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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화와 미숙한 언어,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으로 집에서 손쉽게 접해요

2024.01.31.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과의 교류는 다양한 생활양식을 이해하고 여러 삶의 가치관을 배우는 기회이다. 동시에 외국인과의 소통 능력은 글로벌 사회에서 현대인의 필수 능력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협력본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온라인을 통해 외국인 학생과 교류할 수 있는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본교와 미네소타 대학교의 학생들은 한국어와 영어로 소통하며 한국과 미국의 언어적‧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새로운 문화권을 생생하게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깊어지는 문화교류

2021년부터 시작된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은 본교 학부생‧대학원생과 미네소타 대학교의 중급 한국어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은 관심사를 기반으로 매칭된 파트너와 총 3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교류한다. 이러한 온라인 방식 이전에는 방학을 이용해 미네소타에 직접 방문하는 SNU in Minnesota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당 프로그램은 잠정 중단됐다. 해외 파견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문화교류를 이어 나가고자 하는 두 학교의 뜻이 모여 온라인 교류 프로그램인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직접 해외로 나가야 하는 부담이 없고, 자원의 제약도 줄어들어 이전과 비교해 더 많은 학생이 교류에 참여하고 있다.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 포스터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 포스터

2023년 9월부터 약 2개월간 진행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에는 본교생 52명과 미네소타 대학생 69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정해진 날짜나 고정된 이야기 주제가 없는 자유로운 소통을 지향한다. 다만, 학생들은 회차별 1시간의 만남 동안 최소 30분씩은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이야기해야 한다. 주제의 제약이 없지만 날씨나 음식 문화 등 권장 주제가 있어 처음에도 어색하지 않게 대화할 수 있다. 만남 이후에는 당일 나눴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하는 보고서만 제출하면 된다. 이처럼 큰 어려움 없이 참여가 가능해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해 이야기하기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상대방 역시 문화 및 언어교류의 대상자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소통 과정에서 자신이 궁금한 내용을 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 학생이 한국어를 연습하고 한국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따라서 국제협력본부는 영어 실력 향상이 아닌 문화교류를 향한 의지가 있는 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한다.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의 특별한 점은 매칭되는 외국인 학생이 모두 한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으며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즉, 이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 양측이 모두 배움을 얻는 동시에 가르치는 역할을 맡는다.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시간이기에 해당 언어를 완벽히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다. 게다가 문화교류 프로그램에서 이어진 인연은 실제 만남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 미네소타 측 참가자의 대다수는 교환학생이나 여름학교 등의 제도를 활용해 한국으로 파견을 나온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연락을 이어가던 참가자들은 오프라인에서 다시 만나 교류와 배움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국제협력본부는 이번 겨울에 특별한 사후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기존 문화교류 프로그램 참여자 중 희망자는 현지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강의를 수강하고 여러 기업을 탐방하는 일정도 준비돼 있어 학생들이 폭넓은 문화교류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상황에 따라 온라인에 그쳤던 활동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게 돼 교류를 통한 배움의 폭은 더욱 깊어질 예정이다.

일상생활부터 가치관까지, 허물없는 소통으로 친구가 된 참여자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본교와 미네소타 대학교의 학생들은 모두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김성재 학생(항공우주공학과·19)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서머타임 해제로 인해 파트너와의 만남 시간이 바뀌었던 것을 꼽았다.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만남 사이에는 서머타임이 해제되며 미국과 한국의 시차가 한 시간 더 늘어났다. 그 점을 알지 못해 만남 시간을 착각했던 그는 “시각은 그대로지만 시간 차이가 바뀐 점이 흥미로웠다”라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는 제도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김성재 학생이 파트너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성재 학생이 파트너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문화해설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는 김세현 학생(국어국문학과·23)은 이번 프로그램을 열정적인 교류의 장으로 회상했다. 그는 파트너와 정해진 만남 시간 이외에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진정한 친구가 됐다. 평소 미국 식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세현 학생은 파트너인 애니카 크래머(Annika kramer)에게 추수감사절에 먹는 음식을 물었고, 애니카는 자신이 가족과 먹고 있는 모든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 설명해 줬다. 김세현 학생은 “새로운 친구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꼈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애니카 크래머 학생은 평소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는 대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을 알게 됐다. 애니카는 미국과 가장 다른 한국의 문화로 식사를 꼽으며 “한국인들은 식사 자리를 끼니 자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특별한 일로 여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애니카는 참여하는 내내 즐거웠다는 말과 함께 한국어 화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한국어 구사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소감을 전해왔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김세현 학생과 애니카 학생의 사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김세현 학생과 애니카 학생의 사진

한국 음식에 특히 관심이 많다는 미네소타 대학교의 무이(Mui) 학생은 기억에 남는 대화 주제로 한국의 길거리 음식 문화를 꼽았다. 그는 파트너와 길거리 음식 사진을 보고 나눈 대화가 가장 흥미로웠다며, “나중에 꼭 한국에 방문해 붕어빵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무이는 수년간 한국어를 배웠지만, 한국인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어로 대화하는 게 긴장됐지만 이내 익숙해졌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처 몰랐던 한국의 문화를 알게 돼 보람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네소타 프로그램은 서로의 나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연결해 자연스러운 교류의 장을 만들어준다. 만남 동안 친구가 된 학생들은 각자의 문화를 소개하고 궁금한 점을 나누며 더불어 언어 실력도 키울 수 있다. 게다가 올해는 미국 현지를 경험하는 기회까지 더해 더욱 알찬 교류가 가능해졌다. 다음 미네소타 문화교류 프로그램은 올해 봄 다시 모집할 예정이다. 제약과 부담이 적은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학생이 참여해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와 소통 능력을 얻어가며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서머타임: 약 3월부터 10월까지 여름철의 긴 낮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자 표준시를 원래 시간보다 1시간 앞당겨 사용하는 제도.

서울대 학생기자
남나리(수학교육과)
narista00@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