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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건축] 디자이너가 만든 고급 실험실: 건축이 과학을 발견하다

2008.03.25.

디자이너가 만든 고급 실험실 건축이 과학을 발견하다, 존 코엔

폰츠 분자연구 센터실험실 중에서도 특히 대학 캠퍼스에 있는 것들은 형태보다는 기능을 너무 강조해왔기 때문에 오랫동안 가장 평범한 건물의 대명사가 되어 왔다. 하지만 신시내티 대학(University of Cincinnati)의 새로운 4천 6백만 달러짜리 폰츠 분자연구 센터(Vontz Center for Molecular Studies)는 전혀 평범하지 않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갈채를 받은 바 있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이 연구센터는 이 학교의 메디컬 센터 입구에서 정말 춤을 추고 있는 듯 하다. 13,935 제곱미터의 폰츠 센터는 빌딩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조각품처럼 보이면서 게리의 시그너처 스타일이 되었다. 곡선미가 있는 각기 다른 높이의 벽돌 구조물들로 이루어져 있는데다가 비뚤비뚤한 유리창으로 강조되어 있고 또한 이 모두가 놀랄 정도로 하나로 잘 섞여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건축사학자인 제임스 오커맨(James Ackerman)은 “이것은 소크(the Salk) 이후로 건축적으로 가장 성공한 실험실입니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라 졸라의 소크 생물학 연구소(The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의 준말인 “소크(The Salk)”는 거의 35년 동안 건축가와 과학자 세계 모두를 열광시켰다. 그러나 태평양을 굽어보고 있으며 콘크리트와 대리석, 티크(teak)로 만들어진 건축가 루이 칸의 이 걸작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많은 다른 건축가들이 실험실 설계에 뛰어들도록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디자이너 랩(desinger labs)이 갑자기 유행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게리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가 십 여명"이 중에서 몇 명은 게리처럼 건축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츠커 상(Pritzker Prize)을 수상했다"은 대학과 산업, 정부, 자선가들을 위한 실험실을 설계하는 계약을 맺었다. 덜 유명하지만 실험실 건축에 전문성이 있는 회사들도 최근에 과학자들을 위한 놀랄만한 작업장을 설계했다.

과학과 건축의 이런 새로운 결혼에서 결혼을 성사시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돈이다. 대학, 자선가, 정부, 기업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유례없는 속도로 새로운 실험실을 건립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돈을 쓰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출간된『과학의 건축(The Architecture of Science)』의 공동 편집자인 하버드 대학의 피터 갤리슨(Peter Galison) 교수는 여기서 단순한 돈 얘기 이상을 본다. 그는 “최근의 우리 역사를 살펴본다면 실험실은 계속해서 뉴스와 경제를 만들어내는 폭풍의 눈”이라며 “실험실은 건축가들에게 철학적으로도 상징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덧붙여 그는 과학자들 스스로가 생명공학과 전자공학 관련 회사를 창업하고 제약회사와 협력하고 또 공격적으로 자신의 발견을 특허내면서 점점 더 많이 비즈니스 세계와 상호작용함에 따라 환상적인 환경(fancy surrounding)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러나 과학과 건축의 이런 결합은 겉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선다. 지금 쏟아지는 이런 새로운 멋진 실험실들 중 많은 수는 다른 실험실이나 다른 분야에 있는 과학자들이 각자의 사적인 공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서로 상호 소통하는 환경을 창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 하는 점은 실험실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으면서 게리와 같은 건축가들을 도와주는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엔지니어인 새로운 역할에 종종 의존한다.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컨설턴트 건축가들은 어떤 것이 기능적으로 훌륭한 설계이고 어떻게 하면 상호소통과 프라이버시의 적절한 배합을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파트너십은 놀라운 디자인과 혁신적인 연구 환경을 만들어내지만, 건축이 실제로 과학의 질을 향상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그리고 과학의 작업현장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남기고 있는 이런 개성 있는 건축가들은 자신들의 최종적인 고객들이 건물이 가진 효과를 더 많이 인식해주길 원한다. 게리는 “과학자들 대부분은 건축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종종 건축가들이 “단지 기능적인 것을 해결해주고 또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돈을 쓰기를 원한다”고 그는 불평한다. 그에 따르면 그런 “사탕가게 심성”은 “인간은 변화하는 빛과 공간, 그리고 이것을 자신들만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을 무시한다.

