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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은 없어도 축제는 있다?

2008.10.09.

애인은 없어도 축제는 있다? 가을 축제, ‘엄마, 서울대 가면 애인 생긴다며…’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 방면의 벽에 낙서가 하나 있다. “서울대 축제에 없는 세 가지: 센스, 재미, 감동”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이번 가을 축제는 구경도 못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고등학교 시절 꿈꾸던 조인성 같은 애인 대신 박경림 닮은 친구들만 많지만, 그래도 축제는 즐길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심전심의 센스 우리 친구할까요?
축제 첫날과 둘째 날 저녁의 총장 잔디,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삼삼오오 남녀 학생들의 공통점은 오직 두 가지! 하나는 서울대에 가면 애인이 생긴다는 엄마의 말에 속았다는 점, 다른 하나는 애인이 없음을 시인하고 ‘우리 친구할까요?’라는 자리에 나올 만큼 용감하다는 점이다. 예상 인원 50여 명보다 다소 적은 40여 명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학생들은 간단한 레크리에이션과 다양한 게임을 통해 서로를 탐색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이 자리를 기획한 축하사 측은 “새로운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데 주려했다”면서 제목이 다소 상업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서울대인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기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부근에서 열린 ‘커플 솔로 사진 공모전’ 역시 찬바람이 옆구리를 뚫고 가슴까지 스며드는 이들의 동병상련의 공간이 되었다.

골라 보고, 먹으며 즐기는 재미
축제총장 잔디에서 한 걸음 벗어나면 축제를 위한 종합선물세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신나는 음악소리를 따라가 문화관 앞에서 멈추면 ‘피에스타’의 라틴댄스와 ‘바운스 팩토리’의 힙합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폐막제에서 이루어지던 공연을 보다 많은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기게 하기 위한 변화였다. 한편 아직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이 생생한 이들은 ‘가을 운동회’에 모여 바늘에 실 꿰기, 고리 던지기 등에 몰입, 어린 시절로의 회춘(?)을 시도했다. 축제의 단골 행사인 ‘세계음식축제’에도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가, 서투른 솜씨지만 자국의 맛과 멋을 서울대생들에게 뽐냈다. 언어교육원 한국어 프로그램을 수학 중인 말라크(카자흐스탄) 씨는 “평소에 하지 않던 요리를 하느라 힘들었다”면서도 한국 학생들이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어주어서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작지만 여운이 있는 감동 축제
언제나 축제의 밤을 밝히던 ‘봉천 나이트’는 ‘Club 사파리’로 재개장했고, 폐막제는 윤하, 브로콜리 너마저와 학내 밴드들이 30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했다. ‘Club 사파리’의 경우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360 사운드’가 DJ로 참여, 쌀쌀한 가을밤을 녹였고 가요계의 혜성 윤하는 관객의 앙코르 요청에 매번 화답, 스타보다는 또래 친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대형 블록버스터보다는 아기자기한 드라마를 본 느낌”이라는 방수희씨(사회복지학과)는 졸업 후에도 가을바람에 실려 오던 ‘텔레파시’ 리듬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담이 없어 누구나 어울릴 수 있었던 2008년 가을 축제는 8일 저녁 사흘간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2008. 10. 9
서울대학교 홍보부
에디터 김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