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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연구성과

의과대학 묵인희 교수 연구팀

뇌 내 갑상선 호르몬 결핍,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현상 가속화

2024.03.19.

뇌 내 갑상선 호르몬 결핍,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현상 가속화 의과대학 묵인희 교수팀

-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알츠하이머병의 병리를 악화시키는 기전을 규명하여 국제저명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지 게재 -

[연구필요성]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 사례의 최대 80%를 차지한다.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인지 저하 증상과 상당한 유사함을 보인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갑상선 호르몬 불균형이 많이 보고되었지만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명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단계에 뇌 내의 활성형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나타나며 특히, 갑상선 호르몬 결핍은 뇌를 청소하는 뇌 속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면역기능을 저해하여 알츠하이머병 특징인 베타아밀로이드 축적과 인산화된 타우의 축적을 악화시켰다. 알츠하이머병의 뇌에서 변화된 갑상선 호르몬 대사를 이해하고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은 미세아교세포의 면역기능을 보존하는 방법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본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묵인희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병리와 갑상선 기능 저하증, 특히 뇌 내 갑상선 호르몬 결핍 간의 상호 관계를 최초로 규명하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Korea Dementia Research Center, KDRC)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저명학술지인「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다(2024년 3월 16일).

알츠하이머병은 인지장애와 기억손상을 나타내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과도한 축적으로 인하여 신경세포의 손상과 지속적인 신경염증성 반응이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뇌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호르몬이고 갑상선 호르몬 수치의 불균형은 뇌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고 인지장애를 나타내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진행에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인지적 기억 능력 저하 및 뇌 안개와 같은 알츠하이머병의 증상과 상당한 유사함을 보인다. 여러 역학 연구 결과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 뇌척수액, 사후 뇌 조직에서 갑상선 호르몬 수치의 변화가 보고되었지만, 뇌 속 갑상선 호르몬 대사 과정의 변화와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병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명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뇌 속 갑상선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해마 영역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가 질병 초기 단계부터 감소하였고, 이는 혈중 갑상선 호르몬 수치 감소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는 것을 규명하였다.

치매 쥐의 해마 영역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 감소는 뇌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대사와 항상성 유지 관여하는 제2형 탈 요오드 효소 (Type 2 deiodinases, DIO2)의 감소에서 기인하였다.

치매 쥐의 뇌 병변에 의한 DIO2 발현 감소는 비활성형의 전구 호르몬인 T4에서 활성형 호르몬인 T3로의 전환이 감소되어 결국 뇌세포의 갑상선 호르몬 이용을 저하시켰다.

연구팀은 뇌 조직을 이용한 단일 세포 분석을 통해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뇌에 거주하는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요오드 결핍 사료를 먹여 갑상선 호르몬이 완전히 고갈된 치매 쥐의 미세아교세포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지 못하여 인지적 행동 장애가 더욱 악화되었다.

갑상선 호르몬은 면역 관문 단백질인 CD73*의 발현을 높여 미세아교세포가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식세포 작용을 위한 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뇌 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를 치료하기 위해서 활성형의 갑상선 호르몬인 T3를 투여하였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기억 및 인지기능 장애가 회복되었고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과도한 축적이 감소하였다.

묵인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갑상선 호르몬이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미세아교세포의 면역 반응을 형성하는 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며, “갑상선 호르몬 보충을 통한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갑상선 호르몬의 불균형과 알츠하이머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갑상선 호르몬의 감소를 뇌에서 확인하고, 갑상선 호르몬의 대사 장애 및 미세아교세포에서의 역할을 명확히 하여 효과적인 갑상선 호르몬 치료 요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 연구에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연구결과]

Brain hypothyroidism silences the immune response of microglia in Alzheimer’s disease animal model

Dong Kyu Kim, Hyunjung Choi, Woochan Lee, Hayoung Choi, Seok Beom Hong, June-Hyun Jeong, Jihui Han, Jong Won Han, Hoon Ryu, Jong-Il Kim, Inhee Mook-Jung
(Science Advances, https://www.science.org/journal/sciadv)

광범위한 Aβ와 Tau 병리가 발생하기 전 초기(4개월령) 치매 쥐의 혈액과 뇌 조직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혈액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정상 쥐와 치매 쥐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뇌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비교하였을 때 해마 영역에서 특이적으로 정상 쥐보다 치매 쥐에서 활성형 갑상선 호르몬, 트리요오드타이로닌(Triiodothyronine, T3)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정상 쥐와 비교하여, 치매 쥐의 해마 영역에서 비활성형의 전구 호르몬, 티록신(Thyroxine, T4)을 활성형의 호르몬, T3로 전환해주는 제2형 탈 요오드 효소 (Type 2 deiodinases, DIO2)가 감소된 것을 확인하였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사후 뇌 조직에서도 병변의 정도에 따라 DIO2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10주 동안 요오드 결핍 사료를 먹여 갑상선 호르몬이 완전히 고갈된 쥐의 해마에서 단일 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을 수행하여 뇌세포 유형 중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만이 요오드 결핍 사료에 의해 상당한 변화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이 결핍된 쥐의 미세아교세포는 자발적인 염증 반응 활성화로 인하여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식세포 작용이 매우 감소하였다. 그 결과, 갑상선 호르몬 결핍 치매 쥐의 해마에서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증가와 함께 인지 저하가 가속화되었다.

1차 미세아교세포를 T3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은 환경에서 배양하여 확인한 결과 T3 결핍에 의해 발현이 가장 크게 감소한 단백질은 ecto-5’-nucleotidase (CD73)이었으며, 미세아교세포의 정상적인 면역기능 조절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분자적 매개자인 것을 확인하였다.

