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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싸움꾼이 되라, 액션 스쿨

200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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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액션 스쿨

여자라서 혼자 밤길 돌아다니면 안 되고, 혼자 여행가면 안 된다니 정말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이런 편견에 반발하겠지만 실제로 위험한 건 사실이다. 서울대학교 성희롱ㆍ성폭력상담소는 이런 여학생들을 위하여 ‘여성을 위한 액션 스쿨’을 마련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민혜정 활동가는 “‘피해자화’라는 말을 아시나요?”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성폭행을 당한 사람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예를 들어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거나 친구들과 놀거나 하면, 피해자로 인정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사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성폭력의 위험이 있고 이로 인한 공포를 당연시 하는 인식이 사회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모순을 안고 있는 문화적인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연사는 나약한 여성의 몸을 건강한 몸으로 복원하고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시선의 주체가 되라, 자신의 소리를 변화시켜라, 몸을 커보이게 하라, 남성의 각본을 파악하고 파괴하라, 싸워야 한다면 싸워라. 핵심은 네 번째 각본 깨기이다. 가해자의 예상을 무너뜨리는 방법으로 의외로 많은 성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싸움에 대비해서 욕을 연습하라고 권한다. 흔히 쓰는 여성비하적인 욕이 불편하다면 자기만의 욕을 고안해보라는 지적이 인상적이다.

1주일 후 송선영 태권도 사범의 지도로 준비운동, 근력운동, 태권도를 응용한 방어훈련이 진행됐다. 준비운동은 몸의 그릇, 즉 몸이 활동하는 반경을 키우는 작업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구가 직기 때문에 몸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근력운동은 몸에 힘을 부여하는 작업으로 솜방망이에서 탈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점이 바로 호신술을 익히는 것보다 중요한 대목이다.

송선영 사범은 기합 소리도 작고 몸에 기운도 없던 소극적인 참가자들을 서서히 변화시켰다. 매트 위를 달리고 실전에 적용 가능한 동작들을 배우면서 참가자들이 마음을 열고 적극적이 되었고 훈련은 점점 활기를 띠었다. 액션스쿨에서는 여성들만 모여서 훈련함으로써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훈련에 참여한 전미영씨(사회과학계열 07)는 평소 생활하면서 느꼈던 불안했던 마음을 떨치고 싶어서 참여했다면서 “앞으로 기 싸움만큼은 지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기 방어 훈련은 12월 6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반(3시 30분), 저녁반(6시 30분)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2007. 11. 26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