과학자들 대부분에게 실험실이 기능하는 방식과 잘 맞지 않는다면 변하는 빛과 공간은 아무런 중요성을 가지지 못한다. 루이 칸은 1960년대의 척박한 시절에 지금의 디자이너 랩의 원형이 되는 두 개의 실험실을 통해서 이것을 깨달았다. 처음은 1962년에 완성된 펜실베니아 대학의 리처즈 메디컬 연구 실험실(Richards Medical Research Laboratories)이다(같은 특집의 홍성욱의 글 참조). 둘째는 1965년에 완성된 소크 실험실인데 이것은 곧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실험실이 되었다. 칸은 가끔씩 요나스 소크(Jonas Salk)가 처음 그에게 말했던 것을 회상한다. 소크는 “나는 피카소를 내 실험실로 초청하고 싶소”라고 말했다. 그래서 칸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피카소도 일하기 편하다고 느낄 그런 실험실을 설계했다. 칸은 또한 과학자들이 일하기 편하다고 느낄 그런 장소를 설계하기 위해 나중에 세계에서 가장 큰 랩 컨설팅 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던 회사를 설립한 얼 월스(Earl Walls)를 데려와서 필요한 조언을(그림 1) 소크 생물학 연구소 구했다.

소크 생물학 연구소소크의 외관은 하나의 아이콘처럼 되었다. 그것의 중심물은 사각형 모양의 트레버틴 대리석으로 된 안뜰인데 이 양 옆에는 우유팩 각도로 돌출된 콘크리트와 티크 재질의 빌딩이 거울 이미지처럼 붙어있다. 안뜰을 가로지르는 수로를 따라 아래로 흐르는 물은 네 개의 폭포로 갈라져서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일몰 때는 호박색과 장밋빛 광선이 대리석과 물, 콘크리트를 감싼다. 칸이 실험실과 사무실을 섞은 것은 그에게 가장 중요했던 두 가지 요소를 돋보이게 한다. 빛과 침묵.
이 연구소의 내부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것 같지만 리처즈 메티컬 실험실과 달리 기능적인 것으로 갈채를 받았다. 월스는 배관, 에어콘, 난방, 환기, 가스 라인, 전기배선 등을 설치하기 위해 실험실 3개 층 위에 2.7미터 높이의 “사이” 공간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것은 실험실 벤치를 재배치하거나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의 세계에서 유연성은 중요하다) 기계 장비를 업데이트하기 쉽게 만들었다.

또한 사이 공간의 트러스 시스템은 아래로는 실험실 천장을 지지하고 위로는 실험실 바닥을 떠받쳤다. 그 결과, 실험실에는 하중을 견디는 어떤 벽도 없으며 연구자들이 마음대로 실험실 공간을 재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서로 다른 연구 책임자들은 바닥을 공유하면서 서로가 섞이는 실험실들을 창조해냈다. 완공 이후에 소크에 있었던 암연구자 월터 에크하르트는 “우리 학생들과 박사후 연구원들은 마구 뒤섞였죠”라고 말한다. “그것은 마치 하나의 실험실 같았어요. 벽과 문으로 실험실이 나눠진 환경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여기서는 한 집에서 이 방 저 방으로 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캘리포니아 에머빌에 있는 카이론사의 새로운 생명과학 센터는 설계 건축가와 랩 컨설턴트 사이의 협력이 나름의 니즈를 가진 기업체 실험실의 모습을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건축가 리고레타(Ricardo Legoretta)의 개성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26,500 제곱미터의 생명과학연구 센터에는 안뜰과 옥상, 발코니, 다양한 종류의 창문 모양, 조각, 분수, 큰 아트리움, 노랑, 자주, 오렌지색의 자유로운 사용 등이 있다. 멕시코산 하얀 마노(瑪瑙)로 만들어진 반투명 돌출 촛대는 복도에 부드러운 빛을 던진다. 특별한 페인트 기술 덕분에 콘크리트 바닥은 잘 닳은 가죽처럼 보인다. 아트리움을 덮고 있는 랜턴 모양의 둥근 지붕의 안쪽으로 작은 빛이 가지런히 들어서 있다. 냉장고는 복도를 막고 있기 보다는 벽 속으로 들어가 있다. 리고레타, 월스 등과 함께 작업했던 카이론사의 공동설립자 윌리엄 러터는<그림 1> 카이론 생명과학센터 내부 카이론 연구자들은 “이 건물에 들어오려고 싸운다”고 말한다.