CD73은 아데노신(adenosine) 대사를 통해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부터 면역억제를 유도하여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면역 관문 단백질로 잘 알려졌다. 미세아교세포는 T3에 의한 CD73의 발현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병변을 포함한 지속적인 염증성 자극에 대한 적절한 면역 반응과 정상적인 식세포 작용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해마 내 갑상선 호르몬 저하를 보이는 치매 쥐에 활성형의 T3를 다시 보충할 경우, 미세아교세포의 면역 반응을 회복시킴으로써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감소와 함께 인지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용어설명]

1.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반(Aβ plaque)과 신경섬유 매듭(neurofibrillary tangle)이 환자의 뇌 조직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되며 뇌 손상으로 의한 기억 및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
2. 베타 아밀로이드(beta amyloid)
  •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실질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신경반(neuritic plaque)을 형성하고 주변 세포에 독성을 나타내는 단백질
3. 타우(Tau)
  • 신경세포의 기능과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단백질이나, 알츠하이머병에서 비정상적으로 과인산화되면 신경세포 안에서 서로 엉켜 신경섬유 매듭을 형성하고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
4. 해마(Hippocampus)
  • 학습 및 기억, 감정 조절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뇌 영역
  • 알츠하이머병에서 질병 초기에서부터 신경반과 신경섬유 매듭 축적으로 인해 위축과 손상이 일어나는 기억 중추
5. 미세아교세포(Microglia)
  • 뇌에 거주하는 선천 면역세포로서 평상시에는 뇌 속 주변 환경을 탐지하고 손상된 신경세포나 이물질, 감염원으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신경교세포
  •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인 Aβ 단백질을 감지하면 활성화되어 포식·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나, 지속적인 Aβ 자극으로 면역기능을 상실한 경우 병의 진행을 악화시키는 세포
6. 면역 관문 (Immune checkpoint)
  • 과도한 면역 반응을 저해하여 숙주를 보호하고 면역 체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단백질
7. Ecto-5'-nucleotidase (CD73)
  • 면역세포에 발현하여 아데노신(adenosine) 대사를 통해 역할을 하는 면역 관문 단백질
  • 면역세포의 활성에 의해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이 세포 밖으로 방출되는데 세포막 표면의 CD39에 의해 가수분해된 아데노신 일인산(adenosine monophosphate)을 CD73이 아데노신로 분해하여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

[그림설명]

그림.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뇌에서 병변에 의한 갑상선 호르몬 대사 장애로 인하여 갑상선 호르몬 저하가 일어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에서 갑상선 호르몬 결핍은 미세아교세포의 식세포 작용을 감소시켜 베타아밀로이드와 인산화된 타우의 축적과 인지적 행동 장애를 악화시킨다.
그림.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뇌에서 병변에 의한 갑상선 호르몬 대사 장애로 인하여 갑상선 호르몬 저하가 일어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에서 갑상선 호르몬 결핍은 미세아교세포의 식세포 작용을 감소시켜 베타아밀로이드와 인산화된 타우의 축적과 인지적 행동 장애를 악화시킨다.

□ 연구를 시작한 계기
  • 갑상선에서 생성된 비활성 형태의 갑상선 호르몬은 혈액을 통해 각 조직으로 운반된 뒤, 조직에서 발현된 갑상선 호르몬 전환 단백질에 의해 활성 형태로 바뀌어 사용된다. 그렇다면 혈액의 갑상선 호르몬의 양과는 별개로, 뇌 조직 수준에서, 알츠하이머병 뇌에서는 올바르게 갑상선 호르몬이 활성화되며 하위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점을 가진 것이 본 연구의 첫 시작이었다.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과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사용하여 뇌 속 갑상선 호르몬 관련 대사과정 및 하위 신호전달 반응을 살펴보았을 때, 질병의 초기 단계부터 갑상선 호르몬 관련 대사 및 반응이 감소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뇌 속 갑상선 호르몬 부족이 알츠하이머병 병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추가적인 연구를 이어가게 되었다.
□ 연구과정 중 어려웠던 점
  • 혈액이 아닌, 뇌 조직에서 갑상선 호르몬 결핍 및 기능 저하증을 연구한 기존의 연구들이 드물어 실험적인 검증을 위해 여러 가지 조건과 결과들을 확인하는 일들이 필요하였다. 갑상선 호르몬 결핍과 과잉이 유도된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 및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입증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 농도 측정 및 하위 신호전달 반응을 검증하며 연구를 수행하였다.
□ 이전 연구와 차별화 포인트
  • 기존의 많은 연구에서는 혈중 갑상선 호르몬 변화와 임상학적 치매 증상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왔다. 본 연구에서는 혈중 갑상선 호르몬과는 별개로,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 뇌와 알츠하이머병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에서 갑상선 호르몬 대사과정 및 하위 신호전달 반응이 감소되어져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는, 혈중 갑상선 호르몬은 정상 범위일 수 있으나, 뇌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갑상선 호르몬 결핍과 기능 저하증이 유발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갑상선 호르몬과 임상학적 치매 증상 간의 상호관계를 연구함에 있어서 뇌 속 갑상선 호르몬 대사과정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뇌에서 선천적 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였다. 흥미롭게도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조건의 미세아교세포는 오히려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더 많이 분비하였으며,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낮은 반응성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부터 감소된 갑상선 호르몬 대사과정이 미세아교세포의 선천적 면역 반응을 억제하여 알츠하이머병 병변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연구 결과를 통해 검증하였다.