 자신의 삶을 들어 이야기했다. 26살에 변호사를 그만두고 오랜 어려움 끝에 30대 중반에야 성공할 수 있었던 그녀가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소설을 통한 질문들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작가로서의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또 그녀는 “행복을 좇기 시작하면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며, “현재 이 순간을 선물로 생각하는 것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했던 강재유 학생(국어교육과·21)은 “〈파친코〉에 담긴 작가의 진지한 고민과 문학작품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청중과 대담하는 이민진 작가
청중과 대담하는 이민진 작가

청중과 대담하는 이민진 작가
청중과 대담하는 이민진 작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10-10 사업단은 ▲글로벌 정치 이슈 자료 수집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국제공동연구 및 네트워킹 ▲박사과정생들의 해외 연구 지원 등을 통해 연구자들의 역량을 증진시키고 있다. 이번 북토크에 앞서 지난 5월 2일에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인 드미트로 포노마렌코를 초청하여 “우크라이나가 바라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 SNU온에어에서 강연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cKJIUsqw6SE

서울대 학생기자
최낙원(정치외교학부)
paradis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