카이론 생명과학센터 내부그 건물 내부의 설계는 이 회사의 과학자들이 어떻게 상호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카이론사의 철학을 따랐다. 대학의 환경과는 달리, 어떤 사람도 한 실험실에서 군림하지 않는다. 러터는 “그들은 서로 간에 개방적이라서 과학 연구가 진행되는 흐름은 어떤 지역성에도 묶어 둘 수는 없는 것이 됩니다”고 말한다. 자연광을 이용하기 위해 빌딩 외관에 위치한 실험실에는 보통 7미터 길이의 섬 세 개를 공유하는 18명의 연구자가 있다. 러터는 과학자들이 건물의 다른 여러 곳에서 “일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들이 주로 머무는 실험실 벤치가 있어야 한다는 오랜 생각은 케케묵은 것이죠”라고 말한다.

아트리움에 접하면서 늘어선 사무실은 유리문으로 되어 있고 이것은 계산하고 컴퓨터 검색하는 등의 일을 하는 생물학자나 화학자들을 위한 개인 공간이다. 각 사무실은 단지 2.5미터 곱하기 3미터밖에 안 된다. 러터는 “우리는 작은 사물실과 넓은 미팅 룸을 강조했습니다”고 말한다. 마구 섞이는 것을 더 장려하기 위해 몇 개의 “동료들 간의 우애를 위한 방”이 여기저기에 있는데 그 곳에는 리그레타가 디자인한 가구와 최신 저널들, 커피와 복사기가 있다.

러터는 실험실 투어를 자랑스럽게 안내하면서 카이론은 예술을 지원하기 위해 8천7백만달러 (제곱 미터 당 약 3300달러로 폰츠 센터와 거의 같은 비용이다)를 투자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당신은 전체 소득을 감소시키는 이런 자본 비용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이사회 앞에서 설명해야 합니다.” 리터의 말에 따르면 생명과학 센터가 유용한 고용 도구이지만 직원들도 이 속에서 더 오랫동안 있고 싶을 정도로 여기서 일하는 것을 즐긴다. “우리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40시간 보다는 80시간 일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카이론 사에서 북서쪽으로 30마일 떨어진 마틴 카운티의 작은 도시 노바토에는 버크 노화 연구센터(Buck Center for Research in Aging)가 있는데 이것도 개성 있는 건축가와 랩 컨설턴트가 협력해서 설계한 또 하나의 새로운 실험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선단체에서 돈이 들어왔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유명한 건축가 페이(I. M. Pei)와 랩 컨설턴트 케네스 콘버그(Kenneth Kornberg)가 만났다.

버크 센터를 짓기 위한 돈은 마틴 카운티에서 살다가 1975년에 사망한 석유재벌 상속녀메릴 버크가 세운 트러스트에서 나왔다. 이 트러스트의 관리인들은 십 여년 전에 노화연구소를 세울 계획을 발표했다가 노바토 주민과 바깥의 환경 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트러스트는 유명한 건축가가 이런 비판을 잠재워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건축가 페이에게 의존했다.

