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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운동장 가득 채운 다둥이들, ‘트윈 플러스 홈커밍데이’ 열려

2023.05.18.

트윈 플러스 홈커밍데이

지난 13일(토), 서울대학교 종합운동장에서 쌍둥이, 세쌍둥이, 네쌍둥이 등 다둥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트윈 플러스 홈커밍데이’가 열렸다. 다태아 출산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의과대학 전종관 교수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다태아의 발달 과정에 관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가족 2,000명을 초청한 것이다.

커다란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은 물론 미끄럼틀, 회전목마와 마술쇼, 뽀로로 공연,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펼쳐졌다. 같은 옷을 입은 다둥이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운동장을 가득 메웠고, 운동장 곳곳에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환영사에서 “산부인과 의사로서 다둥이를 만나 행운”이라며 소회를 밝히는 전종관 교수
환영사에서 “산부인과 의사로서 다둥이를 만나 행운”이라며 소회를 밝히는 전종관 교수

전 교수는 환영사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전향적 다태임신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가족들의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자 행사를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교수의 사명은 연구를 통해 발견된 사실이 진료에 반영되어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부모와 아이들을 향한 감사함을 거듭 강조했다. 좋은 취지에 공감하여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준 구성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하였다. 또한,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고령화 속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뽀로로 공연(좌)과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우)
아이들을 위한 뽀로로 공연(좌)과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우)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의사 그리고 가족

전 교수는 쌍둥이분만 4,500건, 삼태분만 550건, 사태분만 12건, 오태분만 1건에 단태아까지 약 25,000명의 새 생명의 첫 순간을 함께했으며, 배우 송일국의 삼둥이를 담당한 의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생명이란 기적이며,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삼태아 이상을 임신할 경우 선택적 유산이 흔하지만, 1cm의 태아도 5~6개월만 지나면 살 수 있을 만큼 자라기에 크기가 작다고 존재 자체가 사소하다고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다태아 임신과 출산은 단태아를 임신한 경우보다 더 어려운 길이다. 다태아 임신의 경우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육아 또한 어렵다. 이에 전 교수는 부모의 노고와 사랑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태어난 생명에 대한 존중과 부모에 대한 고마움이 행사장 곳곳에 진심으로 전해졌다.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과 전종관 교수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과 전종관 교수

하나둘씩 모인 다둥이 가족들은 전 교수를 마주하자마자 감사함을 표시했다. ‘모두 다 낳을 수 있다’ ‘포기하지 말라’라며 용기를 준 전 교수에 대한 고마움이 가장 크다고 가족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2018년생 세쌍둥이를 둔 어머니 이지영 씨는 “세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다른 병원에서 한 명을 유산해야 한다고 했지만 전 교수님은 모두 낳을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다”라며 “그 덕분에 세 아이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네 쌍둥이를 낳은 한 어머니는 “평소에 다둥이 가족을 보기 힘든데, 행사를 통해 함께 만나서 반갑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연구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다음 세대의 다태아 출산이 건강하게 이루어지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라는 희망을 전했다.

늦은 나이에 쌍둥이를 본 이어진 씨는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저출산 시대에 산모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때 그 아기들이 이렇게 컸어요”
“그때 그 아기들이 이렇게 컸어요”

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했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저치이다. 이에 반해, 2021년 통계 발표에 따르면 다태아는 총 출생아의 5.4%를 차지하여 그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전 교수는 “임신을 희망하는 가정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임신을 포기하는 환경을 만들어선 안 되며, 의료계는 건강한 분만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 5월, 아이들의 싱그러운 웃음과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미소가 서울대학교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 전향적 코호트 연구 :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추적, 연구 대상의 질병 발생률을 비교하여 질병의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 방법

전종관 교수는 2016년부터 다태아 500쌍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출생 직후 아이들의 탯줄에서 채취한 혈액과 일정 기간마다 작성한 설문지 및 입안 점막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태아의 성장과 발달을 관찰했다. 다태아 대상 코호트 연구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하는 질병에 관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산부인과의 연구 내용이 임신과 분만, 분만 직후 중심에서 다태아의 성장과 발달 과정, 성장 후 질병 발생 근거 분석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서울대 학생기자
서희(행정대학원 석사과정)
bulu91@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