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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연구원 콜로퀴움 시리즈, 인공지능과의 넓고 깊은 만남

2024.02.02.

인공지능 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AI연구원은2019년 설립된 이래, ‘모두를 위한 AI’라는 비전을 따라 학문과 산업 및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인간 수준의 AI, 현실 세계의 AI, 다학제적 AI’라는 지향점을 갖고 활발한 연구 교류, 인재 육성, 산학 협력을 수행하고 있고, 꾸준히 학술 행사를 개최해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다방면의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AI연구원의 2023년 하반기 콜로퀴움 시리즈는 총 네 차례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오프라인 행사와 동시에 온라인 송출이 이뤄졌으며, 매회 수많은 참석자의 활발한 질문과 토론으로 풍성함이 더해졌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문·사회 연구

첫 강연에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진화인류학자인 박한선 교수(인류학과)가 초청됐다. 박 교수는 11월 16일(목) ‘행위자 기반 모델링을 활용한 인류학 연구 소개’라는 주제 아래, 문화생태학의 복잡다단한 측면을 해석하기 위한 접근법에 대해 설명했다. 문화 현상은 진화의 대원칙을 따르면서도 불안정하고 역동적이며, 이전에 없던 사건이 예측하기 힘든 방식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학문의 특성상 실험연구는 어렵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각각의 행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계산하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다. 박 교수는 개체 이동의 다양성이 얼마나 적합한지 확인하고자 생애사적 모델 알고리즘을 구축·분석했고, 이처럼 새로운 방법론이 “인간성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1차 콜로퀴움 스트리밍 화면(좌), 2차 콜로퀴움 강연 현장(우)
1차 콜로퀴움 스트리밍 화면(좌), 2차 콜로퀴움 강연 현장(우)

11월 30일(목)에는 박종희 교수(정치외교학부)가 ‘빅데이터와 통계모형을 이용한 지표(Index)의 개발’에 대해 발표했다. “신뢰성 있는 지표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국가들의 행동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라는 박 교수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글로벌 지표 연구는 실제적인 의의가 크다. 지표 구축의 본질은 차원 축소라는 설명에 이어, 공급망 지배력 지수, 국가 간 평화 지수, 국가 간 협력 지수의 개발 과정이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강연이 끝난 후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서) 도메인 지식을 적용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박 교수는 “요즘 사회과학에서 블랙박스*식 연구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라며 “여러 방법들을 골고루 사용하고, 최근 나오고 있는 하이브리드식 접근에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라고 답했다.

끊임없이 질문해야 할 윤리와 개념

12월 7일(목)에 열린 세 번째 콜로퀴움에서는 과학철학자인 천현득 교수(과학학과)가 ‘인공지능 윤리의 쟁점들’을 소개했다. 강연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자기환기적 성격’을 지닌다고 일컬어진다. 인간 고유의 지능과 감정, 창의성 등에 대해 성찰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천 교수는 민주주의와 환경의 문제도 함께 언급하며 “새로운 기술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의식하고, 더 바람직한 대안은 없는지 항상 질문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인공지능의 자율성과 상호작용에 관한 논의도 다뤄졌다. 인공지능 챗봇으로 대표되는 언어모형은 행위에 있어 원인이나 의도가 없고, 인간처럼 믿음에 기초한 일관성을 갖지 않는다. 최근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군사용 AI는 기계로서 불법적·비윤리적 수행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한다. 한편 사회적·정서적 의사소통을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은 인간과의 관계가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특성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적절히 대비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화두는 인공지능의 신뢰성이다.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학습 데이터의 편향성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명가능성’(explicability)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천 교수는 “(설명 가능한 AI를 위한) 기술적 노력이 이미 이뤄지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의미의 설명이 어떻게 주어져야 사람들이 만족할지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3차 콜로퀴움 강연(좌), 4차 콜로퀴움에서 질문하는 학생(우)
3차 콜로퀴움 강연(좌), 4차 콜로퀴움에서 질문하는 학생(우)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로는 12월 21일(목) 김용남 교수(교육학과)가 ‘인과추론 이론을 활용한 개념의 명료화’를 주제로 교육 분야의 사례들을 살펴봤다. 정답 변경의 효과, 학업 탄력성의 정의, 검사 문항의 공정성을 중심으로 “관련성(association)과 인과성(causation)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 김 교수는 “개념적 혼란의 문제는 방대한 데이터나 정교한 통계 기법의 발전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데이터는 매우 멍청하다”(Data are profoundly dumb)라는 주디아 펄의 말을 인용했다. AI 시대에도 개념적 정교화에 대한 주목이 요구됨을 배울 수 있는 강연이었다.

지난 하반기 AI연구원 콜로퀴움을 통해 다채로운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인공지능에 대한 견문을 확장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요구되는 본질적인 고민들을 엿볼 수 있었다. 본 콜로퀴움 시리즈는 2024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사회를 맡은 AI연구원 기획부원장 박진호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새 학기에도 훌륭한 강연자를 모시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찾아뵙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자리이니만큼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AI연구원 소개 및 연구·행사 관련 소식은 웹사이트(https://aiis.snu.ac.kr/) 및 유튜브 채널 '서울대학교AI연구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반기 AI 콜로퀴움 시리즈 포스터(좌), 4차 행사 후 참석자 단체사진(우)
하반기 AI 콜로퀴움 시리즈 포스터(좌), 4차 행사 후 참석자 단체사진(우)

*블랙박스(black box): 모델이나 체계의 내부 동작 및 의사 결정 과정을 외부에서 해석하기 어려운 형태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최하영(언어학과)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