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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토비 교수의 저자직강!

2008.02.13.

옥스토비 교수의 저ㆍ자ㆍ직ㆍ강!

옥스토비 교수“옥스토비? 정말 그 교과서를 쓴 옥스토비 교수가 우리 학교에 와요?”
신입생 환영회 준비를 한다고 며칠 만에 등교한 나는 같이 점심을 먹던 선배가 지나가듯이 한 말에 정신이 번쩍 났다.

서울대에서 화학 교재로 사용하는 [Principles of Modern Chemistry]의 저자, 26세에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바로 그 옥스토비(David Oxtoby) 교수의 특강이 열린다는 것이었다. 화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나 고등학교에서 심화학습 과정을 경험한 고등학생에게 ‘옥스토비’라는 이름은 눈에 너무나 익숙한 글자이다. 1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과학자이자 2003년부터 포머나대학의 총장으로 활동 중인 옥스토비 교수. 그 유명한 옥스토비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다니!

2008년 2월 1일, 나는 두근두근한 가슴을 안고 문화관 중강당에 들어섰다. 서둘러 왔는데도 강연장은 이미 인산인해였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뿐 아니라 중ㆍ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얼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6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중강당이 좌석을 꽉 채우고도 부족해 객석 뒤편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재작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특강 때 못지않게 사람들이 많이 왔다는 선배 얘기에 강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강연은 ‘화학 변화의 방향 - 테크놀로지, 환경, 생명의 진화’라는 제목으로 1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시카고대학 교수 시절에 그의 제자인 화학부 석차옥 교수가 통역을 맡았다. 스승의 강연을 제자가 맡아 통역하는 게 신선하면서도 참 보기 좋았다.

옥스토비 교수는 간단한 자기소개로 말문을 열더니 주기율표를 스크린에 띄워놓고 금속을 하나 골라보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는 특이한 성질을 가진 금속을 설명하면서 왜 금속이 반응하는지를 열역학 제2법칙을 이용해 설명했다. 강의 후반부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과 깁스의 자유 에너지 이론을 이용해 화학 반응이 환경이나 생명의 진화까지도 설명이 가능함을 실험과 여러 사진 자료를 통해 뒷받침해 보였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고등학생이 [Principles of Modern Chemistry]를 공부하는 도중 의문이 생겼다며 유창한 영어로 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주요 질문자 셋 가운데 두 명이 고등학생이었는데, 그들의 훌륭한 영어 실력 뿐 아니라 날카로운 통찰력이 엿보이는 질문에 나와 함께 간 선배들은 적지 않은 자극을 받았다.

나는 책으로만 접했던 저명 학자에게 직접 강의를 들었다는 기쁨과 함께 가지고간 저서에 서명을 받고 기념촬영까지 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다. 머릿속에만 그려온 석학의 학문적인 면모는 물론 인간적인 매력까지 느낄 수 있었던 멋진 기회였다.

2008. 2. 11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