버크 노화 연구센터페이를 선택한 덕분에 큰 노력 없이도 1995년의 주민투표에서 52%가 반대했던 지역 주민들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결국 이 계획은 계속 진행되었고 이 연구센터는 지난 7월 문을 열었다. 트레버틴 대리석 벽돌로 전부 만들어진 이 버크 센터에서는 워싱턴 국제 미술관 동관과 같은 건물을 통해서 페이를 유명하게 했던 삼각형들과 아트리움이 특징적이다. 사실, 버크 센터는 박물관으로 잘못 알기 십상이다. 심지어 메인 로비의 내부도 박물관 같은 공간인데 실험용 벤치는 보이지 않고 높은 창문이 늘어서 있는 거대한 아트리움이 있다. 내부를 디자인한 콘버그는 “이런 종류의 건축을 보면 정말 즐거워요”라고 말한다. 그는 “놀라울 따름이죠. 단 하나 아쉬운 것은 나는 페이 만큼의 예산으로 실험실을 만들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콘버그가 실험실에서 한 것은 그 나름대로 주목할 만하다. 다른 실험실 건축가와 달리 그는 “과학 속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 아서 콘버그는 노벨상을 수상했고 그의 두 형제는 모두 뛰어난 연구자들이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실험실이 굴러가는지에 대해서 강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내가 본 실험실의 90퍼센트는 당신이 모든 사람의 옆을 지나야 하는 거대한 헛간입니다”라고 콘버그는 말한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면, 매15초마다 다른 사람 옆으로 지나서 걸어가야 합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인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어요....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서로 접촉해야 하지만 실험 벤치에서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버크 센터에서 콘버그는 각각의 벤치는 모두 창문 하나로 쭉 이어져서 마치 한 쪽이 막힌 골목처럼 실험실 벤치를 만들어서 프라이버시를 만들어냈다. 각 벤치의 창문 끝에는 낮은 책상이 있는데 이것이 개인 공간이 된다. “어느 누구도 당신 옆으로 지나가지 않습니다”라고 콘버그는 말한다. “거기에 앉아서 이게 몇 그램이고 저게 몇 밀리리터인지 계산할 때는 당신에게 조용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사소한 디테일은 실험실 공간에서 독특한 특성을 만들어 낸다. 콘버그는 실험실 벤치의 끝을 모두 둥글게 해서 실험실 주위로 카트를 끌고 가기 편하게 했다. 캐비넷 제작자들은 눈에 띄는 아프리카산 무늬목을 사용했다. 실험실 바닥은 전통적인 하얀 색이 아닌 검은 색이다. 콘버그는 “하얀 바닥으로 된 건물에 간다면 당신은 눈이 부신다”고 말한다. “많은 실험실에서는 하루일과가 끝날 때쯤 눈이 아픕니다.” 그리고 많은 벽들은 밝은 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는 “실험실은 매우 어지럽혀지고 지저분해집니다. 만약 당신이 벽을 하얗게 하거나 부드럽게 하면 지저분한 것은 금방 눈에 띄게 되고 결국 당신은 그 장소의 건축에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콘버그는 페이와 일하는 것이 즐거웠지만 그들은 “실험실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페이는 처음에 아트리움 주위로 실험실이 있는 세 개의 삼각형을 설계했다. 콘버는 “나는 실험실에서 나와서 사람들과 마주치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한다. 페이의 “순환”이라는 아이디어는 초기에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환경주의자들의 반대 때문에 몇 번 되풀이한 후에 결국 이 빌딩은 아트리움 대신에 복도로 개방된 실험실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내부 뿐만 아니라 전체 건물을 대부분 설계한 콘버그는 유명한 건축가와 랩 컨설턴트의 협력은 “실험실 건설에서 가장 힘든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신기한 것은 실험실을 건축적 표현으로 생각하는 이 새로운 흐름을 독려하는 많은 과학자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에 오를 때 정말 볼품없는 공간에서 일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록펠러 대학의 총장인 르빈(Arnold Levine)이 리처즈 메디컬 센터를 떠난 뒤에 옮겨간 프린스턴 대학 실험실이 너무 낡고 형편없어서 그의 어머니가 학교로 다시 돌아가서 의학 학위를 받으라고 권유할 정도였다. 카이론사의 러터는 그가 선구적인 클로닝 연구를 수행했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옛날 실험실이 비슷한 식으로 “끔찍하게 설계되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토록 많은 돈을 아름답게 설계된 실험실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일까? 러터는 “동굴인들도 동굴에서 일을 잘했다”고 말한다. “당신은 특별한 공간을 위해 조금도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조금만 지불해도 특별한 보상이 주어질 것입니다.” 르빈은 이런 보상 중 하나가 연구의 질이라고 말한다. 즉,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여전히 건축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좋은 건물에 있으면 더 좋은 과학을 할 수 있다고 확실히 믿습니다.” 게리는 더 많은 과학자들이 비슷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게리는 “만약 과학자들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조금만 더 많은 에너지를, 조금만 더 많은 돈 (이건 그렇게 많지 않은데)을 투자한다면, 그들이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건축과 창의성: 아름다움은 중요한가?

지난 가을에 신시내티 대학에서 열린 과학과 건축에 대한 심포지엄에서 패널로 나온 유명인사들은 다음과 같은 궁극적인 질문을 붙잡고 씨름했다. 즉, 실험실 건축은 과학자의 창의성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 질문에 짧게 대답한다면 그것은 누구에게 묻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텔레비전 토크쇼 진행자 찰리 로즈가 사회를 본 이 토론에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 랩 컨설턴트 얼 월스, 건축사가 제임스 오커맨, 노벨상 수상자 폴 버그와 페리드 무라드가 참석했다. 여기서 어느 누구도 나쁜 공간을 지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MBT 아키텍처라는 회사와 함께 스탠포드 대학의 베크먼 분자 유전의학 연구 센터의 설계에 관여한 바 있는 버그는 과학자들은 종종 나쁜 연구 환경을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은 당신이 창조적이기 위해서는 가혹하고 힘든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인생의 모든 안락한 것들과 단절한 채 다락방에서 작업하는 예술가의 이미지와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은 많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끈질기게 남아있는 생각이었습니다.” 버그는 훌륭한 환경이 연구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그것을 방해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버그는 “즐거운 환경이나 쾌적한 분위기에서 있을 때 자신의 지적 능력이 감퇴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휴스턴에 있는 텍사스 의대에서 산화질소에 관한 선구적인 연구를 했던 무라드는 그의 연구 현장의 건축과 그의 창조성을 연결 짓는 것에 대해 많은 점에서 유보적인 입장이다. 무라드는 그의 가장 영감어린 과학적 생각들 중 몇몇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런 장소에서 떠올랐다고 말한다. 무라드는 “솔직히 나는 어디에서 정보를 모아서 비교하고 조사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엘리베이터나 복도에서 또는 어떤 국제회의 등등에서 누군가와 부딪혔을 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통찰은 종종 그들이 일에서 벗어나 있을 때 떠오른다. “며칠이나 몇 주가 지난 후에... 내 정신이 또렷한 채로 차 밑에 있거나 아니면 나무를 파내고 있거나 아니면 차고에서 판자를 두드려서 만들고 있을 바로 그런 때입니다.”

실험실을 설계하는 것이 직업인 월스는 쾌적한 작업 환경이 창조성을 증진시키는지에 대해 그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다. 그는 “그것은 너무 개인적인 것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확신이 제게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게리는 그렇게 애매하지 않다. “불을 계속 꺼놓으면 마우스가 작아지듯이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말한다. 물론 그는 자신이 설계한 신시내티대학의 새로운 폰츠 센터가 거기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는 “연구자들은 조명을 끌 수도 있고 좀 수고스러운 것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면 머리 위에 천을 뒤집어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풍요로움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태양이 아트리움에 어떻게 내려앉는지 또 태양이 아트리움의 곡선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도 알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들은 특정한 낮 시간에는 벽돌이 핑크색으로 밝아지기 때문에 벽돌 색이 왜 그렇게 선택되었는지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분명하고 흥미로운 것입니다. 그들은 이런 곡선으로 된 벽이 커다랗고 반듯한 벽돌 벽 보다는 사람들이 기대고 있기에 더 좋다는 것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건물은 스스로 펼쳐지면서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람들을 더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폰츠 센터의 건립을 주관했던 신시내티 대학의 학장 도널드 해리슨은 왜 건축이 과학자들에게 중요한지에 대해 다른 이유를 들었다. 그는 신시내티가 서부 해안의 기후도 없고 동부 대도시처럼 지식인 집단도 없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는 폰츠 센터가 여기 중서부로 과학자들을 유혹하는데 기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만약 폰츠센터가 창의성이나 생산성을 조금이라도 진작시킨다면 건물 자체의 설계 보다는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과학자들이 그 속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글은 2000년 1월에 사이언스 지에 실린 Jon Cohen의 기사를 발췌 번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